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진짜 안 봐줍니다” 요즘 길에서 자주 보인다는 이 실선, 정체가 뭘까?

최근 몇 년 사이 뉴스에 나온 주요 내용을 돌이켜보면 대형 화재사건으로 인한 인명피해사고가 보도된 사례가 자주 있다화재가 발생한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목숨을 잃는 이들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남겼다.

ⓒ 소방청

올해 4월에는 전 국민이 잊지 못할 화재 사건이 있었다바로 고성속초 일대에 번졌던 대형 산불이다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심각한 화재였다초기 화재 진압에는 실패했지만강원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소방대원들의 노고로 다행히 심각한 인명피해는 면할 수 있었다.(그럼에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와 같은 대형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도심지와 같은 주요 지역에서 신속한 구조 및 화재진압을 위해 도로교통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했다어떤 내용인지 함께 확인해보자.

소방시설 근처에 주정차하면
범칙금 2배

변경된 도로교통법 시행령은 이미 지난 4 30일 개정된 바 있다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내용 출처 경찰청

변경된 내용을 살펴보면 [대상 장소]의 확대와 [금지 종류]의 강화가 주된 변화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기존 화재경보기(3m), 소방용 기계소화전 등(5m)으로 지정되어 있던 불법 주차 금지구역을 소방용수시설비상소화장치를 비롯해 더욱 구체적으로 지정했으며 장소에 따라 구분됐던 주차 금지 구역의 거리를 5m로 모두 통일했다.

이와 함께, 5분 이내의 정차는 허용하던 기존과 달리 해당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로는 5분 이내의 정차까지 모두 법규 위반에 해당토록 변경됐다단순히법규만 변경된 것이 아니다소방시설 주변 주정차 위반 차량의 경우 처벌(범칙금과태료)의 수위를 2배 수준으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주차금지 표지가 붙은 소방시설 주변 지역에 주차를 한 차량은 승합차 기준 9만 원승용차 기준 8만 원의 범칙금 혹은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또한도로 위에서 소방시설 주정차 금지 구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노면표시도 추가됐다.

ⓒ 경찰청

주정차 금지를 알리는 안전표지의 경우 도로 상황에 따른 구분이 없으나노면표시 방식은 도로 상황에 따라 구분된다우선연석(보도블록을 떠올리면 된다)이 설치된 곳은 아래와 같이 연석 윗면과 측면에 적색의 페인트가 칠해져 있고백색으로 ‘소방시설 주정차 금지‘ 문구가 적혀있다.

ⓒ 경찰청
ⓒ DAKI POST

반면연석이 없는 구간의 경우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기존 실선을 대신해 적색 복선(2중 선)을 아래와 같이 표시한다두 번째 사진의 경우 실제 적색 복선의 모습이다만약해당 구역에 주정차를 할 경우 별도의 경고조치 없이 무조건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단속된다.

ⓒ 경찰청
ⓒ 유저 : 울지않는새 – bobaedream.com

소방차의 ‘까방권’,
소방기본법 개정

소방 기본법은 앞서 언급한 도로교통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보다 이른 2018 6월 개정된 법안이 시행 중이다개정된 내용을 살펴보면 소방자동차의 진출을 막는 차량의 경우 손실 배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이 핵심임을 알 수 있다.

*소방 기본법 제49조의 2 1 3 : 소방차의 진로를 방해한 차량 혹은 소방 행위를 방해한 사람은 손실 배상에서 제외.

해당 조항이 신설되기 전에도 소방차의 진출을 방해하는 것은 금지된 행위였다다만실제 화재진압 혹은 훈련을 위한 출동 중 주정차 차량을 파손시켰을 때 보상과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다이로 인해차량 파손이 발생했을 경우 소방서측 혹은 소방대원 측에서 피해 차주에게 차량 수리비를 물어주는 일이 허다했다.

ⓒ 제주특별자치도청

하지만, 2018 6월을 기점으로 소방차의 진출을 방해한 차량은 손실 배상에서 제외됐다앞으로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 불필요한 수리비를 보상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또한불법 주정차 행위를 한 차주는 소방 행동 방해를 이유로 최대 200만 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에 불만을 품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있다는 사실이다이들은 “아무리 급해도 남의 차량을 부수고 가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불만을 성토하곤 한다이들 중 대부분은 불법 주정차가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에 거주한다거나 소방차로 인해 실제 차량이 파손된 경험이 있는 이들이 주를 이룬다.

ⓒ 제주특별자치도청

불법 주정차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이 엄연히 법규에 어긋나는 행동이지만이들에게 ‘불법이란 단어는 안중에 없다화재진압과 인명구조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 중인 소방당국을 향해 그저부서진 차량을 보상하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을 뿐이다.

임무 수행 중인 소방차가 보인다면무시할 것이 아니라 잘못 주차된 내 차를 재빨리 비켜주는 게 도리 아닐까나로 인해 타인이 피해 보는 일을 만들어선 안된다.

해외에서는 소방차가
기 펴고 살까?

해외 선진국들의 소방 관련 제도는 어떨까다키포스트가 확인해본 바 국내의 제도는 솜방망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여러 교통선진국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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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이다경제 수도라 불리는 뉴욕은 주차 위반 시 벌금으로 55달러를 부과한다여기서 그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과태료 고지서를 받았지만미납 시에는 3차까지 독촉을 진행한다이때독촉 시마다 벌금 60달러가 늘어난다.

하지만과태료를 납부하라는 독촉을 무시하고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으면그 즉시 문제가 됐던 자동차를 견인한다이후 차량 압류 및 공매 처리심각할 경우 급여 및 재산 압류 등 강제집행을 시행하기도 한다게다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소요된 모든 비용은 체납자가 부담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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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차량 견인 비용이 최소 185달러에 달하며 보관 비용도 하루 20달러 수준이다추가로 차량을 회수할 때 최소 100달러를 추가로 납부한다, 3차 독촉 이후 견인된 차량을 바로 되찾는다고 하더라도 최소 285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국내에서 견인 시 보관비용을 포함해 몇만 원 수준의 돈을 내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소화전 근처에 주차된 차량은 처벌 수위가 훨씬 높다소화전 인근 4.5m 이내로는 주차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했다면발견 즉시 과태료 115달러를 부과한다해당 과태료를 미납한 경우에는 최대 1,500달러의 추가 벌금이 운전자를 기다리고 있다.

에디터 한마디

개정된 도로교통법과 소방 기본법은 화재를 비롯한 다양한 사고로부터 우리 시민들의 목숨을 지켜줄 최소한의 제도적인 장치다만약이를 지키지 않아 범칙금을 납부했다거나 혹은 차량이 파손됐다며 울상을 지어서는 안 될 일이다.
 
당신의 잘못된 주차 한 번이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자끔찍하지 않은가차라리 올바른 주차로 타인의 목숨을 살렸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질 것이다.
 
규칙과 제도 그리고 법은 어길 때 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킬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