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도로 위를 달리며 온갖 이물질을 정면으로 받아낸다. 때문에 차 앞 유리와 헤드램프는 먼지와 새 배설물, 벌레 시체, 흙탕물 등으로 범벅인 경우가 더러 있다. 특히 눈이 녹아 생기는 도로 위 구정물은 “이 정도는 돼야 새까맣지!”하고 알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이 경우 자동차 오른쪽 레버 조작 후 워셔액을 분사해 와이퍼로 깨끗이 닦는다.

여기에 일부 운전자들은 헤드램프까지 워셔액으로 세척한다고 한다. 아마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내려서 닦는다는 건가?”하겠지만, 사실은 일부 자동차에 자동으로 세척해주는 기능이 있다.

1980년대 초 스웨덴 사브99의 헤드라이트 워셔 기능.

헤드램프 세척 기능은 ‘Headlamp Washer System’이라 부르며 말 그대로 헤드램프를 닦아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1970년대부터 북유럽에 위치한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북유럽은 눈이 많이 내리며 하루 종일 어두운 ‘극야 현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헤드램프 빛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때 헤드램프 표면이 눈으로 가려지거나 더러울 경우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헤드램프로 워셔액이 분사되는 기능을 개발해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널리 퍼지게 됐다. 요즘은 HID나 LED 램프를 장착한 자동차에 주로 적용되는데, 이는 발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존 할로겐 등은 열이 어느 정도 발생하기 때문에 눈을 녹여 헤드램프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으나, HID와 LED 램프는 발열이 적어 눈이 헤드라이트 위에 그대로 쌓일 가능성이 있다. 이를 보완해주기 위해 헤드램프워셔 시스템이 장착된다.

그리고 일부 유럽 국가는 안전상 이유로 이 기능을 의무 설치하도록 법제화 해놓고 있으며 제조사 차원에서 의무 장착 지역이 아니더라도 혹한 지역일 경우 ‘윈터 패키지’ 형식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볼보, BMW, 벤츠 등 차량에 이 기능이 적용돼 있으며 미국, 일본 차량 일부도 적용돼 있다. 심지어 할로겐 전구인데도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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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의 경우 기본적으로 이 기능을 탑재하도록 강제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설치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싼타페, 쏘렌토R, 모하비, 베라크루즈 등에 설치돼 있었으며, 그밖에 일부 차종에도 장착되어 있다.

이 기능을 작동시키는 방법은 차종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시동을 켜고 헤드램프를 켠 뒤 차 앞 유리 워셔를 작동시키면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반적인’방법일 뿐 어떤 제조사는 하이빔을 켜고 와이퍼 속도를 조절하는 등 조건을 맞춰야 작동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내 차에 헤드램프와 셔 기능이 있다면 자동차 매뉴얼을 참고하자.

일부 운전자들은 이 기능에 대해 “별로 쓸모없어요. 쓸 일이 얼마나 있다고…”하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하는데, 겨울을 기준으로 봤을 때 폭설이 내려 자동차에 눈이 많이 쌓이는 경우 전조등 빛을 가려 위험할 수도 있다. 특히 야간에는 이러한 점으로 인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정말 위급한 상황이라면 헤드램프워셔 기능이 생명의 동아줄이 되지 않을까?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 쓸모 있는 것들이다. 단지 지금 당장 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 없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다. 이 기능은 앞서 언급한 상황에 사용하라고 제조사에서 넣어놓은 안전장치다. 단지 헤드라이트가 안 보일 정도로 더러워지거나 폭설로 제 기능을 못할 경우에만 사용하는 등 사용빈도가 낮다고 해서 쓸모없는 기능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이 기능에 대해 알고 있는 운전자라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초보 운전자면서 자동차에 마련된 여러 기능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라면, 이번 기회에 자동차에 적용된 기능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안전운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앞으로 봄이 올 때까지 3개월 정도 남았다. 그동안 폭설이 내릴 수도 있다. 만약 이 기능이 있는 자동차를 소유한 운전자라면, 한 번쯤 사용해 보는 것도 경험상 좋지 않을까?

워셔액은 앞 유리에만 나오나? ‘여기’도 나와요!

글 / 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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