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어~ 진국이네!” 사골 최강 원박스카 3가지

자동차의 디자인은 늘 시대의 트렌드에 따라 변화한다. 제조사나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2~3년 주기의 페이스 리프트와 4~5년 주기의 풀 체인지를 진행한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나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뼈가 녹아버릴 만큼 사골을 우리는 ‘원박스카’는, 어느 하나 변하지 않고 오직 가성비 하나만으로 국밥처럼 든든한 삶의 수단이 되어주고 있다.

오늘은 변하지 않는 깊은 맛을 가진 사골 원박스카 3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간판은 바뀌어도 맛은 그대로-한국GM 다마스

ⓒ 한국GM

1991년 첫 생산 이후 지금까지 무려 30년동안 판매된 다마스는 여러 번 회사 간판이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이 많았다. 다마스는 환경기준과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세 번이나 단종의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소상공인들의 힘으로 부활해 꾸준히 팔려나간 대한민국 대표 사골 모델이다.

ⓒ 한국GM

포터보다 훨씬 저렴한 800만원 초반~1천만 원 초반 가격대로 구매 할 수 있는 상용차가 다마스다.

국밥 한 그릇이 6,000원이 넘는 요즘, 단돈 3,000원밖에 안하는 착한 국밥이 서민들의 굶주린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듯 다마스는 언제나 최고의 가성비로 소상공인들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다마스의 인기는 판매량이 증명한다. 작년 내수 판매 대수는 7,002대에 달했으며 2018년에는 7,885대 판매되면서 적지만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 한국GM

다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다마스는 기본적인 안전장비조차 갖추지 못했다.

실제 다마스에 적용된 장비는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가 전부다. 가격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차체자세제어장치(ESC)나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는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에어컨이 옵션이다.

다마스는 환경기준, 안전상의 이유로 첫 출시 후 세 차례나 단종이 결정되었으나, 소상공인 생계를 고려하여 2021년까지 연장되었다 . ‘착한 가격의 다마스 사골 국밥’이 이번에도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소상공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판 사골육수-닛산 파라메딕

ⓒ NISSAN

1997년에 선보인 ‘엘그란드’는 2번의 풀체인지를 거치며 지금도 생산되고 있는 닛산의 대표 미니밴이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1세대 엘그란드의 모습 그대로 1998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판매되고 있는 독특한 사골 모델이 있다.

1세대 엘그란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파라메딕은 오직 구급차로만 생산되는 모델이다. 민수용이 아니라는 특징 때문인지, 닛산은 단 한번의 모델체인지 없이 똑같은 디자인으로 사골을 우리고 있다.

ⓒ DAKI

20년동안 사골을 우리다 보니, 맛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015년 12월 FNN(후지 네트워크 뉴스)에 따르면, 시동이 걸리지 않아 출동이 30분 지연된 사례를 조사한 결과 브레이크, 엔진, 미션, 와이어링 하네스에 결함이 발견되어 2,000대가 리콜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골 모델로 인해 탈이 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결국 닛산은 2018년 NV350을 기반으로 새로운 파라메딕을 발표했다. 엘그란도 파라메딕의 20년 역사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달리고 있는 파라메딕은, 푹 고아낸 ‘보양식 사골육수’처럼 일본인의 보약이나 다름없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닛산은 새로운 파라메딕을 몇 년동안 우려낼지, 혹여나 또 탈이 나지는 않을지, 그 행보가 궁금해진다.

글로벌 사골 원탑-우아즈 부한카

ⓒ UAZ

러시아 울리야놉스크 자동차공장(이하 우아즈)에서 만들어지는 UAZ-452(이하 부한카)는 1965년에 처음 태어나 올해로 생산 55주년을 맞이한 사골 모델의 정점이다. 혹독한 시베리아 환경에서도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군용 모델로 개발된 덕분에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도로 사정이 열악한 국가에서 호평을 받으며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 UAZ

‘부한카’라는 이름은 러시아어로 빵 덩어리라는 뜻이다. 이러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차량의 모습을 보면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나 포드 이코노라인 등 동시대의 원박스카를 참고하여 만들어진 디자인은 가장자리가 다소 둥근 식빵처럼 보인다.

극단적으로 짧은 휠베이스와 높은 지상고를 가진 부한카는 승합차임에도 무려 30도의 접근각과 27도의 이탈각을 자랑하며 50cm 깊이의 강도 도하할 수 있는, 웬만한 SUV 못지않은 오프로드 실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유럽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폭설이 잦은 일본 홋카이도와 북한에도 수출되며 사실상 한국과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실용성과 군용차다운 튼튼한 차체,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부한카는 ‘뽀얀 사골 진국’이라 할 수 있다. 반 백년을 우려낸 사골을 과연 언제까지 우려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에디터 한마디

자동차 회사가 원박스카를 계속 우려먹는 이유는 단순하다. 실용성과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미 성능을 인정받은 모델을 굳이 돈을 들여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과연 이대로 계속 사골을 우리는 것이 효율적일지 아니면 안전을 위해 변화해야 할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