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한적한 왕복 4차선 도로를 지나가던 후배는 한 차선만 남기고 죄다 먹어 치운 공사현장과 불법 주차를 피해 중앙선 침범을 했다. 이때 주변에 널브러진 대못이 타이어에 박혀 펑크가 났다.

후배는 차에서 내려 상태를 확인 한 뒤 공사 관계자에게 항의를 하자 “죄송합니다 타이어 변상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받고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서 콧노래를 부르며 가던 길을 갈 수도 있지만, 후배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중앙선 넘어가면 불법인데, 막 넘어가도 괜찮을까? 그러다 정면 추돌 사고라도 나면 덤터기 쓰기 딱 좋은데!”

실제 며칠 전 아는 후배가 경험한 사고다. 다행히 한적한 도로였기 때문에 타이어 펑크와 지각으로 끝났지만, 우리 주변에서 건축공사, 도로공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도로 일부를 날름 먹어 치운 공사 현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왕복 6차선, 4차선 도로라면 옆으로 비켜가면 큰 문제가 없지만, 왕복 2차선 도로처럼 좁은 길은 어쩔 수 없이 중앙선을 넘어가야 한다.

이때문에 공사장 측에서 교통 수신호를 도와주는 사람이 간혹 서 있기는 하지만 차량 흐름에 관계없이 대충 보내다 보니 답답해서 먼저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진다.

사실 교통정리를 위해 보조 인력을 세우는 경우는 양반이다. 수많은 공사 현장은 이마저도 세우지 않아 운전자들의 눈치 센스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법은 좋은데 실제 적용하면 복잡해진다.

도로법을 살펴보면 공사 등 여러 이유로 도로 일부를 점거해야 할 경우, 해당 도로를 관리하는 기관 또는 지자체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관련 법안으로 도로법 제6장, 도로법 시행령 제55조 등이 있다.

하지만 허가를 받을 시 최소한 한 차선을 남겨 놔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며, 일부 지자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보행자와 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가능하다.”라고 한다. 애매하기는 하지만 상황에 맞게 대처한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운전자가 정상적인 진행을 할 수 없어 중앙선을 침범했을 경우 과연 불법일까?

정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불법이 아니다.

도로교통법 3장에 따르면 ‘도로 폭이 충분하지 않아 정상적인 운행이 힘들 경우 예외로 한다.’라고 명시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통행이 힘들어 중앙선을 침범하다 다른 차량과 교통사고를 냈다면, 중앙선 침범이 아닌 다른 사유로 처벌을 검토하게 된다. 즉, 중앙선 침범에 따른 100% 운전자 과실이 아니라, 마주 오는 차량이 방어 운전을 할 수 있었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과실 여부를 따지기 시작하면 상당히 복잡해지는 내용이다.

예시 사진 / KBS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한 지방법원에서 작년 2월 도로 점거 차량을 피해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혐의가 아닌 ‘무죄’를 선고했다. 이 경우 중앙선 침범을 정상 운행으로 판단했고, 반대편에서 오는 운전자가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점을 무죄 선고 원인으로 봤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도로포장공사를 피해 중앙선은 넘은 운전자에게 100% 과실이 아닌 70% 과실 판결을 내린 바 있기도 하다.

하지만 충분히 지날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선을 침범했을 경우는 예외 없이 불법이다. 또한 중앙선 침범 예외 사항을 악용하여 보험 사기를 시도하는 사례가 간혹 있는데, 요즘은 블랙박스 장착 차량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검거된다고 하니 혹시 시도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뜯어말리자.

예시 사진 / 중부일보

모든 공사 현장에서 지자체의 허가를 받고 공사를 진행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해마다 지역 신문에는 불법 도로 점거로 인한 교통 정체와 사고 위험을 지적하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으나, 단속 인력 부족으로 원활한 도로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는 답변만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에서 정리한 불법 도로 점거에 대한 법안을 조사해본 결과, 도로법 제72조에 따라 도로 불법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징수하며, 도로법 제117조에 따라 최대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도로법 제114조에 따라 허가 없이 도로공사를 할 경우 최대 2,000만 원 벌금이나 징역 2년 이하에 처하도록 되어있다.

관련 처벌 조항만 해도 여러 가지인 점을 고려한다면 불법 도로 점거를 질 나쁜 죄목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넓은 도로보다 좁은 도로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도로 점거는 교통 흐름에 있어 상당한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때문에 입법부와 정부에서는 관련 법안을 만들어 도로 위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부천 미래신문

하지만 인적이 드문 도로 또는 일부 공사 현장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도로를 점거 한 뒤 마음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공무원들이 와서 빨리 단속했으면 하는데!” 하고 볼멘소리를 내지만, 인력 부족 및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출동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일 필요가 있으나, 곧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공사 현장에서는 허가 받았다 할지라도 반드시 교통 통제를 담당 인력을 배치해 사고 위험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운전자들은 중앙선 침범 후 진행을 할 때 반드시 주변을 살피며 사고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마주 오는 운전자 또한 공사 현장 등을 발견했다면 반드시 시야 확보를 통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법 도로 점거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지자체에 연락하여 불법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안타깝지만 좋은 법안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은 현재, 우리의 안전은 우리가 지켜야 하니 말이다.

떡 하니 길 막는 공사 현장, 운전자만 고생하는 현실

글 / 다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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