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심을 자극하는 배기량 27리터 궁극의 자동차. 실제 모습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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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직접 타 본 적은 없어도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최고급 수공 자동차 브랜드이다. 그러나 롤스로이스는 단지 ‘비싼 자동차’만 만드는 브랜드는 아니다. 밀리터리에 평소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롤스로이스는 전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공업 회사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롤스로이스는 1914년 첫 항공기용 엔진을 생산한 이래로,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엔진 메이커로 자리잡았다. 특히 롤스로이스의 ‘멀린’ 엔진이 탑재된 ‘스핏파이어’ 전투기는 2차 세계대전의 마수에서 영국을 구해낸 영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핏파이어’ 이외에도, 멀린 엔진은 ‘호커 허리케인’ ‘P-51 머스탱’ 등 2차 세계대전에서 이름을 날린 다양한 전투기에 적용되었다. 이처럼 영국을 지켜낸 멀린 엔진은 이후 지상장비용으로 개선 작업을 거친 ‘미티어’ 엔진으로 재탄생하여 영국의 주력 전차 ‘센추리온’에 탑재되기도 했다.

그런데, 무려 52톤의 탱크를 굴리던 ‘미티어’ 엔진을 자동차에 장착한다면 어떻게 될까? 불가능 할 것 같은 일이지만, 스웨덴의 한 머슬카 매니아가 이 짜릿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27리터 탱크 엔진
자동차를 만나다

흔히 ‘엔진 스왑’으로 불리는 튜닝은, 작은 차에 큰 엔진을 넣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크고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를 로망으로 삼는 머슬카 매니아들에게, 엔진 스왑은 자신이 원하는 궁극의 머슬카(고성능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스웨덴에 거주하는 ‘Daniel Werner(이하 베르너)’ 씨 또한 엔진 스왑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머슬카 매니아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평범한 엔진 스왑으로는 만족하지 못했고, 궁극의 엔진 스왑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무모하지만 천재적인 발상을 떠올렸다.

베르너 씨는 스핏파이어 전투기에서 뽑아낸 37,000cc의 ‘그리폰’ 엔진을 자동차에 장착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리폰 엔진은 너무 고가인데다가 다루기도 까다로웠기 때문에, 그보다 작고 저렴하며 스웨덴에서 구하기 쉬운 ‘미티어’ 탱크 엔진을 선택했다.

27,000cc에 V형 12기통 엔진인 미티어 엔진은 550마력의 최대출력을 뿜어낸다. 엔진의 크기와 배기량을 생각하면 그리 큰 수치가 아닌데, 이는 52톤에 달하는 전차를 끌기 위해 저회전 토크를 중시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베르너 씨는 미티어 엔진의 최대 출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에프터마켓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터보차저 두 개와 커스텀으로 제작된 ECU를 준비했다. 550마력의 최대출력을 무려 2,500마력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그의 목표 때문이다.

엔진을 선택한 베르너 씨는 2,500마력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출력과 거대하고 무거운 엔진을 지탱할 만한 자동차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 그는 구형 롤스로이스를 생각했으나, 너무 고가여서 단념했다.

튼튼하고 저렴하며 다루기 쉬운 자동차를 찾던 그는 운 좋게 최적의 자동차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캘리포니아에서 경찰차로 사용되던 ‘2006년식 크라운 빅토리아’였다. 크라운 빅토리아의 튼튼한 강철 프레임 바디는 미티어 엔진을 올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이상적인 자동차

이로써 드디어 완벽한 엔진과 자동차를 찾은 베르너 씨는 궁극의 머슬카를 완성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베르너씨는 먼저 미티어 엔진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쉐보레 C10’ 트럭의 프론트 엔드를 크라운 빅토리아에 장착했으며, 저회전으로 설계된 미티어 엔진의 레드존을 3000rpm 에서 4000rpm 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분당 24리터에 달하는 연료를 엔진에 쏟아붓는 대형 인젝터 2개까지 장착하였다.

다만 베르너 씨의 크라운 빅토리아는 장거리 주행을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 단 몇 분만 가동하면 미티어 엔진의 냉각수는 금세 끓어넘쳤다. 게다가 미티어 엔진은 고속 주행용 엔진이 아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였다. 기행의 나라 영국에 이미 미티어 엔진을 올린 자동차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Meteor-profile Charlie Broomfield’에서 만들어진 이 ‘로버 SD1’은 시속 257km의 기록을 달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베르너 씨는 이 로버 SD1을 만든 엔진 기술가 ‘Charlie Broomfield (이하 찰리)’ 씨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크라운 빅토리아에 장착할 미티어 엔진 전용 자동변속기 어댑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따로 있다. 베르너 씨는 이 무겁고 귀중한 자동변속기 어댑터가 혹여나 배송 중 파손이나 분실되는 것을 걱정해, 영국에서 4,600km나 떨어진 스웨덴까지 4일에 걸쳐 직접 운반했다.

이와 같은 베르너씨의 눈물겨운 노력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자, 수 많은 매체와 사람들은 이 도전에 대한 이유를 궁금해했다.

이 궁금증에 대해 베르너 씨는 “새롭고 신선하고 흥미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도 이상적인 차가 되진 못할 겁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상적입니다. 27,000cc면 충분히 멋지죠”라고 덧붙였다.

이 이상적인 자동차를 3년째 다듬고 있는 베르너 씨의 목표는 시속 320km를 넘기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는 조금 늦춰졌지만, 그는 올해 말까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향, 공기 역학, 제동 등의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디터 한마디

베르너씨가 목표로 하고 있는 시속 320km는 그다지 크게 어려운 수치는 아니다. 과거의 시속 300km는 슈퍼카들도 버거워하는 수치였으나, 지금은 굳이 슈퍼카가 아니더라도 고성능 자동차라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베르너 씨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도전이 가치 있는 이유는, 그 누구도 시도 하지 못한 방법으로 320km에 도달하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훗날, 2,500마력의 미티어 엔진을 탑재한 크라운 빅토리아를 타고 시속 320km를 돌파할 베르너 씨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의 꿈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