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환경을 대한 관심, 또는 매력적인 혜택과 보조금 때문에 구입을 결심하고 여러 옵션을 맞추다 보면 순간 굉장히 거슬리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 HYUNDAI

일반 자동차가 달고 있는 흰색 번호판과 확연히 다른 파란색의 번호판은, 그 특유의 튀는 색상 때문에 자동차와 쉽게 어우러지지 못한다. 때문에 이색 저색 다 시도해보면서 최대한 어울리게 만들려 해도 파란색 전기차 번호판과 어울리는 색상은 당최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왜 전기자동차와 일반 자동차의 번호판을 굳이 나눈 것일까?

ⓒ 국토교통부

2017년 6월 9일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친환경 차량 사용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주기 위해 파란색의 번호판을 공개했다. 일반 자동차와 차별성을 둠으로써 주차료와 통행료 감면 대상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었다.

이러한 규정이 만들어진 지 3년이 지났다. 친환경 자동차 운전자의 편의성을 도모하겠다는 목적과는 다르게, 주차장에서 인식이 되지 않아 수십만 원의 연체료를 물게 된다거나 시인성이 떨어져 번호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불법 튜닝 번호판으로 오해를 받아 벌금을 문 사례도 있었다

ⓒ BMW

특히 색상과 디자인에 대한 불만과 비난이 제일 압도적이다. 번호판에 그려진 전기자동차 그림, 이탤릭체 ‘EV’글자, 태극 문양 배경 등의 난잡한 문양은, 잘 다듬어진 자동차 고유의 디자인을 해치고 있다.

ⓒ TESLA

전기차 번호판은 품격이 느껴지는 검은색 준대형 ‘테슬라 모델 S’를 순식간에 장난감 자동차처럼 만들어 버린다. 이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앞둔 일부 소비자들은, 이쁘지도 않은데 자동차의 품위까지 영향을 준다며 공공기관의 디자인 감각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 TESLA

빨간색이나 노란색 등의 유채색 계열과 조합시킬 경우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어울리는 색은 파란색 계통뿐이다. 전기차 번호판 특유의 색이, 색상 선택의 자유를 상당히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 AUDI

기능적인 면에서의 문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빛이 잘 반사되는 ‘재귀반사식 필름’을 부착하여 야간에는 일반 번호판보다 시인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주간에 도로 위에서 전기차 번호판을 보면 숫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파란색 바탕과 검은색 글씨의 조합은 시인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시범 운영을 했을 때 시인성이 좋았다는 정부의 평가와는 정 반대다.

이렇다 보니 굳이 전기차 번호판에 차별성을 두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문제가 한국만의 문제인지 다른 국가의 전기차 번호판을 알아보도록 하자.

ⓒ Wikipedia cc0

유럽의 경우 일반 번호판에 전기차임을 표시하는 ‘E’마크를 추가적으로 표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의 번호판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눈에 띄거나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확실한 구분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Wikipedia cc0

한국보다 촌스러운 디자인도 있다. 중국은 유럽처럼 ‘D’와 ‘F’ 등의 마크를 추가적으로 표기하면서 자가용 전기차 번호판은 녹색 그라데이션 디자인, 사업용 전기차 번호판은 노란색과 녹색을 합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친환경을 상징하는 녹색이지만, 오히려 과거 한국의 녹색 번호판처럼 칙칙한 느낌을 준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 Wikipedia cc0

미국은 각 주마다 번호판의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전기차 번호판에 차별성을 두지 않았다. 대신 숫자와 문자를 자유롭게 새길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번호로 전기차 오너임을 과시하기도 한다.

ⓒ Wikipedia cc0

아무런 차별화 없이 일반 번호판을 사용하는 국가도 있다. 바로 일본이다. 전기차는 승용차와 같은 ‘3넘버’, 소형 전기차는 경차와 같은 ‘5넘버’로 분류된다.

물론 변화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국토교통성에서 전기 자동차의 차별화를 위해 녹색의 번호판을 추진했지만, 자동차 번호 판독이 힘들다는 경찰청의 의견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 규칙을 깨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 특유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에디터 한마디

PORSHE

전기차 번호판은 각종 혜택과 위변조 방지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고려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차별화 자체는 매우 괜찮은 규정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유럽처럼 큰 변화 없이 무난한 디자인을 가졌다면 어땠을지 조금 아쉬운 마음이 생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비해, 제도적인 문제와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전기차를 내 개성에 맞춰 맘 놓고 편하게 살 수 있는 때가 올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다 된 디자인에 재 뿌리네” 따로 노는 전기차 번호판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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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관련 문의 : dw.han@dkgear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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