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과 함께 비가 쏟아지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가변속도 시스템을 적용 중인 영종대교는 100km/h 제한속도를 80km/h로 낮추었고, 하부도로에서는 강풍 경고 방송과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특히 교량 위를 지날 때 속도를 내고 싶어도 옆에서 불어닥치는 강풍 때문에 차량이 밀려 핸들을 고쳐 잡는 운전자들이 많았다. 강풍으로 인한 풍절음이 두려움으로 이어져 과속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강풍뿐만이 아니다. 그밖에 ‘빗길 보이지않는 차선(이하 빗길 차선)’이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빗길 차선은 야간에 비가 내릴 때 발생하며, 도로 위에 물이 고여 차선이 보이지 않아 다른 차량들과 추돌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야간 주행 중에는 주변 가로등과 차량 헤드라이트가 도로 위를 비춰 차선이 뚜렷이 나타나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일부 차선은 간신히 보일 만큼 확인하기 힘들다. 운전자들은 차선 구분이 힘들어 앞서가는 차량을 따라가거나 경험에 의해 ‘예측’하며 운전하기도 한다.
최근 도색되는 차선은 빛 반사가 일어나 반짝이고, 시인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빗길 차선 때문에 교통안전을 위협받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우선 원인 파악에 앞서 어떤 원리로 차선이 반짝이게 되는지 살펴보자. 사람들은 보통 차선에 유리가루가 섞여있어 차선이 잘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는 유리가루가 아닌 유리구슬이 도료에 포함되어있다. 도로교통 연구원에서는 ‘유리알(Glass Bead)’로 표현하고 있으며 비가 내릴 때 차선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반사 재료로 정의하고 있다.
유리알은 굵기에 따라 1~3호로 분류하고, 빛의 굴절률에 따라 1종, 2종으로 나뉜다. 이 유리알의 직경은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머리카락만큼 얇은 수준이다. 이 유리알들은 차선 도색 시 도료에 섞여 도포 되거나 도색 된 차선 위에 살포되기도 한다. 이때 유리알은 규정에 의해 적당히 포함되어야 하며 너무 많을 경우 오히려 빛 반사에 방해된다.
유리알은 빛이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재귀반사’ 원리가 적용된다. 차량 전조등 빛이 차선에 도달하면 유리알에 빛이 들어오게 되고 다시 반사되어 운전자에게 되돌아가 어두운 밤에도 선명한 차선을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부 도로는 차선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운전자들이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이에 대해 차선 유지 보수는 언제 이루어지는지 한 지자체 교통 정책과에 문의했고,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차선 유지 보수는 비정기적으로 진행됩니다. 보통 해당 지역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거나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관들의 차선 보수 요청이 들어왔을 때 현장에 나가 검토하고 차선 재 도색을 하게 됩니다.”
“공무원들이 일일이 지역 곳곳을 둘러보며 살펴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민원 지역을 우선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어서 빗길 차선이 어떤 이유로 제 기능을 못하는지 묻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보통 무거운 차량이 자주 지나는 곳을 중심으로 발생합니다. 수 십 톤에 이르는 차량들이 자주 오가는 곳은 차선이 금방 훼손되어 다른 도로와 달리 빠르게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하지만 차선 문제는 무거운 차량 외 다른 문제로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 정부가 차선 유지 보수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예산 문제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유리알이 도포되는 ‘융착식 공법’대신 오래전부터 시공 해온 ‘일반 상온식 공법’을 채택해 차선 훼손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 밖에 기준 미달의 밝기 성능을 갖춘 차선 도색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로 차선 및 노면표시 식별 강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 되었지만, 법안 통과는 깜깜무소식이다.
빗길 차선을 만났다면, 중앙선을 중심으로 적정 간격을 눈대중으로 나누어 차선 예측 주행을 하거나 앞 차량을 따라가는 방법이 가장 기본적인 대처 방법이 되겠다. 그리고 주변 차선을 가늠하기 힘든 만큼 과속은 금물이라는 점 명심하자.
만약 여유가 있다면, 관할 지자체 도로교통 관련 부서에 연락해 재 도색 민원을 넣어 신속한 차선 유지 보수를 요청하는 것은 장기적인 대안이 되겠다.
차선은 운전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면 표시다. 어떤 악천후를 만나더라도 차선만 보인다면 주변 차량들과 부딪힐 우려는 줄어들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시인성 좋은 차선 도색이 이루어질 경우 야간 교통사고 23% 감소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악천후 시에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이지 않는 차선 대신 운전자들이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원활한 유지 보수가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도로 곳곳 보이지 않는 보이지않는 차선! 안 보이는데 어쩌나?
글 / 다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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