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현대자동차가 일본 공식 트위터 계정(이하 현대 재팬)을 개설했다. 지난 2009년 일본 시장 철수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Hyundai Japan’이라는 닉네임으로 개설된 이 트위터는 이날 일본 여러분 안녕하세요!, 현대 재팬 공식 계정입니다. 이 계정은 현대의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말로 ‘첫 트윗’을 남겼다.

첫 트윗과 계정의 헤더 이미지(메인 이미지) 속에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모델 넥쏘의 이미지가 걸려 있었다.

희망하는 차량을 일주일 동안 시승차로 제공했던 이벤트 / ⓒ HYUNDAI

현대자동차는 2001년 한류 스타 배용준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나, 일본 수입차 시장 점유율 0.54%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당시 일본 매체는 현대자동차의 실패 요인으로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모델 라인업’을 손꼽았다. 현대자동차가 일본 시장에서 주력 차종으로 삼은 NF 쏘나타와 그랜저 TG는 열악한 일본의 주차 공간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현대 재팬이 남긴 인사말을 본 일본인들의 반응이 신선하다. 10년 전 일본을 떠나는 현대자동차를 조롱하고 비판했던 때와 다르다. 과연 지금의 현대자동차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 HYU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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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자동차는 지난 10년 동안 놀라운 발전과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혁신적인 디자인 변화와 성능 개선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YF 쏘나타의 ‘쏘나타 쇼크’에서부터 시작해, 2012년 WRC 복귀 선언 이후 2년 만에 독일 랠리 우승, 이상엽, 루크 동커볼케, 알버트 비어만 등 뛰어난 인재영입까지, 현대자동차의 지난 10년은 요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변화를 깐깐한 일본의 소비자들이 모를 리가 없다. 실제로 현대 재팬 인사말에 남겨진 일본인들의 코멘트를 살펴보면 현대자동차에 대한 기대치가 엄청나게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HYUNDAI

먼저 현대자동차의 재진출을 환영하는 코멘트의 경우, 다양한 현대자동차 모델의 일본 출시를 원한다는 의견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수입차로서의 메리트가 없다고 평가되던 10년 전과 달리, 디자인과 안전성을 호평하는 의견도 대다수였다.

ⓒ HYUNDAI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0년 전 현대자동차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안정성과 디자인 모두 많이 발전했습니다. 반대 의견도 많지만, 나는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다시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는 겁니까? 국산(일본) C 세그먼트(준중형) 가격이 200만 엔을 넘어선 지금, CN7 엘란트라(아반떼)150만 엔 정도로 출시되는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 HYUNDAI

신형 쏘나타 발매는 아직입니까?”

“어서 오세요! 싼타페 너무 갖고 싶은데 빨리 일본에 출시 좀 해주세요!”

ⓒ GENESIS

싫어하는 일본인도 많지만, 난 현대자동차의 디자인하고 첨단 장비가 마음에 들어

정말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팬입니다!”

ⓒ HYUNDAI

고성능 N 브랜드 모델에 대한 관심도 볼 수 있었다. WRC에서 거둔 성적과 BBC 탑기어나 카와우 등 유명 자동차 매체에서 받은 우수한 평가가 일본 소비자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추측된다.

ⓒ HYUNDAI

제레미 클락슨이 칭찬한 i30 N도 꼭!”

진짜로 재진출 할 거면, i30 N 패스트백 출시해라

“N 출시해 줘!”

ⓒ HYUNDAI

친환경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특히 수소전기차 넥쏘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이는 G20 수소위원회, FC 엑스포 2020등을 통해 일본 친환경차 시장에 꾸준히 넥쏘를 포함한 친환경 라인업을 홍보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2월 수소에너지 전시회에서 넥쏘를 시승한 사람입니다. 일본의 도로에서 넥쏘로 달릴 수 있는 이벤트가 있다면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코나 EV는 일본에 발매할 예정이 있나요?”

일본에서도 아이오닉이나 코나 일렉트릭 타고 싶다”

ⓒ DAKI POST

물론 비판도 있었다. 유저들의 코멘트 중간중간에서 한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한국의 자동차에 대한 불신이 담긴 의견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중에는 현대자동차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비판도 있었다.

모처럼 다시 도전한다면, 지금까지 어떠한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현대의 차량을 유지하고 운행한 일본 소비자들에게 진지하게 대응하세요.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할 수 있게 해준 신뢰 마케팅을 일본에서 다시 한번 보여주세요

일본에는 뛰어난 일본 차가 많이 있고, 수입차는 유럽 자동차가 꽉 잡고 있다. 한국 자동차 수요가 있을 리가”

의견을 정리해보면, 현대자동차의 일본 재진출은 꽤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혐한과 반일로 인해 양국 국민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이례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흔히 ‘겉(다테마에)과 속(혼네)이 다르다’라고 불리는 특유의 예절 문화를 가지고 있다. 현대 재팬에 달린 코멘트가 정말로 진심일지 아니면 그저 입에 발린 소리일지는 현대자동차의 공식 진출 여부가 나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 재팬 트위터 계정이 단지 누군가의 장난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 운영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트위터 계정은 계정 닉네임 옆에 인증 배지가 표시되는데, 현대 재팬 트위터 계정은 이러한 인증 배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에서 현대자동차의 대형 버스인 유니버스를 판매하고 있는 현대차 상용사업부는 공식 트위터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으며, 일본 매체도 이번 공식 계정에 대해 현대자동차에 문의해본 결과 아직까지 답변이 없어 현대 재팬 공식 트위터는 신뢰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자동차 러시아 트위터 계정처럼 공식 계정인데도 불구하고 인증 배지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으며, 2019년부터 꾸준히 일본 재진출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 현대자동차의 최근 행보를 고려하면 이번 현대 재팬 트위터 계정은 한동안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철수 이후 지난 10년간 현대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던 일본의 소비자들은 이번 현대 재팬 공식 트위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현대 재팬에 관련된 일본인들의 의견을 정리하던 도중, 흥미로운 내용의 글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가을 현대 오너 케어 캠페인에 참여했을 때, 설문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현대자동차가 재진출 한다면 구매의사가 있는지, 어떤 차종을 원하는지, 현대자동차가 일본에 받아들여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의 질문이었습니다. 당연히 신형 그랜저를 사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일본의 오너들을 무책임하게 버리고 떠났다는 일부 일본인들의 비판과 달리, 일본에서 꾸준히 AS(애프터서비스)를 진행했다는 내용이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AS를 받은 오너들을 상대로 재진출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는 것이었다. 이는 철수 이후에도 다시 한번 일본 시장에 진출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해당 게시글을 올린 글쓴이(TG)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DAKI POST
ⓒ DAKI POST

다키 :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TG :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그랜저 TG 차량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키 : 언제부터 어떤 현대자동차를 소유하셨나요?

TG : 2017NF 쏘나타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그랜저 TG를 구입해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키 : 그렇군요. 보내주신 사진을 보니 현대자동차가 일본에서 꾸준히 AS를 진행한 것 같은데, OCC(오너 케어 캠페인)은 무료로 진행되었나요?

ⓒ DAKI POST

TG : , 현대자동차 일본 법인이 정식 출시한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무료입니다. 서비스의 내용은 해마다 조금 다르지만, 현대자동차가 일본을 철수한 2010년부터 매년 진행되었습니다.

다키 : 흥미롭네요.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번에 현대 재팬 트위터가 개설되면서 현대자동차의 일본 재진출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의 일본 재진출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 HYUNDAI

TG : 현재 일본에서 세단 차량의 판매는 일본 메이커조차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쏘나타, 그랜저, 아반떼 등 세단 모델의 판매량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수소차, 친환경차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키 : 일본의 메이커도 힘든 상황이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의 일본 시장 진출이 확정된다면, 어떤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으신가요?

ⓒ HYUNDAI

TG : 저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최신 그랜저가 일본에 출시된다면 바로 구입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가 세단 차량을 좋아해서 제네시스, 쏘나타, 아반떼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 상황에서 그랜저와 쏘나타의 일본 출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키 :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대자동차의 일본 재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국내 커뮤니티 유저들과 달리, 일본의 오너는 상당히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TG 씨는 “이번 주말은 일이 바빠서 그랜저를 타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현대자동차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HYUNDAI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무료 AS 이외에도 현대자동차는 올해 6월, i30의 ABS 문제를 현대자동차 일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하고 리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꾸준한 고객 관리가 TG 씨에게서 볼 수 있었던 높은 고객만족도를 만들어낸 것으로 추측된다.

ⓒ HYUNDAI

그러다 문득, 현대자동차의 오너가 아닌 사람들은 현대자동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고 있는 과격한 디자인 변화가 일본에서 어떤 반응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인 자동차 매니아(HSSK)와 간단한 인터뷰를 추가적으로 진행했다.

다키 :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HSSK :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HSSK입니다. 일본, 중국, 한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의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좋아합니다.

다키 : 현대자동차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이 흥미로운데요, HSSK 씨는 현대 재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SSK : 굉장히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꽤 좋기 때문에, 어떤 모델이 일본 시장에 출시될지 기대됩니다.

다키 : 최근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굉장히 개성적이죠. 그렇다면 현대자동차의 모델 중 어떤 모델의 디자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HSSK : 쏘나타, 팰리세이드, i30네요. 특히 쏘나타의 디자인은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키 : 흥미롭네요. 그런데 한국에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쏘나타의 디자인이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 HYUNDAI

HSSK : 쏘나타의 역동적인 디자인은 저와 같은 젊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일본의 중장년층은 보수적인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세대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키 : 일본 중장년층에게 보수적인 디자인은 도대체 어떤 디자인인가요? 일본에서 부동의 1위를 붙잡고 있는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한국인이 보기에 보수적이라기 보다 굉장히 진보적이고 튀는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

ⓒ TOYOTA / 도요타 크라운
ⓒ MAZDA / 마쯔다 MX5

HSSK : 그렇군요. 일본에서는 도요타와 미쯔비시의 디자인이 보수적인 디자인입니다. 대표적으로 크라운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일본에서 진보적인 디자인으로 손꼽히는 회사는 마쯔다입니다. 저는 마쯔다와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성향이 상당히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다키 :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10년 전과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혼다의 어코드를 표절한 것 같다며 비판을 받던 NF 쏘나타와 달리, DN8 쏘나타는 일본의 모델에서도 보기 힘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1년 전, 현대자동차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도쿄 모터쇼에 참가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한일 관계 악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시장 불경기로 인해, 도쿄 모터쇼나 일본 진출에 관련된 현대자동차 소식은 작년 말 이후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시장을 포기했을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현대자동차는 조용히 일본 시장을 상륙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FC 엑스포 2020에서 전시된 넥쏘에 일본 번호판이 달리고 시승 행사까지 진행한 것을 고려하면 이미 진출 준비를 모두 마쳤을지도 모른다.

사실 현대자동차에게 일본 시장은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 수입차 시장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독3사가 부동의 상위권을 지키고 있으며, 평범한 해치백이나 세단, SUV 시장은 이미 다양한 일본 국내 브랜드가 독점하고 있었다. 즉, 평범한 모델로는 일본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었다.

ⓒ HYUNDAI

그러나 넥쏘는 다르다. 일본의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넥쏘의 경쟁자는 도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라리티 단 두 대뿐이다. 게다가 클라리티는 오직 리스 형태로만 출고할 수 있는 모델이기에, 실질적인 경쟁자는 도요타 미라이가 유일하다.

일본의 수소인프라는 2019년 10월 기준 100곳이 넘는다. 같은 기간 24곳에 불과한 한국과 비교하면 4배가량의 차이가 난다. 이 정도의 수소인프라라면, 넥쏘는 친환경차를 구매할 때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매력적인 모델이다.

또한 세단 형태의 미라이와 달리, 넥쏘는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SUV 형태의 수소전기차다.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이라면, 어쩌면 넥쏘가 통할지도 모른다. 아울러 최근 BTS를 내세운 마케팅은 한류에 빠진 일본을 공략하기에 가장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일본 재진출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공식 입장은 없다. 그러나 이번 현대 재팬 트위터를 통해 놀라운 반응을 볼 수 있었던 만큼, 친환경 수소전기차 넥쏘를 주축으로 현대자동차의 주특기인 현지화 전략을 살려 일본 수입차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한다.

현대차 일본 재진출 하나? 현지인 반응, 직접 인터뷰 해봤습니다.
글 / 다키 포스트 이태준 에디터
ⓒ DAKI P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콘텐츠 관련 문의 : dw.han@dkgear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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