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일부 구간을 지날 때 더욱 답답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보행자 안전을 이유로 일부 지역 제한속도를 더욱 낮췄기 때문이다.

이번 교통정책은 국토교통부, 경찰청, 서울시 등 무려 12개 단체가 합심해 움직이는 범정부적 성격을 보이고 있다.

ⓒ naver, 출처 네이버지도

이번 교통정책 시행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은 2016년부터 서울경찰청 주변, 북촌지구, 남산소월로, 구로G밸리, 방이동 일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추가로 2018년 6월부터 종로 내 제한속도를 50km/h로 낮췄다.

ⓒnellis, 출처 nellis.af.mil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TASS에 등록된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기준 서울시 내 보행자 사망 비율은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 전체의 절반을 넘긴다. 수치상으로는 차 대 사람 10683건 중 197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에 따르면 사대문 내 면적은 서울시 전체의 1.2%에 불과하지만 전체 교통사고의 4.1%, 사망자의 3.7%가 발생할 만큼 보행자 우선 교통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언급했다.

ⓒ Daniel X. O’Neil, 출처 flickr.com CC BY

TASS 데이터를 살펴보면 60km/h일 때는 보행자 중상 확률이 93%가량이지만 50km/h일 경우 72.7%, 30km/h일 경우 15.4%로 빠르게 감소한다. 사고 확률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운동에너지 공식과 관련이 있다.

운동에너지 공식은 1/2 X (무게) X (속력 제곱)이다.

여기서 질량은 자동차 부품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 이상 고정이기 때문에 속력에 따라 에너지가 바뀌게 된다. 이때 속력은 제곱에 비례하므로 느리게 갈수록 운동에너지가 급격히 감소한다.

위와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기관에서 합심하여 보행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속도제한 정책을 내게 된 것이다.

이번 정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서울 사대문 내 차량 제한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정책명은‘안전속도5030’으로 명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60km/h 제한속도에서 간선도로는 50km/h, 이면 도로는 30km/h으로 재 지정될 예정이다.

적용구간은 사직로~율곡로~창경궁로~대학로~장충단로~퇴계로~통일로로 둘러싸인 사대문 내부 지역과 청계1가~서울시설공단 교차로까지 청계천로 전체 구간 등 총 41곳에 속도제한이 이루어진다.

지리를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광화문 근처 지역 속도제한이 30km/h 또는 50km/h로 변경된다는 의미다.

ⓒ 서울시, spp.seoul.go.kr
ⓒ 서울시, spp.seoul.go.kr

서울시는 속도제한 정책을 확대하기에 앞서 내년 3월까지 사대문 진입부에 태양광 LED 교통안전 표지, 노면 신규 도색 등 교통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한다.

과속단속은 3개월 유예기간 동안은 기존 기준을 준수하되 내년 하반기(6월 이후 추정)부터 변경된 제한속도로 단속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대문 내 도심 제한속도 하향 사업으로 보행자와 교통약자의 교통안전이 더욱 강화되고 걷는 도시, 서울이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표면상 좋은 취지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평화로운 도심지를 만들겠다는 정책이 사상자 감소에는 분명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를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셀 수 없이 많은 교통량이 오가는 서울이다.

ⓒ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출처 wikimedia.org CC BY-SA (변경사항 : 번호판 삭제)

서울 시내에 신호등이 많지 않다면 나름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이지만 안타깝게도 서울시는 신호등 천국이다. 게다가 사거리도 많다.

체감하는 신호 유지시간이 짧고 대기시간은 길다. 이런 이유로 좀 더 빨리 가기 위해 꼬리물기, 황색신호일 때 억지로 넘어가기 등 위험천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운전자들이 위법사항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급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서울시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속력제한 기준이 낮아지면 교통흐름 또한 이에 맞춰 느려지게 된다. 신호등 마다 기다리는 차량들이 많아질 것을 자명한 사실이며 교통 정체구간은 교통 무간지옥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 Mikechie Esparagoza, 출처 pexels.com

교통혼잡이 지속되면 길이 막힘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교통혼잡비용’이라 일컫는다.

교통혼잡비용은 길 막힘 현상으로 인해 정상 속도 이하로 운행하게 될 때 발생하는 시간적 손해와 차량 운행에 따른 연료 소모 등을 계산한 데이터다.

2000년 당시 교통혼잡비용은 19.4조원이었으며 2017년 교통혼잡비용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1년 국방예산인 40조 원가량에 근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자체들은 교통혼잡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로 시설 투자에 예산을 쏟아붓는다. 작년 기준 가장 높은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은 울산으로 교통혼잡비 대비 도로투자 지원 실적이 13.8%에 달한다. 반면 서울시는 0.18%에 그쳤다. 7대 대도시 평균 1.7%의 10% 수준이다.

이러한 근거를 기준 삼아 현재 서울시의 교통정책을 바라보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물론, 보행자의 생명이 우선이다. 자동차는 다시 만들거나 수리하면 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하루를 초 단위로 잘게 나누어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있어 속도제한 하향은 달갑지 않은 정책이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출퇴근길 대중교통은 지옥이다. 일부는 호흡곤란으로 쓰러지기도 하는 곳이다. 특히 업무 혹은 거리상 자가용 출퇴근이 강제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보행자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의 사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서울 중심부 내년부터 50km/h 속도제한? 운전자는 고구마 먹은 듯 답답…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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