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비아 삼국지, E클래스-5시리즈-A6. “나라면 이 차 산다”

아우디의 중형 세단 A6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어보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격언처럼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플랫폼까지 바꾼 A6다. 오랜 공백기가 있었지만,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 A6는 기존 프리미엄 중형세단 시장의 강자 E클래스와 5시리즈를 정조준하고 본격적인 결투에 임한다.
 
하지만, E클래스와 5시리즈가 어디 호락호락한 존재들이겠는가, 십수년간 벌여온 숱한 전투에서도 살아남은 그들이다. 특히, 5시리즈는 작년 화재 사건과 같은 어려운 일이 있었음에도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E클래스는 고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삼각별 프리미엄을 내세워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과연 A6가 강력한 두 경쟁자를 상대로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디자인부터 제원까지 간단 비교를 실시해봤다.

먼저, 내·외관 디자인부터 비교해보자. A6는 5시리즈와 E클래스와 비교해 가장 최근에 등장한 모델이다. 풀체인지 시기만 족히 2년 가까이 차이 나기 때문에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서 A6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디자인이란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모두 욱여넣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기능의 부족함까지 메워줄 감성이 필요하다. 내가 이 차를 운전해 어딘가로 이동하는 여정에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할 만큼 매력적일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실용성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자, 과연 에디터가 생각해 본 훌륭한 디자인의 요건에 가장 부합하는 차량은 무엇일지 확인해보자.

전면디자인

ⓒ Audi
ⓒ Mercedes-Benz
ⓒ BMW

측면디자인

ⓒ Audi
ⓒ Mercedes-Benz
ⓒ BMW

후면디자인

ⓒ Audi
ⓒ Mercedes-Benz
ⓒ BMW

내부디자인

ⓒ Audi
ⓒ Audi
ⓒ Audi
ⓒ Mercedes-Benz
ⓒ Mercedes-Benz
ⓒ Mercedes-Benz
ⓒ BMW
ⓒ BMW
ⓒ BMW

우선, A6는 풀체인지 차량이지만, 기존 C7 모델에서도 느낄 수 있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다만, 벨트라인 아래에 있던 굵직한 캐릭터라인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 폭스바겐 그룹은 그들의 뛰어난 철판 프레스 기술을 뚜렷한 캐릭터 라인을 통해 잘 드러내 왔다.
 
반면, 이번 A6에서는 이러한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다. 남성적인 느낌을 지워내고 여성스러운 볼륨감을 강조한 모습이다. 휠 디자인도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싱겁다. 얼마 전 시승했던 A5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리며 입맛을 쩝쩝 다시게 되는 것은 A6의 디자인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것의 반증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최신 모델답게 다양한 터치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계기반과 AVN뿐인 다른 차량에 비해 한층 하이테크 감성이 느껴진다. 다만, 이 차가 6천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세단임을 떠올렸을 때 그만큼의 고급스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깔끔하고 단정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또한, 기존 물리 버튼 방식의 공조 장치 조작부를 AVN 모니터 아래에 생긴 새로운 디스플레이에 이식했다. 덕분에 터치 방식으로만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운전을 시작하기 전이라면 상관없지만, 운전 중 온도를 조절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많은 운전자가 터치형 공조 장치에 대해 회의적인 것은 모두 이 때문이다.


 
E클래스는 A6 그리고 5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가장 부드러운 감성을 소유하고 있다. 딱딱 끊어지는 남성적인 맛은 없지만, 곡선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 볼륨감을 강조하고 차량을 한층 우아하게 보이도록 한다.
 
다만, 경쟁차종보다 차량이 왜소해 보이고 여성적인 매력이 강조된 탓에 AMG 킷을 장착하지 않은 일반 차량은 어딘가 밋밋하다. 2020년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는데 지금까지 공개된 스파이샷으로 미루어볼 때 곡선이 많이 들어간 디자인은 변화되지 않을 예정이다.
 
그래도 인테리어 만큼은 E클래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2개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길게 늘어트린 와이드콕핏 디스플레이는 아우디의 실내만큼이나 첨단의 느낌을 전해준다. 송풍구의 모습이나 배치 그리고 실내를 둘러싼 소재 모두 고급스러움을 위해 매만져진 느낌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 레버와 그 위에 자리 잡은 여러 버튼마저 고급스러워 보인다.
 
시트의 모습도 다른 경쟁자와 비교해 더욱 안락해 보인다. 앞서 본 A6의 시트는 평평하고 꼿꼿한 느낌인데 E클래스는 한결 부드럽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정말 우아하다. 실제로 E클래스뿐 아니라 대부분의 벤츠 차량에 탑승하면 “내가 정말 대접받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운전자마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니, 그들이 지금의 인테리어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듭했을지 상상이 된다.
 
마지막으로 5시리즈다. 기존 F바디에서 G바디 모델로 넘어오며 더욱 커진 헤드라이트와 키드니 그릴은 어느덧 BMW의 새로운 아이덴티티가 됐다. 스포츠 세단의 상징 같은 차량이지만, 럭셔리 라인이 적용된 5시리즈는 그 어디에서도 날쌔고 과격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BMW가 이렇게 단정해도 될 만큼 점잖다.
 
그래도 옆 모습만큼은 경쟁자 중 가장 남성적이다. 직선으로 길게 이어진 캐릭터라인은 드레스 셔츠의 칼 주름같이 날렵해 보이고, 후륜 기반 차량 특유의 비율도 이상적이다. BMW 특유의 ‘호프마이스터 킥’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A6와 E클래스에서는 느낄 수 없던 날렵한 모습이다. 다만, 휠 디자인이 A6처럼 다소 밋밋한 것이 아쉽다.


 
5시리즈의 인테리어는 좋게 말하면 E클래스와 A6의 장점을 합쳐둔 모습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 중간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세 차량 중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장치 조작부가 가장 잘 배열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도 마찬가지다. 크루즈를 포함한 모든 기능을 손가락만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 운전자가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했다.
 
또한, 뒷좌석도 가장 편안해 보인다. 등받이가 파여진 각도와 아래 엉덩이와 허벅지를 받치는 부분의 길이도 훌륭하다. 동급 모델 중 가장 긴 휠베이스를 보유한 만큼, 시트 크기에서 더욱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독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이 디자인은 어떻고 저 디자인은 어떻고에 대한 설명보다 “그래서 뭐가 제일 좋은 건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문제는 에디터도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디자인을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다. 내 생각을 남에게 강요할 수 없다. 다만, 운전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외관 디자인은 남성적이면서도 단정한 5시리즈의 손을 들어주고 싶고,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E클래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디자인에 이어 간단한 제원 비교를 해보겠다. 세 차종 모두 2.0리터 터보 엔진으로 엔진의 제원은 대동소이하다. 전장을 비롯한 물리적 크기도 엇비슷하다. 휠베이스만 다소 차이를 보일 뿐이다. 변속기와 구동 방식의 경우 어떠한 차량의 우위를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별도로 하이라이팅은 하지 않았다.

ⓒ Audi

먼저, A6를 살펴보자.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덕에 전작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가 모두 길어졌다. 전장이 15mm, 휠베이스가 12mm 길어졌다. 전폭도 경쟁모델 중 가장 넓게 만들어져 탑승객이 더욱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일부 운전자 중 전폭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탑승객을 중시하는 차라면 전장과 휠베이스의 길이 만큼 전폭의 넓이도 중요하다.
 
트렁크 용량은 530리터로 E클래스보다는 10리터 부족하지만, 골프백 2~3개 정도는 거뜬한 수치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252마력에 37.7kgf.m다. 덩치를 감안했을 때 전혀 부족하지 않다. 지난번 Q7 시승 당시에도 동일한 스펙의 엔진이 장착되어 있었으니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다.

ⓒ Audi

공차중량은 조금 아쉽다. MQB 플랫폼 적용으로 전작과 비교해 더욱 가벼운 무게를 예상했지만, 1,800kg이 넘는 중량은 의외다. 차량 강성확보를 위한 본딩이 추가로 더해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다이어트에 조금은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러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복합연비는 세 차량 중 가장 훌륭하다. 최소 리터당 1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 즉, 연비효율이 약 10% 가까이 더 좋다는 뜻이다. 가속 성능도 빠지지 않는다.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6.3초면 충분하다. 이는, 공차중량이 무겁지만, 이를 커버할 만큼 엔진과 변속기의 로직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 Mercedes-Benz

E클래스는 다른 두 차량에 비해 비교적 아담한 크기를 지녔다. 휠베이스는 2,940mm로 A6보다 여유 있지만, 이를 제외한 전장, 전폭, 전고 모두 뒤진다. 물론, 5시리즈에게도 밀리는 것은 당연하다. 대신 트렁크 공간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한다. 10리터의 공간이 매우 극적인 차이는 아니지만, 어찌 됐든 크긴 크다. (사실 별 의미는 없다.)
 
엔진 스펙도 비슷하다.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7kgf.m로 A6와 최대토크가 똑같다. 단,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오는 rpm 영역은 차이가 있다. E클래스는 1,300rpm부터 최대 토크가 뿜어져 나온다. 즉, 저 rpm 구간에서 조금 더 빠르게 풍부한 토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내 구간에서 좋다.

ⓒ Mercedes-Benz

다만, 4,000rpm을 넘어서면 토크가 줄어들기 때문에 중속~고속 영역에 들어서면 다른 경쟁차종에 비해 치고 나가는 맛이 부족할 수 있다. 최고출력도 5,500rpm에서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고속에서의 지구력이나 펀치력 모두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벤츠는 치고 달리는 맛보다 우아하고 점잖게 움직이는 맛에 탄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0.3km로 A6와 비교하면 부족할 수 있지만, 웬만한 다른 차량과 비교했을 때 크게 부족하지 않다. 가솔린 엔진에 사륜 시스템을 장착했음을 인지하고 본다면, 이 연비가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다.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6.3초로 A6와 동일하다.

ⓒ BMW

5시리즈는 다른 부분보다 휠베이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975mm의 긴 길이로 동급 차량 중 가장 긴 길이다. 가장 짧은 A6와 비교한다면, 51mm가 길다. 덕분에 뒷좌석 승객이 앉는 시트의 길이나 레그룸 모두 가장 여유 있다. 또한, 프로포션도 훌륭하다. 측면에서 바라본 실루엣 중 5시리즈가 가장 매력적인 것은 이러한 비례감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최고출력은 252마력으로 A6와 동일하고 최대토크는 35.7kgf.m로 다른 두 차종과 비교해 조금 부족하다. 대신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rpm 영역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여기에 6,500rpm까지 최고출력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중속~고속 영역에서는 5시리즈가 가장 끝까지 지구력 있게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 세단의 장인답게 마지막까지 최고출력을 쥐어짜도록 만들어 놓은 듯하다.

ⓒ BMW

공차중량은 1,740kg으로 경쟁모델과 비교해 가장 가볍고, 변속기는 그 유명한 ZF 출신의 8단 변속기가 장착된다. 자동 미션이지만, 어쭙잖은 DCT 미션은 범접 불가한 변속 성능을 자랑하는 변속기다. 게다가 이 8단 자동 미션은 연비 효율도 뛰어난 편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0.4km이고,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6초가 걸려 가속 성능에서도 다른 두 차종에 우위를 점한다. 전체적으로 드라이빙 퍼포먼스만 두고 본다면 5시리즈가 확실히 출중하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은 독일 출신의 프리미엄 중형 세단 삼총사 E클래스, 5시리즈, A6를 비교해보았다. 사실, 세 차종 모두 누가 좋다 안 좋다를 따지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차종들이다. 제조사 입장에서 글로벌 판매량을 좌우하는 볼륨 모델을 허투루 만들 일이 없기 때문이다.
 
수치적 제원은 모두 비슷비슷한 도토리 키재기의 싸움이기 때문에 디자인과 편의사양 그리고 소재의 고급스러움이 세 차종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새롭게 등장한 A6가 좋은 성적으로 다른 경쟁자들과 훌륭한 싸움을 보여주길 바라지만, 오늘 본 나머지 경쟁자들이 워낙 막강하다.
 
과연 이번 10월부터 올 연말까지 어떤 차량이 최후의 승자로서 미소를 지을 것인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