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전기차 보조금 체계 개편 추진한다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 여부 등으로 국산차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여
국산, 수입 편가르기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 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수입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줄이고 국산 전기차는 늘리는 방향이어서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에 유리할 전망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국산 차량이 미국 시장에서 세제 혜택을 못 받게 되자, 국내 보조금 정책도 한국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도 개편안의 핵심은 내년부터 직영 서비스센터·부품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여부 등을 따지는 기준을 새로 만들고 이에 따라 최대 250만원의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이다. 즉, 직영 서비스센터를 갖고 있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사와 달리, 딜러사가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수입차의 경우는 보조금이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 국고 보조금 자체도 줄어든다. 올해의 경우 기준에 따라 최대 7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최대 680만원으로 20만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준이 되는 차량 가격을 상향해 보조금 수혜를 받는 대상을 더욱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올해까지는 전기차 가격이 5500만원 미만일 경우에만 연비와 주행거리 등에 따라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었다. 5500만원 이상부터 8500만원 미만 차량에는 50%의 보조금만 지급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전액 보조금 기준이 되는 전기차 가격을 5700만원 미만으로 올해 보다 200만원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글] 박재희 에디터

이번 제도 개편안을 통해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운영하는 A/S센터는 전국 1300여 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과 더불어 현대차에게 유리한 점은 또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차량 외부로 220V 일반 전원을 공급해 주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있는 전기차에도 각각 1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키로 한 것이다. V2L의 경우 현재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에만 적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자연스럽게 테슬라 등 수입 전기차 브랜드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직영 A/S 센터가 용인 등에 있지만 전국 10여 곳 센터 중 대부분은 타 브랜드에 위탁 운영을 맡기고 있다. 타 수입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딜러사에 판매·사후 관리를 맡기고 있어 직영 A/S 센터는 없는 상황이다.

국산차 업계에선 정부의 이 같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개선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피하면서도 국내 전기차를 조금 더 우대할 수 있는 영리한 접근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수입차는 당연히 의견이 다르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 업체에 유리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내놓은 데 따른 맞대응으로 풀이되나 수입차와 국산차 ‘편가르기식’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내년부터 수입차를 사는 소비자들은 보조금을 현행 대비 절반만 받게 된다. 또한 제도 개편에 대응할 시간도 없이 당장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하니 억울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V2L 신규 보조금을 두고도 특정 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의견 수렴 및 협의 후 내년 1월 중 확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보조금을 무기로 자국 전기차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왔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보조금 체계가 개편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업계와 소비자들 모두가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만큼 현명하고 올바른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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