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국내 지자체에서는 어린이 통학차량에 대한 안전교육 및 차량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도 법을 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린이들을 탑승시킨 후 학교 및 학원으로 통학을 시킨 사례가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만 하더라도 안전교육 미수료 적발 건수가 279건에 달하며 통학버스 미신고 27건, 승하차 보호기 고장 52건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월 7일 광주의 모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30분간 7세 여아가 갇혀있던 사건이 있었으며 작년 8월 여수의 한 어린이집에 도착한 2살 유아가 어린이집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례가 있어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안전사고와 안전 수칙 미준수 사례가 끊임없이 일어나자 일부 단체들은 미국형 스쿨버스 도입 또는 그에 준하는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어떤 이유로 미국형 스쿨버스와 안전 수칙 도입을 요구하는 것인지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미국의 통학을 위한 스쿨버스 역사는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농촌지역에서는 통학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벤치 타입 차량을 운영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키드 핵(Kid Hack)’으로 불렀으며 여기서 ‘핵(Hack)’은 운송 목적의 마차 또는 택시 (Taxicab)을 의미한다.

이후 ‘Horseless Carriage(말 없는 탈것)’으로 스쿨버스를 지칭하는 용어가 변경되었고 대표적인 차량으로 1927년 생산된 ‘블루버드 1호’가 있다. 이 차량은 포드 ‘T 모델’ 프레임 위에 통학버스용 패널이 탑재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악천후를 피하기 위해 간단한 천막이 씌워졌으나 블루버드 1호 이후 제대로 된 지붕이 설치되었으며 창문으로 비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커튼이 설치되었다.

1930년대 이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국식 스쿨버스 디자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차량으로 ‘크라운 코치 사’의 스쿨버스가 있다.

당시 이 스쿨버스에 최초로 철제 프레임이 적용되었으며 유리창문이 설치되었고, 43인승 ~ 76인승 규모로 제작하여 많은 학생들을 태울 수 있도록 했다.

좁은 도로는 쉐보레 밴 등이 스쿨버스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미국의 베이비 붐 시대인 1960년대 이후 90인승 이상 스쿨버스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농어촌 지역 좁은 도로 운행을 위해 쉐보레 밴, GMC 핸디 밴, 닷지 A100 등 소규모 스쿨버스를 운영하기도했다.

1970년대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전장치가 버스에 대거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학생들이 내릴 때 주변 운전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전조등이 설치되었으며 일반 차량과 충돌 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강철 패널을 추가하여 차량 충돌을 이겨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비상시 탈출할 수 있도록 비상탈출구를 설치했으며 차량 전복시 탑승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 골격을 강화하여 최대한 손상되지 않도록 보강했다.

포드 B700

그밖에 1980년대 이후 연비 및 출력 향상을 위해 디젤엔진이 폭넓게 적용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로 들어서 3점 안전벨트가 적용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최대한 학생들을 많이 태워 통학 측면에 있어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학생들에 대한 안전을 우선시한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39년 스쿨버스 표준이 처음 정해진 이후 각 주는 스쿨버스만큼은 다른 규정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만들어지게끔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반 스쿨버스와 달리 미국의 스쿨버스는 상당히 길기 때문에 여러 곳에 사각지대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버스에서 내리는 학생이 근처를 지나가는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스쿨버스 운전자 또한 주변 차량을 확인하기 어려워 잠재적인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이러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마련해놓고 있다.

강화 스틸 프레임

강철 판넬이 장갑차처럼 포함되어있다.

스쿨버스는 일반 차량보다 엄격한 기준하에 제작된다. 특히 장갑차와 동일한 강철 소재를 사용하여 차량 충돌 및 전복사고에도 학생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제작하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시야 확보

버스 운전사가 운전중이거나 학생 승하차 도중 주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주변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사이드 미러가 설치된다. 이 사이드미러는 일반 차량에 설치되는 것보다 더 넓게 볼 수 있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차량 색상

스쿨버스의 색은 1939년부터 노란색으로 정해져있는데, 이른 아침이나 악천후 속에서 주변 운전자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시인성을 높히기 위함이다. 또한 야간 주행 중 주변 운전자들이 스쿨버스를 잘 볼 수 있도록 재귀 반사테이프를 붙인다.

카메라 불빛에 반사된 재귀 반사식 테이프

이 재귀반사테이프를 통해 주변 운전자들은 스쿨버스의 길이, 차폭, 차고를 알 수 있게 되며 특히 비상 탈출구에도 이 재귀반사테이프가 부착되어있어 위급상황시 구조활동을 도울 수 있도록 했다.

강력한 교통 법규

미국은 1940년대 중반부터 학생 승하차시 주변 운전자들이 멈추도록 하는 교통법규를 제정해 놓았다. 이는 학생들이 승하차시 주변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과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아 위험으로부터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 주의 운전면허증 시험 문제집 첫장은 대부분 스쿨버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스쿨버스가 정차하면 양방향 차량모두 멀리 떨어져서 정차해야 하며 왕복6차선 이상일 경우 반대차선은 3차선부터 서행으로 통과하도록 규정되어있다.

만약 스쿨버스에 대한 정차위반을 할경우 250~2,000달러(30만~230만 원)의 벌금과 함게 교통법규 교육 프로그램임 ‘트래픽 스쿨’ 교육이수가 추가된다.

특히 뉴욕시의 경우 첫 위반은 250달러와 함게 벌점 5점, 3년이내 다시 적발되면 최소 600달러(70만원)벌금을 내야하며 3번 적발되면 최대 1,000달러(115만원) 벌금에 최소 6개월 면허정지된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이러한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도주하는 차량을 끝까지 적발하기 위해 스쿨버스 정차시 스쿨버스 외부에 설치된 교통단속 CCTV가 작동된다.

엄격한 운전기사 자격 기준

스쿨버스 운전사가 되려면 지원자는 범죄기록이 없어야하며 특히 성범죄 이력이 있다면 100% 탈락된다. 게다가 일부 주에서는 마약소지 및 투여 여부 검사까지 하고 있다.

그만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해놓은 제도적 장치라 볼 수 있다.

스쿨버스 신호

미국 스쿨버스에 적용된 신호들은 1946년 버지니아에서 처음 적용되었다. 당시 조명장치가 경고등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빨간색 등을 사용했으며 버스 앞뒤로 장착되었다.

1950년대에는 차량 정차시 ‘멈춤 표지판’이 튀어나오도록 하는 장치가 추가되었으며 1968년 이후 ‘연방 자동차 안전 표준 108호(FMVSS 108)’가 통과되면서 주황색 경고등이 추가로 설치되었다.

이를 통해 스쿨버스에는 총 8개의 경고등이 장착되었고, 그 밖에 악천후시 스쿨버스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 깜빡이는 경광등이 설치되었다.

안전장치

스쿨버스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장치가 마련되어있다. 우선, 비상시 대피를 위해 창문이 아닌 전용 탈출구를 차량 후면과 지붕에 설치했다. 경우에 따라 최대 8개의 비상구가 마련된 스쿨버스가 있다.

그리고 보행자가 스쿨버스 운전자 시야에 보이지 않아 인명피해가 나지 않도록 버스 출입구 근처에 저지봉이 설치되어있다. 버스가 멈추면 이 저지봉이 내려오게 되고, 보행자들은 이를 보고 멈춰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차량에 탑승한 학생들의 행동 파악 및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CCTV가 설치되었다. 이 CCTV는 특히 스쿨버스와 주변 운전자들 사이에 지켜야 할 규정을 어겼을 경우 신고 증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안전벨트의 경우 과거 2점 식 벨트가 설치되었으나 요즘은 3점 식 안전벨트로 변경되어 안전성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일부 스쿨버스는 안전벨트가 설치되지 않아 차량만 안전하고 탑승객이 위험하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좌석은 교통사고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좌석 간 간격 및 시트 디자인을 특별히 설계했다. 이를 두고 ‘좌석 간 구획화’라고 하며 차량 충돌 시 충격을 경감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처럼 미국은 스쿨버스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상당히 까다로운 규정을 정해놓고 있다. 덕분에 1억 km 주행 시 사망률은 승용차 0.94명, 스쿨버스 0.01명으로 일반 차량보다 94배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여담으로 미국형 스쿨버스의 디자인은 장갑차 제작회사인 ‘오쉬코시’에서 만든 것으로 40년 전 디자인이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리벳으로 엉성하게 제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갑차와 맞먹는 강성을 지니고 있다.

충돌 테스트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차량 앞부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부서진 곳이 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하지만 탑승한 마네킹은 춤추는 풍선같이 차량 실내에서 이리저리 튀는 모습을 보여 안전벨트 설치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스쿨버스를 살펴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튼튼하며 각종 안전장치가 부착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안전만큼은 과할 정도로 갖춰놓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 교통안전 의식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안전교육 이수 미준수, 자격증 미준수, 안전장치 설비 불량 등 각종 문제가 산재해있다. 앞으로 정부는 교통 및 차량 안전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 규정을 제정하여 경각심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특성상 미국과 같은 큰 스쿨버스를 만들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을 태우고 다니는 학원 승합차량과 버스 등에 대해 미국 만큼이나 강한 규정이 제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정부 주도로 한국형 스쿨버스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면 미국 기준을 참고하여 미래의 새싹들이 안심하고 등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새싹들을 지키는 힘센 스쿨버스 이야기

글/ 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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