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변화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을 향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100년이 넘는 전통과 함께 발전해 온 내연기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낡고 오래된 엔진을 장착한 탓에 규제에서 내몰리고 있는 존재, 우리의 클래식카는 무기력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올드카로 살아남는 법

여전히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올드카를 사랑한다. 획일화되고 있는 현대 도로에서 느낄 수 없는 디자인, 가족 대대로 물려받는 추억, 그리고 수동 기어와 물리버튼이 주는 레트로 감성 등등. 꾸준한 수요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만들기 마련이기에 자동차 업계에도 이러한 연유로 ‘EV 컨버전’이라는 새로운 기술 흐름이 발원하고 있다. 

EV 컨버전(Conversion)이란 일렉트릭 모드(Electric Modification) 즉, 기존 클래식 내연기관의 외형에 엔진을 탈거하고 전기모터와 배터리, 현대적 인테리어를 접목시키는 작업이다.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 모델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EV 컨버전 그래서 누가 해주는데?

Zelectric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EV 컨버전 스타트업이 성행하고 있다. 대표적 예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Zelectric Motors와 런던 기반의 Charge Cars. 최근 Zelectric 모터스에서 판매된 1968년식 Porsche 912 모델의 경우 LG화학과 테슬라의 드라이브 유닛을 사용했는데, 독자적으로 배터리와 모터를 생산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은 주로 이러한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Zelectric 모터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모델 S를 전부 분해해 P85 모터를 공수했고, LG화학으로부터 120mi range (32kWh)의 커스텀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이를 통해 클래식카의 주행성능 또한 대폭 향상되는 효과를 발휘하는데, 제로백은 13.5초에서 2.6초로, HP는 90마력에서 300마력으로 향상되었다. 

Charge cars
Charge cars

런던의 Charge Cars는 1960’s 머스탱 모델의 디자인 라이선스를 취득해 자체적으로 전기 머스탱을 생산한다. 윌리엄스 F1과 맥라렌, 랜드로버 등 영국 유수 기업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클래식카 산업을 재정의 하고자 모인 Charge Cars는 럭셔리 전기 클래식카를 지향한다. 자체 개발한 EV 섀시와 파워 트레인에 보디 패널과 최신식 인테리어, UX/UI 디자인을 덧입히고 4-Poster Rig(서스펜션 최적화 시스템), ABS(브레이크 자동화 시스템), 첨단 라이트닝 기술 등을 구현해 E-머스탱을 개발한다. 이렇게 재해석된 E-머스탱의 가격은 35만 파운드(약 5억 5천만 원)부터 시작하며 1회 충전거리 322km와 최대출력 400kW의 스펙으로 100km/h를 단 4초 만에 주파하는데, 이는 지난 60여 년간 생산된 그 어떤 머스탱보다도 빠른 기록이라는 게 Charge Cars의 설명이다.

MINI

스타트업뿐만 아니다. MINI도 EV 컨버전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 미니의 Recharged 프로젝트는 1959년부터 2000년까지 생산된 클래식 MINI를 대상으로 한다. 주목할 점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다시 내연기관으로의 재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MINI는 컨버전 과정에서 탈거된 엔진과 파워 트레인을 처분하지 않고 상세 기록 및 보관하여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앞서 소개한 Zelectric도 유사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사이의 자유로운 전환이, 전문가 사이에서 미래 클래식카의 정체성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클래식 MINI는 프로젝트를 통해 출력 90kW의 전기모터와 한번 충전에 160km를 주행할 수 있는 6.6kW 배터리를 탑재하게 된다. 무엇보다 소비자는 컨버전 MINI에 대해 따로 행정적 등록을 할 필요가 없고 옥스퍼드 street, 런던의 피커딜리 서커스와 같은 탄소 배출 제한구역을 주행함에 있어 사전에 환경세(environmental tax)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현대자동차

한국에서는 라라클래식이 국내 올드카 모델을 활용해 EV 컨버전 사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상황은 열악하다.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튜닝에 관한 규제 완화와 인증 절차의 간소화가 선행되지 못하고, 완성차에 대한 정확한 검증 기준마저 미흡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국내 시장 또한 EV 컨버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 현대자동차의 포니 EV와 그랜저 헤리티지 모델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역사의 계승인 동시에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한 방향으로써 EV 컨버전을 제시해 그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로 꼽힌다. 

에디터 한마디

시장에서 클래식카의 EV 컨버전이 활발한 이유 중 하나는 작업 난이도를 들 수 있다. 클래식카가 현대의 자동차와는 달리 전기차로 컨버전이 수월한 이유는 전자 부품이 적고 트랜스미션과 파워트레인 등의 기술적 장치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있고 전기차만이 가져다주는 무해함도 있다.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자동차를 사랑하는 한 소비자로서 건강한 미래를 누리기 위해서 갖춰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EV 컨버전, 현대 기술과 전통 가치의 결합으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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