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해도 이건 좀…” 도로 가장자리 헌혈차 주차, 단속 대상일까?

ⓒ다키포스트

최근 다키포스트 구독자 한 분이 사진 몇 장과 질문을 보내왔다.

‘헌혈버스는 불법 주정차를 해도 상관없을까요?’

독자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내 도로 가장자리에 헌혈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라 한다. 아무래도 헌혈버스가 한 차로를 막고 있어 교통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의견으로 보였다.

테헤란로 같은 도심 한복판은 새벽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이 복잡할 만큼 교통흐름이 많은 곳이다. 때문에 한 차로라도 막혀 있으면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교통체증은 배가 된다.

다만 헌혈버스는 긴급자동차로 분류된다. 실제로 헌혈버스 뒤편에 붙어있는 스티커 내용을 살펴보면,
‘헌혈버스는 도로교통법 제2조 22항에 의거 ‘긴급자동차’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라고 쓰여 있다. 이로 인해 헌혈버스는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해도 괜찮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헌혈버스의 도로 가장자리 주차,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도로 가장자리 주정차

ⓒ적십자

도로 위 주정차에 관련하여 해당 법령을 살펴보자. 횡단보도와 보도, 교차로, 건널목은 주정차 금지 장소로 명시되어 있다. 좀 더 살펴보면

▲ 교차로 가장자리 및 도로 모퉁이로부터 5m 이내
▲ 안전지대 사방으로부터 각각 10m 이내
▲ 버스정류장으로부터 10m 이내
▲ 소방관련 시설로부터 5m 이내
▲ 황색실선 도로

는 주정차를 할 수 없다.

ⓒ사이버경찰청

하지만 도로 노면표시에 따라 주정차가 가능한 구역이 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도로 가장자리가 흰색 실선일 경우 주정차할 수 있다.

ⓒ다키포스트

또한 황색 점선의 경우 주차는 불가하지만 5분 이내 정차는 가능하고, 황색 실선으로 이어져 있는 경우 시간 및 요일이 표기되어 있다면 특정 요일 및 시간에는 주정차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단, 황색 실선이 두 줄로 되어 있다면 주정차 금지 구역으로 단속 대상이다.

ⓒ강동구

이처럼 도로 위 노면 표시에 따라서 주정차 가능 및 금지 구역으로 나뉜다.

만일, 이를 위반하면 도로교통법 시행령 88조 4항 과태료 부과 기준에 따라 일반 승용차는 4만 원, 승합차는 5만 원이 부과된다.

단속 예외인 경우는?

그렇다면, 일반 자동차가 아닌 긴급자동차의 경우는 어떨까?

도로교통법 제2조 제22항에 따르면, 긴급자동차란 본래의 긴급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자동차로 혈액 공급차량, 소방 자동차, 구급 자동차, 경찰 임무 수행에 사용하는 자동차,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동차를 뜻한다.

ⓒ다키포스트

법에 의해 헌혈버스는 긴급자동차에 속해 단속 예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 주차관리과에서는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다키포스트 : 헌혈버스가 끝 차 도로에 주정차 되어 있는데, 긴급자동차에 속하는 헌혈버스는 불법 주정차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나요?

강남구청 : 긴급자동차인 헌혈버스도 평소에는 단속 대상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현장 출동 후 확인했을 때 긴급 상황이면 단속 예외인 경우도 있습니다.

강남구청 : 긴급자동차는 현행법상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 도로교통법 위반 과태료 부과가 면제됩니다. 그밖에 경우에는 동일하게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다키포스트 : 그럼 헌혈 과정은 위급상황에 속하나요?

강남구청 : 그렇지 않습니다. 혈액 긴급 이송이나 긴급 수혈 등이 위급상황에 속하죠. 헌혈은 뭐… 특별한 상황으로 보기는 힘듭니다.

다키포스트 : 그럼 처음에 질문드렸던 것처럼 도로 가장자리에 무턱대고 세워두면 안 되겠군요.

강남구청 : 그렇죠. 결국 교통 흐름에 방해되는 건 매 한가지니, 만약 시민분들께서 신고를 하시면 상황을 보고 과태료 부과 여부를 결정합니다.

에디터 한마디

ⓒ다키포스트

긴급자동차 관련법을 살펴보면, 공무수행 및 위급상황을 위한 과태료 부과 면제 등 각종 특례조항들이 있다. 이는 긴급 상황에 있어서 더 빠르게 대처하고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다.

그러나 사진 속 헌혈버스는 긴급상황에 속하지 않으므로 단속 대상이다.

물론, 헌혈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인도적 차원에서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복잡한 도심에서 도로 한편을 차지하면 이로 인해 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터를 물색하거나 건물주 협조를 통해 차로 밖에 세워 헌혈을 장려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만약 요즘처럼 헌혈 팩이 부족해 수급이 급할 경우 관할 부처 협조를 통해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나름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