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자동차는 집 한 채 값과 비슷할 정도로 비싼 ‘사치품’이었다. 물론, 모든 차량이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아주 흔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차량이 점차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집값은 폭증하고 자동차 또한 비싸지기는 했지만 집값만큼은 아니었다.

이렇다 보니 같은 가격을 살 수 있는 차량들도 점차 등급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과연 천만 원 대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는 차량들은 시간이 변하면서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집값과 비교하면 어떤 수준의 집을 알아볼 수 있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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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차종은 역시 현대’그라나다’다. 1978년 11월 말 정부는 고급 승용차 그라나다의 가격을 1,154만 원으로 승인했다. 당시 현대차는 1,300만 원을 희망했으나 원가를 고려해 너무 높다고 판단, 1,154만 원으로 지정했다.

그라나다의 가격은 1978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37평형을 구매할 수 있었고, 잠실 주공 23평형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1982년 1,900만 원 대로 훌쩍 뛰어오르면서 2천만 원 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시기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37평형은 6배 뛰어오르는 등 자동차 가격과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2-source-wikimedia(Sim1992)

1980년대 초기 출시된 차량들은 대부분 천만 원 선을 넘지 못했다. 그나마 로얄이 1,145만 원이었으며 포니는 3백만 원대, 코티나 마크 5는 5백만 원대였다. 로얄 가격으로는 잠실 주공 7평형, 개포/대치동 주공 11평형을 구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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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중 천만 원대로 토요타 카르나가 1,800만 원대였다. 한편 벤츠 200은 4,500만 원, 벤츠 280S는 8,500만 원으로 압도적인 가격을 보였다. 벤츠 200기준 압구정 현대 30평형과 개포/대치동 은마 31평형대를 구매할 수 있었다.

벤츠 280S는, 압구정 한양 40평형과 압구정 현대 37평형을 구매 가능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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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에는 현대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저가 출시됐다. 2.0L 모델 가격 1,690만 원으로 1980년대 초반보다 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했다. 얼마 후 2.4L 모델이 나왔으나 2천만 원 이상 가격대이기 때문에 이번 내용에서는 예외로 하자.

비슷한 시기 아파트 가격은 서울 중심지 기준 천만 원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대체적으로 16~17평형 대 아파트가 천만 원 후반 대였으며, 30평형 대는 4천~5천만 원대, 45~55평형 대가 1억 원 전후 가격대를 형성했다.

수입차들은 국산차 가격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캐딜락, 벤츠, BMW 등 대부분의 차량들이 7천만 원 이상을 호가했다. 그나마 일본 브랜드 차량은 3~5천만 원 가격대를 형성했으나 집값만큼 비쌌기에 아무나 살 수 있는 차량들은 아니었다.

5, 6-source-wikimedia(Ilya Plekhanov) / wikimedia
7, 9-source-wikimedia(Joost J. Bakker – Hyundai Coupe) / wikimedia

90년대 천만 원 대 차량은 플래그십 세단 모델에서 한 단계 내려온 중형 모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표적인 차량으로 대우 에스페로, 쏘나타 시리즈, 갤로퍼, 무쏘, 티뷰론, 크레도스2, 카니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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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서울-수도권-지방까지 아파트 가격은 16평형 이상 기준 5천만 원을 넘었고, 전세가격도 3천만 원을 웃돌았다. 자동차와 비교를 하자면 그랜저 XG 등 국산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 서울 내 13평형 전세가격과 비슷했고 사브9000, BMW520i 정도가 서울 내 13평형 가격과 비교할만했다.

즉, 천만 원대 예산으로는 집 구경도 못할 수준으로 차량 가격과 아파트 가격 차이가 심하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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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서는 준중형~중형 차량들이 천만 원대 가격대를 형성했다. 옵티마, 아반떼, EF쏘나타, 투스카니, SM3, SM5 라세티, 투싼, 카렌스 등이 있다. 옵션에 따라 2천만 원을 넘는 모델도 있지만 기본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모두 1천만 원 대다.

2000년대부터는 아파트 월세와 자동차 가격을 비교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즉, 이 시기부터는 집과 자동차를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차라리 좋은 차를 구매하고 월세 또는 전세를 살겠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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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에는 천만 원 대 예산으로 소형~준중형 차량 구매로 더더욱 선택의 폭이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전 천만 원 대 중형 차들이 2천만 원 대 초반 가격대를 형성했다. 대표 차량들을 살펴보면, K3, K5, i30, 레이, 아반떼 MD/AD, 스포티지R 등이 있다.

2018년 현재, 옵션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지만, 기본 트림을 기준으로 하면 중형 모델 이하 차량을 천만 원 대 예산으로 구매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파트만큼 비쌌던 천만 원 대 자동차, 가격 변천사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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