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테슬라 표시광고법· 전자상거래법 위반 제재
미국에서 ‘최대치’가 한국에서는 ‘최대치 이상’
전기차 주문 취소 소비자에게 위약금 징수

과징금만 28억이 넘는다. 공정거래워원회는 오늘(3일) 법 위반 행위를 저지른 테슬라 코리아 유한회사와 테슬라인코퍼레이티드(이하 테슬라)에 대해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해 시정 명령, 과징금 28억 5천 2백만 원 및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그동안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 슈퍼차저 성능, 연료비 절감 금액 등에 대해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소비자의 주문 취소를 방해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내려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위의 두 회사는 미국 본사인 테슬라가 국내에 설립한 판매 법인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선 테슬라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에 공동 책임이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글] 배영대 에디터

첫 번째 위반 행위는 ‘주행거리’였다. 테슬라는 “1회 충전으로 528km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광고해 어떤 조건에서는 해당 거리만큼 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해당 수치는 최대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한 ‘인증 주행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 멀리 주행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와 산업부 인증 거리는 상온(20~30°C)에서 도심과 고속도로 1회 충전 최대 주행 거리를 측정한 후 도심 55%, 고속 45%의 가중치를 적용해 복합 주행 거리를 산출한다. 그러나 광고보다 더 멀리 주행이 가능한 경우는 통상 상온·도심 조건만 가능하고, 다른 대부분 주행 조건에서는 광고보다 주행거리가 짧았다. 특히 저온·도심에서는 주행 거리가 광고보다 최대 5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에 출시된 모델 3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1회 충전으로 446km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광고했지만, 저온·도심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20.7km로 광고(상온·복합)상 주행 가능 거리의 49.5%에 불과했다.

두 번째는 놀랍게도 슈퍼차저 관련이었다. 공정위는 슈퍼차저 충전 성능도 과장된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슈퍼차저의 종류, 시험 조건 등을 밝히지 않고 “슈퍼차저로 30분(또는 15분) 내에 최대 247km 충전”이 가능하다고 광고했다.

테슬라는 슈퍼차저 V3로 실험한 충전 성능을 광고했지만, 슈퍼차저 V2로는 이와 동일한 성능이 발휘되기 어려웠다. 실제로 테슬라 전용 초급속 충전기는 슈퍼차저 V2와 V3가 있고 최대 충전 속도는 시간당 V2는 120킬로와트(kW), V3는 250kW로, V3가 V2보다 2배 이상 빠르다.

공정위는 광고의 시점에 주목했다. 광고가 시작된 지난 2019년 8월 16일, 이때 국내에는 슈퍼차저 V2 만 국내에 설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광고 속 슈퍼차저 V3는 2021년 3월 31일 이후에 설치되었다. 이후 2021년 10월 기준 국내에 슈퍼차저 V2는 180개, V3는 137개가 설치되었다. 공정위는 슈퍼차저 V3가 설치된 이후에도 소비자들은 슈퍼차저 V3 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행 경로나 주변 충전 인프라 등을 감안하여 슈퍼차저 V2 또는 V3를 선택적으로 이용하여 충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봤다.

또한 충전 효율이 높은 최적의 조건에서 실시된 실험 결과이므로, 공정위는 일상적인 충전 환경에서는 테슬라가 광고한 충전 성능이 발휘되기 어려워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특히 테슬라는 배터리 사용 최적화를 위해 소비자에게 20%의 배터리 충전상 태를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배터리가 20% 충전된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하는 경우 슈퍼차저 V2, V3 모두 광고된 성능을 충족하는 경우가 없었다.

아울러 슈퍼차저의 종류, 외부 기온, 배터리의 충전 상태 등에 따라 충전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누락한 것만으로도 기만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테슬라는 연료비 절감 금액에 대해서도 위반 행위를 했다. 테슬라는 충전 비용을 킬로와트시(kWh) 당 135.53원으로 가정하고 “향후 5년간 예상되는 연료비 절감 500만 원, 4천 979만 원(연료비 절감 후), 5천 479만 원(연료비 절감 전)” 등으로 주문 과정에서 연료비 절감 금액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 광고했다.

문제는 기준 시점이나 부가적인 설명 없이 전국 평균 충전비용을 kWh 당 135.53원으로 가정해 연료비 절감 금액 및 전․후 차량 가격을 구체적인 수치로 기재하여 테슬라가 광고한 것이다. 그러나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개 충전사업자의 kWh 당 평균 충전요금은 2020년 7월~2021년 6월 기간 동안 완속 191.7원, 급속 255.3원으로, 테슬라가 가정한 충전비용(135.53원)보다 완속은 41.4%, 급속은 88.3%가 높았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충전비용이 충전기 공급자, 충전 속도, 정부의 가격 할인 정책 등에 따라 그 차이가 매우 크다는 사실도 누락했다. 실제로 전기차에 대한 한시적 특례 요금 제도는 2020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돼 2022년 7월부터는 완전히 폐지되었는데, 충전 비용이 최초 광고 당시(2019년 8월)에 비해 약 2배 상승했다.

수수료가 나도 모르게 위약금이 되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1월 30일부터 2021년 1월 16일까지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주문 수수료 10만 원을 결제하도록 한 후, 상품이 공급되기 전에 그 주문을 취소하면 수수료를 위약금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더구나 테슬라는 소비자 주문일로부터 1주일 후에야 차량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데, 그 1주일 내에 소비자가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주문 수수료를 돌려주지 않았다. 이러한 행위 때문에 소비자가 주문 취소를 주저하게 되어 법에 따라 보장되는 정당한 주문취소(청약철회)권 행사를 방해받았고,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온라인으로 주문 취소를 할 수 없게도 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소비자가 주문할 때는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하면서, 주문 취소를 할 때는 특정 번호로 연락하도록 안내하며 온라인으로 주문을 취소할 수 없게 했다.

테슬라의 이러한 행위로 주문을 취소하려는 소비자는 안내된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었고,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소비자의 상품 구매 단계별 화면에 주문취소의 기한, 방법, 효과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해당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려워 법적으로 보장받는 주문취소(청약철회)권을 행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테슬라는 온라인몰 초기 화면에 이용 약관을 제공하지 않고, 호스팅 서비스 제공자의 상호를 표시하지 않았으며, 공정위 홈페이지에 있는 사업자 정보 공개페이지를 연결하지 않았다. 이러한 행위 때문에 소비자가 사업자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 공정위는 이 행위를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를 통해 특정 조건에서 얻을 수 있는 성능·효과를 일반적인 성능인 것처럼 부풀려 광고하는 것은 법 위반 행위 임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고, 신뢰 가능한 소비 환경이 되려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감시, 제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제재를 받은 대상이 성실히 내용을 이행하는지도 감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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