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같은 지루한 일상, 출퇴근을 하며 만나는 형형색색 도로 위 자동차들은 무미건조한 캔버스에 화사한 그림 하나를 그리듯 나름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지루함을 달래며 자동차들을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동차 번호판을 보게 되는데 간혹 7777, 1000 등 특이한 번호판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며 “저런 번호판은 어떻게 뽑았을까?”하는 궁금증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한다.

일반 운전자들이라면 10가지 번호 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번호판들을 쉽게 얻기 위해 부정한 방법이 동원된다고 한다.

과연 어떤 방법을 통해 이 번호판들이 도로위에 등장하게 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자동차 번호판은 정식으로 발급받기 전 임시 번호판을 부착한 상태로 유효기간이 10일이다. 만약 날짜를 넘기게 되면 넘긴 이후 10일까지 5만 원, 10일 이후 하루에 1만 원씩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러한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정식 자동차 번호판을 발급받아야 한다.

자동차 번호판은 자동차 등록령에 따라 ‘자동차 신규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면 나오는 무작위 추첨 된 10가지 자동차 등록번호 중 마음에 드는 번호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즉, 지역과 차량 종류와 무관하게 특정 번호판을 고를 수 있다.

그런데, 이 황금 번호판을 강남 지역을 누비는 고급 수입차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인지 아리송하게 만든다. 국토교통부가 박성중 의원실에 제출한 3년간 자동차 번호판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 숫자로 이루어졌거나 ‘0’이 3개 이상 포함된 자동차 번호판은 전국적으로 27,000대에 이르며 지역과 차종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산차에 적용된 특이 번호판보다 고급 수입차에 적용된 특이 번호판 비율이 상당히 높았는데, 벤츠를 비롯하여 랜드로버 포르쉐,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을 합쳐 약 4천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형적인 비율로 황금 번호판이 존재할 수 있게 된 주요 원인은 현금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주가 일명 ‘포커 번호’로 불리는 황금 번호판을 원한다면 자동차 딜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 50만 원 ~ 300만 원 사이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일부 자동차 딜러들에 따르면 “황금 번호판은 신청하는 것이 아니고 구매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 자동차 등록사업소 소장 또는 과장 등 관계와 딜러들 사이의 유착관계를 예로 들었다.

구청 자동차 등록사업소 관계자가 높은 직급으로 은퇴를 한 뒤 등록 대행업체를 차리게 되는데, 이때 대행업체 사장과 자동차 등록사업소 직원은 선후배 사이로 엮이게 되어 황금 번호판을 얻기 수월해진다고 한다. 한 언론에 따르면 황금 번호판을 건네준 대가로 판매대금의 20~30%를 직원에게 챙겨주는 사례가 일부 지역에서 관행처럼 굳어져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구청에서 추첨 없이 대행업체에 황금번호를 직접 등록해주고 있었으며 대행업체가 말소된 황금번호를 미리 조사하여 실무 담당자에게 귀띔해주어 다시 얻어 간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공무원과 업체 사이의 유착관계로 인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수배 번호 등 범죄에 사용된 전적이 있는 차량번호도 국토부 검증 없이 바로 재발급 가능하다는 허점이 있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이슈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속에 대한 법령조차 없으며 최근 5년 동안 이와 관련된 수사 내용은 한 건도 없다. 단지 해당 문제가 잠잠해지면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들어 과거 사례가 반복되고 있었다.

다행이 이번 문제가 최근 이슈화 된 이후 예전처럼 쉽게 얻을 수 없게 된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제도적 보완 없이는 이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자동차 번호판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기 좋고 외우기 쉬운, 과시 용일뿐이며 이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특이하네.”와 같은 무미건조한 반응만이 나올 뿐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이어져온 공무원과 업체 간 유착관계 문화가 2017년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한 공정함을 해치는 결과를 낳고 있어 우리 사회 곳곳이 아직도 적폐의 뿌리가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정부 담당 부처와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빠른 법 개정을 진행하여 올바르고 공정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시 황금 번호판을 구매한 차주라면 본인의 행동이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며 사회 병폐를 위해 일조했음을 기억하자.

7777, 1000. 황금 번호판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글 / 다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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