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람 타는 공간…인가? 그 시절 최악의 3열 공간

5인승과 7인승을 구분 짓는 3열 시트는 SUV 차랑을 구입하는 예비 오너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광활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5인승을 선택할지더 많은 좌석을 확보할 수 있는 7인승을 선택할지각자의 장단점을 따지다 보면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고민 끝에 7인승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3열 시트의 공간 때문에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서게 된다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싼타페 7인승이나 쏘렌토 7인승 등의 중형 SUV를 고려하게 되지만이들의 3열은 건장한 성인이 편하게 앉기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자동차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내가 옛날부터 7인승 모델을 운행했는데요즘 3열은 정말 넓디넓다라는 의견을 종종 볼 수 있다그렇다면 도대체 과거의 3열은 얼마나 좁았던 것일까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키포스트 에디터가 그때 그 시절 7인승 SUV를 섭외했다.

그 시절 3열 공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싼타페가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현재의 시선으로 보면 굉장히 투박하고 무식해 보이는 디자인이다하지만 ‘갤로퍼나 코란도처럼 각진 디자인이 SUV의 정석으로 여겨지던 그 당시 관점으로 볼 때싼타페의 유선형 디자인은 파격적이고 혁신적이었다.

1세대 싼타페는 당시 우리나라의 자동차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먼저 당시 저렴한 유류비로 인기를 끌던 LPG 승용차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1세대 싼타페는 LPG 모델이 주력 모델로써 가장 먼저 출시되었다디젤과 가솔린 모델이 주력인 지금의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엔진 라인업이다.
 
그리고 당시 SUV 시장에는 또 하나의 트렌드가 있었다바로 절세형 모델이었다. 2001년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는 6인승 이하의 차량이 승용차로 분류되었고, 7~12인승 차량은 승합차로 분류되었기 때문에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은 7인승 SUV를 주력 모델로써 앞다투어 내놓았다.

63만 원의 자동차세를 1/10 수준인 6만 5천 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7인승 모델은 수요가 공급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심지어 당시 SUV 시장의 최강자였던 쌍용의 무쏘는 2000년 기준 7인승 모델의 판매율이 91.4%를 차지하는 기형적인 비중을 보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1세대 싼타페는 출시 당시 아예 5인승 모델을 구비하지 않았다. 7인승 싼타페를 원할 경우 옵션을 추가해야 하는 지금을 생각하면 매우 아이러니하다.

그런데아무리 봐도 1세대 싼타페의 트렁크에는 3열이 들어갈만한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헤드룸은 커녕 레그룸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1세대 싼타페의 3열은 마치 007에 등장하는 본드카의 기능처럼 트렁크 속에 꽁꽁 숨겨져 있다트렁크 커버를 벗겨내고 바닥에 달려있는 끈을 잡아당기면마법처럼 3열 시트가 등장한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1세대 싼타페의 3열은 뒤쪽을 바라보도록 설계되어 있다. 1세대 싼타페뿐만 아니라무쏘 7인승파크타운(크레도스 II 왜건등 과거 일부 7인승 모델의 3열은 이와 같은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다.
 
이처럼 굉장히 급조된 듯한 독특한 구조의 설계는위에서 언급했던 7인승 세제혜택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건장한 성인이 탑승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불편했다.

그 시절 3열 공간
직접 타봤습니다.

그렇다면그 시절 3열 시트의 착석감은 어떨까다키포스트 에디터가 직접 탑승해봤다.

최근 출시된 7인승 SUV는 뒷문을 통해 3열로 편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스마트 원터치 워크인 폴딩>과 같은 기능을 구비하고 있지만, 1세대 싼타페의 3열은 뒷문으로 진입을 할 수 없다대신 테일게이트를 통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진입해야 한다아이들이 과연 이 껑충한 높이를 들어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3열에 착석한지 채 1분도 되지 않았는데벌써부터 허리와 목이 아파온다. 90도로 고정되어 있는 시트는 학창 시절 교실에 있던 책걸상을 방불케 할 정도로 편안함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성인은 커녕 아이들을 태우기도 미안해지는 공간이다.

정자세로 앉아 테일게이트를 닫았다뒤쪽을 바라보는 형태라서 그런지 헤드룸은 생각보다 넉넉하다하지만 레그룸에는 그런 배려가 존재하지 않는다마치 결박당한 것처럼 발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다 보니 자동차를 탄 게 아니라 호송되는 죄수가 된 기분이다.

다행히 3열에서 테일게이트를 열 수 있는 손잡이가 존재해누가 열어주기 전까지 갇혀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달리는 중에는 열 수가 없으니 오히려 희망고문이 된다그나마 3열 아웃렛을 설치해 준 배려 덕분에 전자 장비라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도저히 갑갑함을 참을 수 없어서플립업 글라스를 열었다공기가 통하니 그나마 좀 살 것 같다.
 
2000년대 초반에 플립업 글라스를 열고 다니던 1세대 싼타페가 유독 많았는데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같다활짝 열린 뒷유리를 통해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던 아이들은 사실 3열의 답답함 때문에 구조요청을 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뇌리를 스친다.

테일게이트를 열고 3열 밖으로 나올 때도 문제다높이가 너무 높아서 발을 디딜 곳이 마땅치 않다시트의 사이즈는 아이들밖에 타지 못할 것 같은데타고 내리는 건 성인도 버거운 모순을 보이고 있다결국 범퍼에 걸터앉은 채로 미끄러지듯 내려와야만 했다.

직접 경험한 착석감은 지금껏 타본 자동차 중에서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1세대 싼타페의 3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실제로 이 3열을 쓰는 사람이 있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불만을 제기했던 사람은 딱히 없었을 것이다이 3열 시트는 이미 세제헤택이라는 목적을 멋지게 달성했다게다가 1세대 싼타페가 출시했던 2000년대는 많아도 4인으로 이루어진 핵가족이 주를 이루었으니, 3열의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에디터 한마디

2001년 승합차 규정이 7인승에서 11인승으로 변경되면서, 7인승 세제혜택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이로 인해 단지 세제혜택을 위해 만들어졌던 과거의 3열은 여러 세대 교체와 상품성 강화를 통해 건장한 성인도 무난하게 탈 수 있을 만한 공간으로 변화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3열은 뜨거운 감자다아무리 편해졌다 해도, 3열은 건장한 성인이 오랫동안 타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게다가 3열을 장착하려면 옵션까지 추가해야 하니 소비자들의 마음은 합리적인 5인승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만약 여러분이 5인승과 7인승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어떤 이유가 있는지 댓글을 통해 의견을 공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