“후.. 한숨 잤으니 술 깼나?” 음주운전 안 걸리는 방법

 

ⓒ 국립민속박물관

명절이면 대부분 가정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는 식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다 보니 기쁜 마음에 한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세잔 되는 마법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술상이 펼쳐진 지 2~3시간이 지날 때쯤이면 다들 벌게진 얼굴로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자~!”라며 형제들을 붙잡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문제는 다음날이다. 4~5시간을 자고 일어나 다시 귀경길에 올라야 하지만, 아직은 취기가 남아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좀 잤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만에 콩떡 천만의 말씀이다.

오늘은 대체 어떤 이야기가 맞는지 헷갈리는 음주 후 숙취운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다. 또한, 대략적으로나마 자신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추산할 수 있는 공식도 함께 소개한다.

웬만한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표현 ‘숙취운전’ 하지만, 아직 숙취운전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도 적지 않다. ‘숙취’는 사전적 정의로 [술에 몹시 취한 뒤의 수면에서 깬 후 특이한 불쾌감을 겪는 것] 혹은 [이튿날까지 깨지 아니하는 취기]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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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혹은 지인들과의 술자리를 가진 후 다음 날 겪는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이나 구토, 식욕부진 등이 대표적인 숙취 현상이다. 오늘 다룰 주제인 숙취운전의 경우 전자보다는 후자의 사전적 정의를 따른다. 즉, 아직 취기가 남은 상태로 운전한다는 뜻이다.

대게 운전자들의 경우 음주운전의 경우, 본인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법적인 제재)을 염려해 꺼리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요즘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모습은 보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술을 먹은 다음날 운전대를 잡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풍경은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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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상태에서는 아직 완벽히 술에서 깬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수면으로 인해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다고 해도 완벽한 각성상태라 보기 어렵다. 또한, 맨 정신처럼 보이는 사람이더라도 체내에 남아있는 알코올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은 경우에는 음주단속 등에 걸릴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에는 프로야구 선수였던 박한이 씨가 이 숙취운전으로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27일 자녀의 등교를 도와주는 길에 접촉사고가 났는데 이때 당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 측정을 했고, 혈중 알코올 농도 0.065%로 면허 정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루 전인 5월 26일 자녀의 아이스 하기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함께 한 술이 문제였다. 박한이 선수는 무려 19년이라는 긴 시간 삼성 라이온즈 구단에서만 뛴 원-클럽 맨으로 유명했던 만큼, 그 충격이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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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우리가 쉽게 무시하곤 했던 숙취 상태에서의 운전은 사실상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진배없는 행동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연구사례도 있다. 영국 손해보험회사인 RSA와 영국 브루넬 대학교 연구진이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숙취 상태의 운전자들은 정상적인 운전자와 비교해 약 16Km/h 더 빠르게 달리고 차선 이탈은 4배, 신호 위반은 2배 더 높았다고 한다.

완벽한 음주상태보다 그 위험이 적을 수는 있다 해도 연구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숙취운전도 결국 타인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단지 몸으로 느끼는 취기와 혈중 알코올 농도는 엄연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주변에 친구 혹은 회사 동료 사이에는 술 없이 못 사는 애주가들이 꼭 한 명씩 있기 마련이다. 이런 애주가들에게 주량은 곧 본인의 자부심과 같다. “소주 3~4병도 못 마시면 사회생활 어떻게 하냐?”처럼 본인만의 가치관을 제시하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다.

“맥주는 배만 부르고 안 취해”, “점심 반주는 사우나 한번 다녀오면 다 깨~”와 같은 허세는 거의 게임 속 패시브 스킬과 같은 단골 멘트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이야기는 사실일까? 아주 간단하게 현재 나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통해 확인해보자.

ⓒ 부산지방경찰청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위드마크 공식’이다. 이는, 스웨덴 생리학자인 위드마크가 만든 공식으로 1930년대에 만들어진 측정법이다. 운전자가 주취 사고 당시 마신 술의 종류, 운전자의 체중, 성별 등의 자료를 토대로 운전 당시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추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위드마크 공식을 골자로 만든 수정된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하는 데 이는, 알코올이 체내에 100% 흡수되지 못한다는 가정하에 체내 흡수율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방식이다.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때는 음주 종료 시점, 30분에서 90분 사이 음주 상승기 시점을 고려하여 계산한다.
※ 음주 상승기 시점이란? 보통 우리가 음주를 하고 나면 그 즉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최대치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을 두고 점점 농도가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통상 음주 후 30분~90분 사이로 개인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는 편이다.

 [위드마크 공식 – 국내 적용 공식]
혈중 알코올 농도 최고치(%) = {A * 0.7} / (B * C * 10)
A – 운전자가 섭취한 알코올의 양 : 음주량(ml) * 술의 농도(%) * 0.7894(알코올의 비중)
 
B – 사람의 체중
 
C – 성별에 따른 계수(남자 0.86, 여자 0.64)
 음주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 최고 혈중 알코올 농도 – (경과시간 * 0.015%)

 시간당 알코올 감소량은 체질에 따라 0.008~0.03%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0.015%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렇게 공식을 알아봤으니 예시를 들어 대략적인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해보도록 하자. 먼저, 한국인의 술 ‘소주’를 공식에 대입해 성인 남성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알아보자. 음주의 양이나 수면 시간 등은 통상적 범위에서 추산해 보았다.

 Q1. 체중 70kg의 남성이 15도의 소주 2병(720ml)을 전날 저녁 23:30까지 마시고 6시간 30분이 경과한 이튿날 오전 6시에 운전대를 잡았다. 이때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음주 상승기 90분 반영]

 (720ml * 0.15 * 0.7894 * 0.7) / 70 * 0.86 * 10 = 0.099 %
 0.099% – (5 * 0.015)% = 0.024%

1번 문제의 결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24%로 정말 아슬아슬하게 음주 단속의 시작점인 0.03% 미만의 수치가 나왔다. 단, 이는 보통 수준의 해독력을 지녔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앞서 위드마크 공식을 적은 부분에 이탤릭채로 표기한 부분을 읽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경과시간으로 5시간을 대입한 부분은 음주 종료시간인 23:30에서 음주 상승기인 90분을 더한 후 실제 경과시간을 표시한 것이다.

만약, 현재 운전자가 알코올 해독 능력이 시간당 0.015%가 아니라 0.01%만 됐더라도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49%로 올라 즉시 면허정지 수준에 해당한다. 만약, 본인이 남들과 비교해 술에 빨리 취하고 숙취 증상도 심한 체질이라면 음주 후 다음날 운전대를 잡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일 수 있다.

한 문제로는 아쉬울 수 있으니 하나만 더 예시를 들어본다. 대신 이번 문제는 앞선 상황과는 달리 조금은 극단적인 예시가 될 수 있다. 주종은 우리가 쉽게 무시하는 맥주다.

Q2. 체중 50kg의 여성이 7도의 맥주(1,500ml)를 당일 새벽 02:00까지 마시고 집으로 귀가 후 3시간이 경과한 새벽 5시에 운전대를 잡았다. 이때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음주 상승기 90분 반영]

 (1500 * 0.07 * 0.7894 * 0.7) / 50 * 0.64 * 10 = 0.181%
 0.181% – (1.5 * 0.015)% = 0.158%

2번 문제의 결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58%로 음주 단속에 임했다면 그 즉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수치다. 알코올 분해력을 최고치로 잡아 시간당 0.03%씩 분해한다고 가정하더라도 0.136%로 앞서 결과와 비교해 농도는 조금 줄었으나, 면허 취소 처분을 받는 것은 매한가지다.

물론, 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결괏값은 정확한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음주 측정기로 측정을 해야 하지만, 높은 수준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올 가능성이 더욱 크다.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는다. / ⓒ madartzgraphics – pixabay.com – CC0

 

결과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는 만큼, 음주 후 다음날이라 하더라도 운전대를 잡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행동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공식을 소개해도 일일이 계산을 하는 운전자는 드물 것이다. 다키 포스트가 일상에서 이뤄지는 평범한 상황을 예로 들어 계산해 본 결과를 알려주도록 하겠다.
 *15도 소주 2병, 휴식시간 6시간, 알코올 시간당 0.015% 해독 기준

[남성]
60kg : 0.048% 면허정지
70kg : 0.031% 면허정지
80kg : 0.019% PASS

[여성]
40kg : 0.165% 면허취소
50kg : 0.118% 면허취소
60kg : 0.087% 면허취소

다키 포스트가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 운전자는 가급적 이번 설 명절 바쁜 와중에 지나친 음주 후 운전대를 잡았다가는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남성 운전자도 안심해선 안된다. 지난해 6월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의해 음주운전 적발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옳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분명 모든 이가 납득할만한 표현이다. 다만, 우리가 그동안 관대하게 여겨왔던 숙취운전도 분명 만취상태에서의 운전만큼, 위험하다는 사실은 또 다른 경각심을 불러올 것이다.

명절이나 돼야 간혹 만날 수 있는 가족들이 정말 반갑고 행복하겠지만, 다음날 이른 시간 귀경길에 오를 예정이라면 술잔을 내려놓도록 하자. ‘나는 술 1병 먹고 불어도 단속 안 걸렸는데?’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텐데 글쎄, 과연 이번에도 그럴까? 에디터는 결코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우리는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세월의 역풍을 맞고 있다.(어째, 점점 빨리 늙는 것 같다…) 괜한 술부심에 애꿎은 일을 만들기보다는 나와 나의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적당히 먹고 충분히 쉬자. 명절에 꼭 술을 먹어야만 기분이 나는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