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묵직한 비주얼
“굴굴굴…”울려퍼지는 묵직한 엔진 소리.

얼핏 봐도 위압감을 느낄 만큼 큰 대형 SUV와 픽업트럭 이야기다. 오래전 한국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 다음으로 대형차량을 선호하는 나라다.”라는 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대형 사이즈 차량은 “나 이만큼 살아!”라고 보여주기에 좋은 수단이 된다. 요즘은 이보다 덜 하지만 그래도 큰 차량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세계 1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고소득, 낮은 유류비가 뒷받침되어 대형차량을 몰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다. 특히 대륙으로 불릴 만큼 광활한 영토를 오가야 하기 때문에 넓고 안락한 대형차량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

그 밖에 DIY 문화로 인해 무언가를 만들거나 유지 보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적재공간이 넉넉한 대형 픽업트럭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처럼 미국은 “그래 저기는 큰 차 아니면 돌아다니기 힘들겠네.”와 같은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800만 명이 살고 있는 텍사스(Texas) 주의 16% 만한 국토에, 5천만 이상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이런 곳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차를 선호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우리들은 왜 그런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동차=사회적 지위’라는 공식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크고 비싸며 멋진 차량은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즉, 타인의 이목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이 유별나다. 이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2009년 그랜저 광고가 있다.

요즘 어떻게 지냈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오늘을 말해줍니다. [그랜저]”


이러한 현상을 2018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된 쉐보레 서버번 한국 출시 여부와 연결된다.

최근 쉐보레가 향후 5년 동안 15종의 차량을 출시한다는 당찬 계획과 함께 어떤 차량이 출시되었으면 하는지 설문조사가 함께 이루어졌다. 총 7대의 차량이 리스트에 올랐으며 그중 대형 차종만 4종이 포함되었는데, ▣대형 SUV 타호와 서버번 ▣픽업트럭 계열의 콜로라도와 실버라도가 있다.

현재 소비자들은 “기왕 들여오는 거 큼지막한 모델이 좋지 않은가?”하는 의견이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 SUV 서버번 도입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서버번은 1933년 자연보호 단체를 위해 개발된, 픽업트럭 프레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대형차량이다. 이후 군수용, 민수용 등 다양한 버전이 출시되면서 오늘날 12세대 가장 최신 모델이다.

12세대 서버번은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를 베이스로 제작된 차량이며, 타호의 롱바디 버전이기도 하다. 덩치가 있다 보니 VIP경호차량으로 자주 등장한다. 서버번의 제원은 북미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크기는 ▣전장 5,799mm ▣전폭 2,044mm ▣전고 1889mm ▣축거 3,302mm ▣차량 총중량(GVWR) 3,311kg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파워트레인은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며 5.3L EcoTec3 V8 엔진을 얹어 ▣360PS ▣52.95kg.m 토크를 낼 수 있다.

연비는 큰 덩치 덕분에 ▣도심 6.80km/L ▣고속 9.78km/L ▣주행거리 고속 기준 1,147km 주행 가능하다. 긴 주행거리는 연료 용량만 117리터에 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넉넉한 성능, 실용성, 압도적인 외관 등 한 대쯤 있으면 어깨를 으쓱할만하다.

서버번과 같은 대형차량은 엄청난 크기로 공간 활용성은 더할 나위 없이 좋고, 큰 차량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취향 저격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과 정 반대의 사정으로 인해 도입을 할 경우 커다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주차공간과, 유류비용이다.

본문에서 서버번이 언급된 만큼, 이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우선 주차공간부터 살펴보자. 우리나라 주차공간 규정은
경차형 ▣너비2.0m 이상 ▣길이 3.6m이상
일반형 ▣너비2.5m 이상 ▣길이 5.0m이상
확장형 ▣너비2.6m 이상 ▣길이 5.2m이상
장애인용 ▣너비 3.3m 이상 ▣길이 5.0m 이상이다.

하지만 아직도 예전 규정인 너비 2.3m를 적용한 주차장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대형차 및 SUV 열풍이 불기 전에는 대부분 너비 2.3m에도 충분히 주차 가능했지만. 요즘은 대형 SUV 증가로 운전자가 내리기 어려울 만큼 좁은 환경으로 돌변했다.

때문에 최근 주차장법 시행규칙 일부를 개정해 크기를 늘렸으나, 그래도 예정 크기 그대로인 곳이 상당수다.

이런 상황에서 ▣전장 5,799mm ▣전폭 2,044mm의 서버번 등 대형 SUV가 들어올 경우 주차난 악화, 의도치 않은 골목길 가로막기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빌딩 주차장 중 좁은 회전 진입로를 가진 곳은 절대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실제로 대형 세단 등이 이러한 곳을 지나다 긁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개인 차고가 있거나 애당초 주차장 규격이 폭 2.7m 이상, 길이 5.5m 이상이며 넓은 주차부지 덕분에, 늘 붐비는 도심지가 아닌 이상 어떤 차량을 가지고 와도 주차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차 걱정 없이 위와 같은 차량들을 운행하려면 시골이나 한적한 도시, 개인 차고가 있는 경우로 한정된다. 만약 아파트에 주차를 하게 되면 경차 외에 세우기 힘들 만큼 좁아지며, 주차공간 밖으로 튀어나온 차량 앞부분이 상당히 길어 다른 운전자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다.

마을버스로 자주 사용되는 카운티버스를 떠올려보자. 이 차량은 표준형 기준 ▣전장 6,350mm ▣전폭 2,035mm다. 이런 버스가 일반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그리고 차량 크기가 커 간신히 주차할 수 있다는 EQ900을 생각해보자. EQ900은 ▣전장 5,205mm ▣전폭 1,915mm다. 이보다 약 60cm 길고 약 13cm 넓은 서버번이 주차를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리고 주차공간뿐만 아니라 유류비용이 문제로 제기된다. 서버번의 연비는 ▣도심 6.80km/L ▣고속 9.78km/L이다. 엄청난 배기량 덕분에 신호등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연비는 이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장거리로 뛸 만한 환경도 아니다.

즉, 길바닥에 지폐를 한 장씩 자주 던지는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그 밖에 체급에 따른 세금 문제가 운전자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즉, 덩치만 보고 구매하기에는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매우 많다는 의미가 되겠다.


대형 SUV와 픽업트럭, 우리나라에서는 글쎄…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쉐보레, 캐딜락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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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관련 문의 : carder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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