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규정속도를 잘 지키며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차가 급발진 한다면? 당연히 브레이크, 급제동을 위한 온갖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런데도 자동차가 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누군가에게 일어났다.

지난 1일 오후 6시 20분쯤 전남 순천에서 가장 혼잡한 연향동 고용안정센터에서 조은프라자 앞까지 450여m를 굉음과 함께 질주하며 13중 추돌사고를 일으킨 택시 운전사 김모(63)씨의 상황이다. 도심을 달리던 전기 택시가 다른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박은 사고와 관련해 김씨는 “너무나 명백한 급발진”이라며 말했다.

김씨는 개인택시 25년 운행 등 35년 동안 영업용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 그는 “순천버스터미널에서 여성 승객을 태우고 10분 정도 주행하고 있었는데 차가 느닷없이 시속 100㎞ 이상의 속도를 내고 앞으로 쌩하고 나갔다”

“브레이크를 밟고, 사이드 브레이크 버튼도 계속 눌렀는데도 소용이 없어 시동을 껐지만 아무런 작동도 되지 않았다”. 차량 충돌 방지시스템 기능도 무용지물이었다고 했다. 택시 내부 블랙박스 영상에는 교차로 근처에서 갑자기 차량 속도가 오르자 “워메 워메, 뭐냐” 하며 당황하는 김씨의 목소리와 비명을 지르는 승객의 음성이 담겨 있었다.

전기차가 급발진한 원인은?

김씨의 택시는 5100여만원짜리 현대 아이오닉 5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였다. 지난 8월 1일 출시돼 차량 번호판을 단 후 8월 3일부터 운행해 겨우 2개월이 지났다. 김씨는 “다행히 핸들은 조작이 돼 최대한 차량들 사이로 지나갔다”고 했다.

불과 3달 전에는 전북 익산에서 아이오닉 EV의 급발진으로 주장하는 피해 사례도 있었다. 몇 개월째 간헐적으로 급발진 의심 증상을 겪었다는 피해 차주는 최근 30~40km/h으로 서행 중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90km/h까지 가속되는 현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차량 점검을 받았지만 “전자파로 인한 오작동이 원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전기차가 수많은 전장 장비들로 뒤얽힌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장비들에서 뿜어 나오는 전자기파는 급발진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노이즈로 꼽힌다. 전기차 급발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가속이 되는 건 구동 모터의 제어시스템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신호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가 말하는 노이즈는 일종의 전파 장애로 볼 수 있는데, 잘못된 시그널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기차의 신호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전기차도 잘못된 신호가 입력되면 내연기관 차량처럼 급발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조사들의 예방대책은?

제조사들은 ‘페일 세이프 시스템(일부 장치에서 결함이 발생해도 이에 따른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장치)’을 적용하는 등 차량 내 안전 장치 개발을 통해 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부 노이즈를 100% 잡는 것은 불가능해 기술을 통해 문제 발생을 차단하는 것이다.

또한 완성차 업계에서는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차폐(Electromagnetic InterferenceShielding, EMI shielding)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차폐의 목적은 차량의 전장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반사하거나 흡수해 전자기기 고유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는 전기 신호의 노이즈가 발생할 경우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고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터 한마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만 발생하던 급발진 문제가 전기차에서 대두되고 있다. 좀 더 나은 기술이라고 평가받는 전기차에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분명 개선되어야 할 문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를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 생각하고 대응해야 된다고 말한다.

가전제품도 구매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작동하거나 오작동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대입하면 쉽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전기차는 너무 비싼 가전제품이고,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때문에, 각 제조사의 지속적인 예방 대책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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