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이고 줄이고… 엿장수 마음대로! 신기한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 [1탄]

어린 시절 자동차를 어떤 모양으로 그렸는지 떠올려보자조금씩 모양은 다르지만대부분 네모박스 3개가 모여있는 凸 형태의 자동차일 것이다그만큼 凸 형태의 자동차를 많이 보고 타본 기억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는 凸 형태의 자동차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수많은 자동차는 각자의 역할에 맞는 디자인을 가지고자신만의 장점을 부각하며 달리고 있다.
오늘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른 다양한 자동차를 소개한다.

가장 익숙한 凸 형태를 가지고 있는 세단은엔진과 승차 공간, 트렁크로 구분되는 3개의 공간이 확실하게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세단은 대개 실내좌석이 2열로 되어 있어 무난하게 5인 가족이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주로 패밀리 세단이라 불리는 가정용과 택시나 관용차로 사용되는 업무용으로 사용된다.

ⓒ HISTORIC-UK

세단이라는 말은 17세기 프랑스의 스당(sedan)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진 가마에서 유래되었다당시 진흙과 배설물이 가득한 거리를 다녀야 했던 유럽인에게 신발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가마는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비록 도시가 급속도로 발전하며 이런 가마는 사라졌지만 세단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아 자동차의 장르를 뜻하는 단어로서 남아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가진 만큼세단의 장점은 무난함에서 나오는 편안함과 안전성에 있다.
 
낮고 날렵한 차체를 가진 세단은 무게중심이 낮기 때문에 전복 위험에 강하다또한 트렁크와 내부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외부 소음이 덜하기 때문에 정숙성도 뛰어나며공기저항을 덜 받아 쏠림 현상이 적어 주행 안전성이 탁월하다.

하지만 세단이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역시 쭉쭉 뻗은 밸런스 있는 차체의 고급스러운 외모라 할 수 있다어디 하나 툭 튀어나온 군더더기 없이 잘빠진 세단은 자신의 명예와 품위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가죽 지갑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한 장의 도화지 같은 세단을 요리조리 늘리고 잘라보도록 하자.

ⓒ BMW

역동적이면서 우아한 실루엣을 가진 쿠페는 프랑스어로 자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19세기에는 마부석이 외부에 있는 2인승 마차라는 뜻이었지만근래에 들어와 2개의 문을 가지고 천장의 높이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자동차를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문이 4개인 세단이 쿠페형 세단이라는 말을 쓰면서문 개수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급기야 자동차 엔지니어협회가 나서서 실내공간이 기준보다 작으면 쿠페’ 크면 세단이라는 구분법을 정했지만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BMW

때문에 최근에는 문의 개수보다 이미지 중심으로 구분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쿠페는 세단보다 고성능을 강조한다밸런스 있는 세단을 좀 더 날렵하고 유연하게 다듬었다고 생각하면 쉽다.

ⓒ BENZ

과거 스포츠카의 이미지가 강했던 쿠페는실용성과 연비로 대표되는 세단과는 거리가 멀었다하지만 점점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층의 욕구가 크게 늘어나면서아름다운 쿠페의 디자인을 실용적인 세단에 접목시킨 쿠페형 세단이 최근에 인기를 끌게 되었다.

세단의 뒤를 칼로 잘라낸 듯 평평한 뒷모습을 가진 해치백이름처럼 위로 열어젖힐 수 있는 해치가 뒤쪽()에 달려있다때문에 해치백은 트렁크가 실내와 바로 연결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HONDA

이러한 특징 덕분에 해치백은 실용성 높은 트렁크 활용도를 자랑한다특히 더 크고 높은 물건을 세단에 비해 편하게 실을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반대로 단점이기도 하다.

트렁크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세단과 달리 과도한 물건을 적재했을 경우 급정거 시 적재물이 탑승자에게 쏟아지거나유리창을 강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상의 위협이 될 수 있다또한 뒷바퀴 부분이 실내 공간과 이어져 있어 바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차량 실내까지 전달되기 쉽다.

조작성의 경우 세단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해치백은 세단에 비해 짧은 차체를 가지고 있다때문에 해치백은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운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예를 들어 빠른 속도로 커브를 돌 때짧고 가벼운 뒷부분 덕분에 관성이 매우 작게 작용하여 더욱 자연스럽고 민첩한 커브를 돌 수 있다.

더욱이 차를 후진 시키거나 주차를 할 때 세단에 비해 시야 확보가 잘되어 더욱 편하다.

ⓒ VOLVO

짐마차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 왜건은 이름답게 넓은 트렁크를 가지고 있다유사한 형태인 해치백과 달리 왜건은 지붕이 세단의 트렁크 공간까지 뻗어서 차체의 길이가 더욱 길며화물 공간에도 측면 유리창이 존재한다.

ⓒ VOLVO

왜건은 세단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주행성능과 승차감그리고 정비 지침까지 거의 그대로 이어받게 된다짐을 싣고 다닐 일이 많지만 SUV나 미니밴의 둔중한 주행 감각을 기피하는 운전자에게 왜건은 매력적인 선택이다.

ⓒ VOLVO

세단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보다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가진 왜건은 가장과 가족 모두에게 최대한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장르다.

ⓒ VOLVO

하지만 세단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은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세단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까지 그대로 이어받기 때문이다차체에 대하여 설계상의 제약이 다소 적은 SUV나 미니밴에 비하면 한정된 공간과 장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점은 명백한 한계다.

또한 세단의 트렁크 공간까지 지붕을 늘렸기 때문에후방 시야가 세단이나 해치백보다 좋지 못해 주차가 어려운 편이다이처럼 뒤를 잡아 늘린듯한 형태는 생계형 짐차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아직 자동차를 과시의 수단으로 생각하며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한국에서 왜건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 MERCEDES-BENZ

어원에서부터 귀족의 부티가 줄줄 흐르는 슈팅 브레이크를 본다면, “짐차 같은 왜건은 품위가 떨어진다라는 생각은 없어질 것이다.

슈팅브레이크는 본래 19세기 영국 귀족들이 사냥을 다닐 때 사용하던 마차를 뜻했다그러다 자동차가 마차의 자리를 대신하던 20세기가 되면서귀족들을 위한 최고급 왜건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슈팅브레이크는 왜건보다 낮고 경사진 지붕을 가지고 있는데쿠페와 왜건의 교차점 정도라 볼 수 있다덕분에 평범한 왜건보다는 날렵하고 럭셔리하며 고성능과 고가의 가격을 자랑한다.

ⓒ FERRARI

이처럼 슈팅브레이크는 어원 자체를 짐마차에 두고 있는 왜건과는 격을 달리한다차 전반을 아우르는 분위기부터 색다른 우아함을 뽐낸다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면 슈팅브레이크는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 GM-HOLDEN

UTE(유트)는 오직 호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장르다. ‘쿠페 유틸리티라는 의미를 가진 UTE는 호주에서 80년 동안 생산되어 온 픽업트럭의 일종이다다만 일반적으로 상용차에 가까운 픽업트럭과 달리 UTE는 승용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 GM-HOLDEN

좁고 비효율적인 쿠페를 일상생활에서도 무난하게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UTE화물 적재에 특화된 쿠페라 할 수 있다.

ⓒ GM-HOLDEN

산을 보기 힘든 드넓은 평지를 가진 호주는 장거리 고속주행이 잦다실용적이지만 높은 자체와 투박한 디자인의 픽업트럭은 이러한 장거리 고속주행에 불리하다.

때문에 낮고 날렵한 디자인으로 고성능을 지향하는 쿠페의 장점과 넓은 짐칸을 가진 픽업의 장점을 둘 다 가지고 있는 UTE는 오랫동안 호주에서 사랑받는 자동차 장르로 남아있다.

ⓒ GM-HOLDEN

세상에는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가 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자동차를 찾을 수 있다면 좀 더 오랫동안 즐거운 모빌리티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자신의 맘에 드는 자동차가 없는 것 같다면더욱 다양한 장르의 자동차를 소개할 다음 화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더욱 재미있는 자동차의 다양한 디자인-2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