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하기로 유명한 미국 전문가들이 한국차에 높은 점수를 준 이유?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 19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로 유명한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SUV에 기아차 플래그십 RV 텔루라이드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한편올해의 인물에는 잠깐의 휴식을 마친 뒤 기아차로 복귀한 디자인 경영 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호명되는 기염을 토했다.
 
2019년 올해의 차로 제네시스 G70이 뽑힌 이후 1년 만에 이룬 쾌거인 만큼그 결과가 더욱 값지다고 볼 수 있다과연 텔루라이드와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각각 어떤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지 살펴보자.

모든 기준을 충족시킨
만점짜리 ‘텔루라이드’

ⓒ Kia

모터트렌드의 편집장인 ‘에드워드 로(Edward Loh)’는 텔루라이드의 우승에 대해 “‘2020 올해의 SUV’는 후보 간의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했기에 (텔루라이드의이번 우승은 더욱 특별하다라며 “텔루라이드는 매력적인 디자인넓은 공간첨단기술을 두루 갖췄으며 합리적인 가격에 멋진 주행을 가능하게 해 우리의 평가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켰다.”라고 밝혔다.
 
에드워드 로가 말한 짧은 문장 속에는 텔루라이드가 북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이 녹아 있다. RV 다운 디자인을 통해 오프로더 감성을 물씬 풍기며실내로 들어서면 외관에서 느낄 수 없는 안락함을 선사한다겉과 속에 대비되는 디자인 컬러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운전자의 시선에서 모두 만족스러움을 선사하는 방법이다.
 

ⓒ Kia

기아차는 2006년 피터 슈라이어라는 걸출한 디자이너를 영입한 이래 디자인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텔루라이드도 그중 하나다자동차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데에 있어 단지 디자인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구절처럼 수려한 디자인은 차량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키기 마련이다.

ⓒ Kia

넓은 공간도 주목할만하다주요 경쟁자들과 비슷한 덩치를 지녔지만전륜구동 베이스의 차량인 만큼실내 공간이 넓다이는 예전부터 현대·기아차 모두 칭찬받던 부분이다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더욱 넓은 공간을 뽑아내는 기술은 뛰어났다다만소재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반면텔루라이드는 소재 부분에서도 칭찬이 이어졌다모터트렌드 에디터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안 시보(Christian Seabaugh) “기아 (텔루라이드)는 두 배나 비싼 가격을 받는 여러 럭셔리 브랜드들을 망신시켰다.” “핏과 마감이 우수하고소재가 우수하며컬러 배합도 멋지다.”라고 평가했다.

ⓒ Kia

첨단기술은 텔루라이드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다특히차량 안전과 관련한 첨단기술이 매력적이다텔루라이드는 북미 현지에서 $32,785부터 구매할 수 있다한화로 환산 시 본 포스트 작성일 기준 약 3,840만 원이다미국 소비자들의 평균 임금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텔루라이드는 ‘드라이브 와이즈라 불리는 첨단 주행 보조 장치 대부분을 기본 트림부터 제공한다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차로 유지 보조 및 이탈방지 보조전방 충돌 방지후측방 충돌 방지운전자 주의 경고 등 대부분의 안전사양이 탑재된다.

ⓒ Kia

이는안전사양을 이유로 상위 트림을 선택해야 하는 피치 못할 상황에 고객들을 몰아넣지 않는 훌륭한 처사다텔루라이드의 경쟁자로 꼽히는 브랜드의 차량 모두 최저 트림에서는 이러한 기능들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쉽사리 보기 힘들기 때문에 평가단으로부터 더욱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모터트렌드의 차량 평가는 매우 깐깐하기로 유명하다하루 이틀에 걸친 평가가 아니라 총 6가지의 관점에서 장시간 차량을 테스트하고 평가한다모터트렌드 자체 평가단은 물론 객원 평가단도 함께하는 데 올해는 요한 드 나이슨 전 캐딜락 사장과 톰 게일 전 크라이슬러 디자인 총괄 등 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진보적 디자인], [엔지니어링 우수성], [효율성], [안전성], [가치], [주행성능]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며 각 차량에 점수를 매긴다이후 가장 우수한 차량을 평가단원들이 이야기하는 방식인데 올해 평가단은 총 11명이었으며 텔루라이드는 이 중 7명의 선택을 받았다.
 
텔루라이드가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함께 출시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참임에도 세계적인 차량들을 제치고 이러한 결과를 도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 자동차의 디자인을 바꾼
천재 디자이너, ‘피터’

한편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수상한 ‘2020 올해의 인물에 대해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자동차의 경우 지난 2019 G70이 올해의 차에 오르며 현대차 그룹이 두각을 나타낸 바 있으나올해의 인물에 뽑힌 것은 현대차그룹 임직원 중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처음이다.

ⓒ Hyundai Motor Group

모터트렌드 선정 올해의 인물에는 매년 자동차계에 큰 획을 그었거나 역사적으로 기록되어야 할 이들이 뽑혀왔다지난해에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그룹 전 CEO가 올랐으며, 2년 전에는 GM의 메리 바라(2018 1, 2020 6), 3년 전에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2017 1, 2020 24)가 오른 바 있다.

ⓒ FCA Group / 가운데 웃고있는 이가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와 메리 바라에 대해 어떤 인물인지 궁금증을 던지는 이들이 있을 수 있어 약간의 설명을 덧붙인다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작년 사망 직전까지 FCA 그룹의 CEO를 역임한 인물로서 무너져가던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경영상황을 정상 궤도에 올린 역군이다.
 
그의 사망 소식은 2018년도 2분기 실적발표를 불과 1시간 남겨두고 전해졌다. FCA가 기록한 당시 실적은 88천만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약 40% 가까운 수치가 상승한 것이었다마르치오네 CEO가 생전에 그토록 꿈꾸던 흑자 전환이 이뤄졌으나그가 죽고 난 뒤에 발표된 내용이라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 GM

메리 바라는 현 GM 그룹의 의장이자 CEO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2014 1월 전 회장인 댄 애커슨에 이어 GM의 우두머리에 올랐으며 이는 자동차 업계 역사상 최초로 여성 CEO의 취임이었다남성이 지배하는 이미지가 강했던 자동차 분야에서 여성이 수장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메리 바라는 고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기존 회장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에 능하고, ‘선택과 집중이 명확한 경영방식을 고수하는 스타일이다자동차 조립과 관련한 기술직부터 단계적으로 성장한 인물로 밑바닥부터 성장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캐릭터다그녀가 성공시킨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최근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자율주행차 분야도 모두 그녀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 Kia

이제 다시금 본론으로 돌아와 피터 슈라이어 사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그는 아우디의 ‘TT’와 폭스바겐 ‘뉴 비틀을 빚어낸 이른바 ‘금손이다. 2006년 기아차로 이적하던 당시 많은 이들은 왜 주류에서 벗어나 한국과 같은 곳을 향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이러한 예상은 2010년 완벽히 뒤집어졌다피터 슈라이어 체제에서 새롭게 탄생한 K5(옵티마)는 새로운 기아 디자인의 변곡점이었다다른 이들의 것을 베껴오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던 한국 자동차 디자인은 유럽의 차들보다 멋스럽고스포티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약간의 과장을 보태 이는 모두 피터 슈라이어의 공이라 부를만하다.

ⓒ Kia

이후기아차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호랑이 코라 불리는 패밀리 룩을 완성했고최근에는 이 개념을 더욱 확장한 ‘타이거 마스크‘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피터 슈라이어의 감성이 곳곳에 묻어있는 기아차의 디자인을 두고 많은 대중은 “기아는 확실히 (디자인정체성을 갖췄다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 Kia / 위 K9, 아래 스팅어

ⓒ Genesis / 위 G70, 아래 에센시아 콘셉트

북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쏘울을 비롯해 K9, 스팅어 등 모두 그의 손길이 묻어있다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손길은 단지 기아차에만 한정되지 않는다현대차그룹 총괄 디자인 담당으로 있던 시절 제네시스 에센시아 콘셉트와 G70, 8세대 쏘나타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캐스케이딩 그릴이라 이름 지어진 새로운 그릴 디자인도 그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수많은 작품이 있으나 이를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다그가 남긴 디자인적 유산은 단지 차량의 이름을 풀어낸다고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그는과거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한다모터트렌드는 이를 두고 “한국이란 캔버스에 걸작을 만들어냈다라고 평가했다.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으나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한해 피터 슈라이어만큼디자인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그의 영입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퀄리티를 한 단계 높여준 ‘신의 한 수.

에디터 한마디

오늘 전한 현대차그룹의 소식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음을 입증한다더욱이 제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주요 임직원의 이름이 올해의 인물 50위 안에 3(1위 피터 슈라이어 사장, 11위 정의선 부회장, 47위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나 들어가며 외부로부터의 변화를 넘어 회사 내부로부터 이루어지는 진정한 체질 개선이 빛을 보고 있다.
 
4차산업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서 있는 지금꾸준한 체질 개선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정이다현실에 안주하지 않고진정 고객들을 살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향후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빛날 글로벌 리딩업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