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왜?” 트레일블레이저 VS 싼타페 사람들이 굳이 비교하는 이유는?

쉐보레에서 새롭게 선보인 소형 SUV 트레일 블레이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매체는 물론 누리꾼들 사이에서 “드디어 쉐보레가 정신을 차렸다”, “가격이 마음에 든다”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반대로 지나친 가격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소비자가 어떤 구성을 택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트레일 블레이저 풀옵션 모델의 가격은 무려 3,320만원이다. 한 누리꾼은 “저 돈이면 싼타페도 살 수 있다”라고 한다.
 
투싼 혹은 스포티지도 아니고 중형 베스트셀러인 싼타페를 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굉장히 구미가 당길만하다. 트레일 블레이저 살 돈으로 싼타페를 구매하는 마법! 지금부터 시작한다.

이번 콘텐츠의 주인공인 두 차량의 가격을 살펴보면 의외의 결과에 깜짝 놀라게 된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최상위 트림은 RS 등급으로 초기 차량가 2,620만원이다. 여기에 선택사양 6가지를 추가한 가격은 3,320만원이다.
 
비교 대상으로 지목된 싼타페는 가장 저렴한 2.0 가솔린 모델을 선택했고, 트림은 중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다. 차급 차이가 있는 만큼, 중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만 택하더라도 꽤 많은 편의사양을 누릴 수 있는 점은 싼타페의 큰 장점이다.

초기 차량가 3,010만원으로 트레일 블레이저보다 거의 400만원이 비싸다. 반면, 선택사양 금액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트레일 블레이저와 마찬가지로 6가지 선택사양을 추가했지만, 추가 금액은 615만원으로 85만원 저렴하다.

ⓒ Chevrolet

결과적으로 두 차량의 최종 실구매가 차이는 305만원이다. 3천만원 대의 가격인 것을 고려하면 10%에 가까운 차이를 보여 꽤 큰 차이인 듯 보인다. 다만,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300만원 정도를 투자해 싼타페를 구매할 수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싼타페를 고를 가능성이 크다.
 
다른 요소는 제쳐두고 가격만 놓고 본다면, 트레일 블레이저 풀옵션과 싼타페 중간 트림을 충분히 비교할만한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코나가 등장하는 시점부터 제기됐던 문제지만, 이제 소형 SUV도 트림 선택 후 일부 선택 사양을 조금 추가하다 보면 어느새 2천만원 중반대는 금방이다. 셀토스의 경우 최상위 트림을 출고하는 소비자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소형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기 힘들다.

두 차량의 제원을 살펴보자. 사실 이런 비교를 하는 것부터 ‘어불성설’이다. 싼타페는 한국 시장을 기준으로 트레일 블레이저가 위치한 소형 SUV보다 두 체급 높다. 이들 사이에 준중형 SUV인 투싼과 스포티지가 있기 때문이다.
 
차급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비교를 해본다. 싼타페는 중형 SUV인 만큼, 넉넉한 크기로 트레일 블레이저를 압도한다. 전장에서 345mm, 전폭 80mm, 전고 45mm, 휠베이스 125mm가 길어 탑승객의 거주 공간은 물론 트렁크 공간까지 넉넉하다.

굳이 표기하지는 않았으나, 트렁크 용량은 트레일 블레이저가 460리터, 싼타페가 585L로 큰 차이를 보인다. 공차중량은 트레일 블레이저가 크기가 작은 만큼, 약 300kg에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다음은 파워트레인이다. 싼타페는 2.0 터보 가솔린 엔진을 채택해 넉넉한 출력과 토크를 보여준다. 트레일 블레이저도 엔진 배기량을 고려했을 때 훌륭한 스펙이지만, 싼타페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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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량은 최고출력 79마력, 최대토크 11.9kgf.m의 차이가 벌어진다. 다만, 변속기의 경우 트레일 블레이저가 9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싼타페보다 우위를 점한다. 구동 방식은 전륜 전용 모드를 채택할 수 있는 트레일 블레이저가 승기를 잡았다.
 
반면, 연비는 트레일 블레이저가 앞선다. 배기량도 적고 차체 크기도 작은 만큼 효율이 좋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9단 미션도 큰 몫을 차지한다. 비슷한 가격이지만 크기부터 성능까지 전체적으로 싼타페가 우위에 있다.

마지막은 세부 옵션을 비교해볼 차례다. 차급이 높다고는 하지만, 싼타페도 풀옵션 차량이 아닌 이상 모든 편의사양을 넉넉히 갖추기는 어렵다. 얼마나 차이를 보일지 함께 확인해보자.
 
파워트레인 부분은 이미 제원 비교에서 다뤘지만, 일부 사양에서 차이가 있어 다시 한번 다루게 됐다. 주인공은 ‘ISG 시스템’과 ‘Z-링크 리어 서스펜션’이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효율을 중시한 만큼 ISG 시스템을 장착해 연비를 높인다. 반면, 싼타페는 디젤 엔진을 고르지 않는 이상 ISG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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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링크 리어 서스펜션은 사실 트레일 블레이저의 큰 약점이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현대기아차의 경쟁 소형 SUV에 있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없다. 토션빔 구조의 리어 서스펜션을 갖춘 것은 깐깐한 한국 소비자에겐 탐탁지 않은 점이다.
 
단,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채택한 방법이 ‘Z-링크’다. 토션빔 서스펜션에 Z자 형태로 만들어진 구조물을 덧대는 방식으로 서스펜션의 상하 움직임은 방해하지 않고, 좌우로 비틀리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이다.

하지만, 토션빔에 뭘 더하고 뺀다 해도 구조적 한계점이 명확하다. 골프를 예로 들며 “잘 만든 토션빔이 어쭙잖은 멀티링크보다 좋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구조적으로 멀티링크가 뛰어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싼타페는 기본 구조부터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갖췄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뛰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어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사양 중 하나인 첨단 안전 부분을 살펴보자. 싼타페는 대부분의 첨단 안전 사양이 보조 기능이기 때문에 경고에 머물러 있는 트레일 블레이저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ADAS 전용 맵을 활용한 HDA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고속도로에서 더욱 정확한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2열 탑승객의 안전을 위한 ‘안전 하차 보조’ 시스템과 ‘후석 승객 알림’까지 갖춰 한결 낫다.

실내 사양을 확인해 보면, 앞서 첨단 사양이나 파워트레인과 달리 차이가 크지 않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큰 장점은 천연가죽을 사용한 시트라는 점과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싼타페는 2열에 제공되는 ‘슬라이딩 & 리클라이닝’ 시트를 빼면 더 좋다고 할만한 사양은 없다.
 
마지막 부분인 편의사양을 살펴보면 트레일 블레이저의 ‘스몰-럭셔리’ 감성이 돋보인다. 원터치 파워 윈도를 장착해 동승석과 2열 모두 운전석에 편하게 창문을 내릴 수 있다. 대신, 창문을 올릴 때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점은 아쉽다.
 
레인 센서의 부재는 싼타페의 아쉬운 부분이다. 한 단계 위인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레인 센서가 포함되어 있으나, 중형 SUV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본 트림부터 제공해주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 Chevro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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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트레일 블레이저가 앞선다. 소형이지만, 여러 고급 사양을 알차게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싼타페는 언급한 두 가지 사양을 갖추기 위해 상위 트림에 옵션을 추가해야만 한다.
 
인포테인먼트 부분에서는 무선 카플레이가 승패를 갈랐다. 무선 카플레이는 BMW와 미니 같은 일부 브랜드에만 제공되는 기능이다. 선을 꼽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지만, 차에 타고 내릴 때마다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이 무선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서 별도의 동글을 구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싼타페와 트레일 블레이저의 비교는 사실상 전혀 다른 차급을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다만, 엇비슷한 돈을 지불한다면 더욱 크고 넉넉한 싼타페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에디터는 개인적으로 트레일 블레이저가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췄고 300만원 정도 저렴하긴 하지만, 싼타페가 더욱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작지만 알찬 트레일 블레이저와 편의사양을 조금 포기해야 하는 싼타페 중 여러분이라면 어떤 차량을 선택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