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대세인데… 너무 좁은 주차장, 넓은 곳 아니면 못 사겠는데?

대형차의 강세가 끝을 모른다좁디좁은 대한민국 땅덩이에 대형차가 웬 말이냐 말하겠지만판매량은 거짓말하지 않는다지난 8월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판매량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2천 대 넘게 팔려나갔으며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도 1천 대가 팔렸다.
 
수입 대형 SUV도 잘 나간다. BMW X5 X7은 각각 110대와 77대가 팔려나갈 정도다다른 제조사도 이에 못지않다레저문화가 발달하며더욱 많은 적재공간과 넉넉한 실내를 원하는 가구가 늘어났음을 대형차 판매량으로 쉽게 알 수 있다.
 
한편 대형차의 부흥과 반대로 한국 교통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로 항상 회자되는 것이 있다바로 ‘주차장 크기문콕 방지법을 골자로 그나마 개선이 됐다고는 하지만아직도 부족해 보인다일부 제조사의 차량은 주차 칸을 가득 채우고도 넘칠 수준의 크기를 자랑하는 지금과연 국내에 출시된 차량 중 가장 주차하기 어려운 차는 무엇일까가장 덩치가 큰 차량 5개를 추려보았다.

본 포스팅에는 일본 모델은 모두 제외하였음을 알립니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문콕 방지법‘ 정확히는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이라 부르는 것이 옳다개정안의 골자는 간단하다비좁은 주차구획 탓에 물피도주 사례가 빈번하기에 앞으로 만들어질 주차장은 구획 최소 크기를 조금 늘린 것이다.

실질적으로 확장형 주차장은 우리와 큰 관계가 없다대부분의 주차장은 일반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결과적으로 전폭 20cm가 늘어난 셈이다차량을 정 중앙에 주차했다고 가정했을 때양옆으로 10cm씩 여유가 생긴 셈이라 기존대비 아주 넉넉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그저 피해 사례를 조금 줄일 수 있을 정도라 표현하는 게 알맞다.
 
늘어나는 자동차의 크기에 따라 나름 현실적인 대응을 펼친 것이지만그래도 ‘좀 더 넉넉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한국 주차장에 주차하기 힘든 대형차 Top. 5
선정기준 안내
– 국산차 및 국내 정식 수입 유통되는 수입차
– 전장 5m 이상전폭 2m 이상 충족(미니밴 제외)
– 수입차의 경우, 2억 미만 차량
– 나열 순서는 전장이 긴 순서대로 나열

 


쉐보레 트래버스

ⓒ Chevrolet

전장 : 5,200mm(주차구획 기준 대비 200mm 초과)
전폭 : 2,000mm(주차구획 기준 대비 500mm 여유)
 
미국산 대형 SUV 트래버스는 풀사이즈 SUV와 미드사이즈 SUV의 경계에 서 있는 차량이다. 5.2m에 달하는 긴 전장은 국내에 적수가 없는 수준굳이 따진다면 롤스로이스의 컬리넌이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지만가격이 트래버스의 10배인 것을 고려한다면 후보군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 트래버스의 긴 길이는 이미 일반형 주차구획의 기준을 200mm 초과한다.
 
트래버스는 전장만 긴 것이 아니다전폭도 2m에 달한다이 정도면 SUV가 아니라 미니밴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수준이다국산 대표 미니밴인 카니발도 트래버스 앞에서는 전장과 전폭 모두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트래버스는 운전자가 더욱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편의 사양을 탑재하고 있으나 큰 덩치 탓에 웬만한 운전자는 주차에 어려움을 겪기 십상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 Cadillac

전장 : 5,180mm(주차구획 기준 대비 180mm 초과)
전폭 : 2,045mm(주차구획 기준 대비 455mm 여유)
 
이른바 ‘기름 먹는 하마라 불리는 악명 높은 연비의 차 에스컬레이드다미국 내에서도 부유층의 상징과 같은 차량이며 현 대통령인 트럼프의 애마이기도 하다현재 국내에 들어오는 차량은 기본형 모델로 미국에는 현 모델보다 긴 ESV 모델이 따로 있다이미국내 주차구획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차량인데 더 긴 모델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전폭은 트래버스보다 더 넓은 2,045mm에 달한다주차 칸 정중앙에 잘 위치시킨다고 하더라도 변경된 주차구획 기준 양옆으로 22cm 정도의 여유만 주어질 뿐이다에스컬레이드의 문만 열어도 과연 사람이 내릴 수 있을지 감이 오질 않는 수치다한편 국내에 유통되지 않고 있는 ESV 모델의 경우 전장이 약 5.7m 수준이다주차 칸에 잘 주차해 놓는다고 한들 거의 1m 가까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셈이다.


BMW X7

ⓒ BMW

전장 : 5,151mm(주차구획 기준 대비 151mm 초과)
전폭 : 2,000mm(주차구획 기준 대비 500mm 여유)
 
BMW가 새롭게 출시한 풀사이즈 SUV X7 X시리즈의 기함답게 큰 덩치를 자랑한다전장만 5,151mm에 달하며 전폭도 2,000mm물론앞서 언급한 트래버스와 에스컬레이드 덕에 왠지 모르게 X7이 작아 보이는 착각이 들 수도 있지만카니발보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만큼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1억이 넘는 몸값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한 달간 77대나 팔려나갔을 정도로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에스컬레이드도 마찬가지겠지만, 1억이 넘는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의 소비자라면 아마도 주차공간 걱정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드 익스플로러

ⓒ Ford

전장 : 5,049mm(주차구획 기준 대비 49mm 초과)
전폭 : 2,004mm(주차구획 기준 대비 496mm 여유)
 
아빠들의 스테디셀러수입 대형 SUV의 아이콘 포드 익스플로러다현재 사전계약을 받고 있으며 신형 모델이지만, 기존 선행 모델대비 전장과 전폭 모두 각각 9mm씩 몸집을 키웠다국내 주차구획 기준으로 전장이 약 49mm 초과하지만이 정도면 앞서 언급한 3종의 모델대비 주차하기 수월한 수준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차장에서 보이는 익스플로러는 몸집이 작진 않지만그렇다고 주차하기에 무리가 있을 수준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국산 미니밴 카니발과 비교할 때그리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다만내 차 바로 옆에 익스플로러가 위치했을 때의 위압감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레인지 로버 보그 숏바디

ⓒ Jaguar-Landrover

전장 : 5,000mm(주차구획 기준과 동일)
전폭 : 2,220mm(주차구획 기준 대비 280mm 여유)
 
롤스로이스의 컬리넌이 등장하기 전까지 사막 위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던 레인지로버의 간판 모델이다. SUV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물론부족한 서비스 품질로 인한 악평도 자자한 것은 ‘재규어랜드로버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나 할까본 포스트와는 다소 연관이 없는 이야기로 샌 듯하다.
 
우선숏바디 모델의 경우 전장은 한국 주차구획 기준과 정확히 일치한다. 5,000mm의 길이 덕에 단 1mm의 오차도 없다물론숏바디일 경우다상위 트림인 롱바디의 경우 5,200mm로 가장 긴 전장을 자랑하는 트래버스에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레인지 로버의 진정한 면모는 전폭에 있다. 2,220mm의 전폭은 모든 경쟁자를 압도한다후보군에는 없지만롤스로이스 컬리넌의 전폭이 2,164mm인 점을 참고한다면레인지 로버의 스펙이 얼마나 압도적인지 금세 이해할 수 있다한국 주차구획을 기준으로 28cm의 여유가 있는 것이며이는 양옆으로 고작 14cm에 불과한 수치다한쪽으로 바짝 붙여서 주차한다 한들 문 하나 열기도 벅찬 수준이다.

올해 시행된 ‘문콕 방지법은 그동안 지적받던 주차장 크기를 키웠다는 부분에서 칭찬할만한 일이다다만그 증가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과연 국회와 정부가 현실의 어려움을 제대로 인지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인접 국가인 일본의 경우 경차 천국이라 불릴 만큼 마이크로 카가 대세지만일반 주차구획의 경우 폭 2.5m, 길이 6.0m가 기준 규격이다유럽도 작은 차를 선호하는 문화지만 주차공간은 넉넉하다독일의 경우 폭 2.9m, 길이 5.0m이와 함께사선 주차 형태를 장려해 차량간 비좁게 위치할 필요가 없다.
 
한국 도로를 누비는 자동차 수만 2천만 대가 넘는다이제는 교통 선진국이라 부르기에 어색함이 없는 수준이다하지만일부 행정 기준은 아직도 80~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기왕 개정할 것이라면 하는 둥 마는 둥 대처하기 보다는 더욱 제대로 된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