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SA

9월의 끝, 언론은 현대자동차그룹과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소식을 알렸다. 바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메가시티화로 인해 지상에서의 이동 효율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고, 소비자에게 일반적인 자동차를 넘어 새로운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했다.

UAM 사업부의 수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인재영입은 그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멈춤이 없다. 신재원 박사는 동양인 최초로 NASA 최고위직을 역임한 출중한 능력의 인재로 알려졌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밝혔던 정의선 부회장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함께 알아보자.

ⓒ Uber

항공 모빌리티는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지대한 관심을 두는 분야다.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업체 우버(Uber)는 내년 ‘에어(항공)택시’ 실험에 나서고 오는 2023년까지 스마트폰으로 호출할 수 있는 ‘우버에어(Uber Air)’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에어택시의 첫 버전은 미국 댈러스부터 UAE의 두바이까지 왕복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렇게 항공 모빌리티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포화된 지상 운송수단을 대체할 새로운 이동 수단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더욱 쉽게 말한다면 이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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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언급했듯 대부분의 국가는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도시를 기점으로 연결된 거대 도시 집중지대에는 엄청난 인구가 모여 산다. 예를 들자면, 일본의 도쿄 일대(약 4,000만 명), 미국의 뉴욕 일대(약 2,400만 명)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떠올리면 된다.

서울, 경기, 인천을 합친 좁은 땅덩어리에 전체 인구의 50%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세 지역의 면적을 합해보면 11,740km²인데 이는 한국 전체 면적인 100,210km²의 약 1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이미 토지대비 인구가 과포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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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가 거주하는 만큼 자동차와 같은 교통 수단의 수도 엄청나다. 세 지역에 등록된 자동차 수만 1,040만대가 넘는다. 이는 자동차 전체 등록 대수인 2,350만대의 44%다. 수도권에서 빈번히 벌어지는 출퇴근길의 교통지옥은 당연한 수순이다.

세계 주요 도시들을 살펴보면 서울과 유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 뉴욕은 맨해튼에서 JFK 공항까지 약 20여km 거리를 가는 데만 두 시간이 족히 걸리기도 한다. 영국의 런던도 비슷하다. 히드로 공항에서 런던 중심부까지 이동하는 데 보통 1시간~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된다.

반면, 동일한 거리를 항공 수단을 이용해 움직인다면 약 10~15분 남짓한 시간 만에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적게는 예닐곱 배 많게는 열 배가 넘게 이동 시간이 단축되는 셈이다. 만약 이를 운전자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다면 필요에 따라 지·정체 현상에서 탈피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항공 모빌리티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교통 패러다임 자체가 완벽히 새로워진다.

단위 : 억 달러/자료 : 모건 스탠리

새로운 교통 문화의 도입은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유명한 금융업체 중 하나인 모건 스탠리는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전망하며 “다가오는 2040년에는 약 1조5000억 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1조5,000억을 한화로 계산하면 약 1,800조에 가까운 금액이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사업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좌시하지 않고 용단을 내렸다. UAM 사업부 신설과 함께 NASA에서도 인정한 전문가 신 부사장 영입을 통해 시장 조기 진입을 위한 로드맵을 설정하고, 항공기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신 부사장은 지난 2017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비행기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라고 답변한 적 있다.

ⓒ Hyundai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와 모터, 경량소재, 자율주행 등의 핵심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항공 모빌리티 개발에서도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자동차에 적용되던 기술을 항공에 접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해결할 적임자까지 영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가 밝다.

어쩌면 이번 신사업부 발족은 이미 얼마 전부터 예견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 23일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조인트벤처 합작을 알리며 몇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중 “비행 자동차가 레벨 5의 자율주행차보다 오히려 상용화가 먼저 될 수도 있다.”라고 언급한 것이 그 힌트였음을 이제는 알 수 있다.

ⓒ 국토교통부

먼저, 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불가능하다. 한국은 아직 제도적으로 항공 모빌리티를 위한 별도의 법률이나 제도가 개선 또는 신설되지 않고 있다.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드론을 떠올려보자. 현재 국내에서는 드론을 마음대로 날릴 수 있는 곳이 항공법으로 제한되어 있다. 즉, 소형 비행물체도 마음대로 날릴 수 없는 것이다. 하물며 자동차 크기의 물체가 공중을 떠다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반면 여타 선진국들은 이러한 제도적 빗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미국은 이미 비행 자동차와 관련한 법규가 거의 완성된 상태로 판매까지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리자동차가 인수한 항공 모빌리티 회사 ‘테라푸지아’는 트랜지션이라 불리는 비행 자동차를 작년부터 예약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은 일반 운전면허증과 20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은 뒤 취득할 수 있는 비행 면허증만 갖추고 있다면, 비행 자동차도 직접 운전이 가능하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에서도 새로운 정책 도입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2월 ‘항공 모빌리티 혁명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올해부터 eVTOL(헬리콥터와 같은 수직 이착륙기) 시험 비행 및 실증실험을 시행하기로 했다. 더불어 2023년을 목표로 한 ‘항공 모빌리티 혁명’ 로드맵도 수립했다.

ⓒ AJEL – pixabay.com – CC0

또한, 시험비행을 위한 항공법 개선 및 관련 운항 규정을 정비하고, 이착륙 장소 확보 및 기술투자에도 아낌이 없다. 즉, 항공 모빌리티는 단순히 기업 측면에서만 관심을 보일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4차 산업 시대에 범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할 신사업 분야라는 뜻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개선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미래형 개인 비행체 지적 재산권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자율비행차 관련 특허출원이 미국과 중국에서는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답보 상태라고 한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나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2010년부터 개인용 자율 항공기 선행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전망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항우연이 연구하고 있는 개인용 자율 항공기의 목표는 시속 200km 이상, 항속거리 50km인 1인승 수직 이착륙기이다. 만약, 해당 항공기가 상용화되면 서울 최서단과 최동단 약 30km 거리를 10~15분 사이에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아직 격차가 크지 않은 상태인 것도 주효하다. 항우연 관계자는 “자율비행차 기술은 국제 경쟁력 격차가 타 사업에 비해 적은 분야”라며 “세계시장 선도 잠재력이 아직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즉, 제도적인 부분이 서둘러 개선될 경우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마치 꿈처럼 이야기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상용화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상용화 초기에는 비싼 가격 탓에 부유층만이 이용할 수 있는 사치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모건 스탠리가 내다본 것처럼 향후 20년 뒤에는 항공 모빌리티가 현재의 이동수단을 대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현대자동차의 이번 행보로 인해 관심을 받고있는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본문에서 언급했듯 제도적인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주요 선진국들이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진짜로 하네?” 1시간 출퇴근이 15분으로 줄어드는 자동차 개발 스타트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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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관련 문의 : dw.han@dkgear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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