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니밴을 사야 한다면, 여러분들은 스타렉스 어반을 살 것인가? 더 뉴 카니발을 살 것인가?
물론 취향이나 운용 목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막연히 “스타렉스는 상용차” “카니발은 미니밴”이라는 기준 아래 구매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현실적으로 국산 미니밴 일인자를 손꼽자면 당연 카니발이다. IMF 사태로 나라가 휘청이던 1997년부터 카니발의 역사가 시작되어 미니밴, 패밀리카로 활약 중이다. 한편 스타렉스는 비슷한 시기 승합차 및 화물차 용도로 출시되어 주로 학원차량, 영업용 화물차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 카니발의 독주를 막아설지도 모르는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다. 스타렉스에 ‘어반’모델이 추가된 것이다.
어반 모델은 쉽게 표현하자면, 스타렉스를 좀 더 고급스럽게 구성한 모델이다. 탑승객을 고려해 더욱 편안한 실내 구성을 적용하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고급 가죽, 스티치 마감 처리 등에 신경 쓴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면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그릴이 현대차 패밀리룩을 약간 변형시킨 형태가 적용되었으며 후면 테일램프가 LED 형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전면 디자인이 르노삼성의 패밀리룩과 닮았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상당수 있다.
이외 변경된 사항은 크게 없으며, 굳이 따지자면 첨단 안전 및 편의 기능들이 대거 투입된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기아차가 독식하고 있던, 수익성이 보장된 미니밴 시장에 경쟁구도를 형성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카니발 수요층 일부를 가져와 실적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상용차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보기도한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스타렉스 리무진 모델이 나왔다. 주로 실내가 바뀌었는데, 기존 스타렉스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6인승, 9인승 두 가지 모델이 있으며 리무진 전용 시트, 21.5인치 전동 슬라이딩 모니터, 크렐사운드 등 리무진이라는 이름에 알맞은 편의사양들이 적용되었다.
한편 스타렉스 어반을 상대해야하는 카니발은 그동안 미니밴의 특징을 잘 발전시켜왔다. 트림별 옵션을 정리하고, 가솔린/디젤엔진으로 엔진 다양성을 두고, 리무진 모델을 마련해 놓는 등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카니발 디자인은 이미 3세대 출시부터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해외의 JD파워, 워즈오토 등으로부터 인테리어와 색채 등 좋은 반응이 있었으며 이번 더 뉴 카니발은 LED 헤드램프 적용, 쏘렌토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큐브 타입 LED 포그램프, 굵직한 리어 디퓨저 등으로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했다.
그리고 내부는 2열, 3열 탑승객 편의를 중점으로 인테리어 개선이 있었다. 하지만 고질병으로 지적받는 공명음, 실내 소음, 공회전 소음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가격차이는 명확하다. 스타렉스 9인승 어반과 카니발 2.2디젤 9인승 모델을 기준으로 스타렉스는 2,700~3,205만 원이며 카니발은 3,150~3,920만 원이다. 시작 가격은 450만 원 차이 나며 최상위 트림은 715만 원이나 차이 난다.
각각 기본 모델의 옵션 구성을 살펴보면 안전사양은 거의 비슷하지만, 시트 사양과 편의사양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9인승 어반 모델 최상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와 9인승 카니발 기본 트림의 옵션 구성이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아주 간단히 보면 태생이 승합차~미니밴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타렉스는 가성비에 중점을 두고 카니발은 처음부터 최대한 편의 측면을 강조했다는 의미다.
해당 부분만 놓고보면 스타렉스 어반은 가성비 미니밴, 카니발은 정통 미니밴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스타렉스 어반의 크기는 9인승 모델 기준 ▣전장 5,150mm ▣전폭 1,920mm ▣전고 1,925mm ▣축거 3,200mm ▣공차중량 2,430kg이다.
파워트레인은 자동 5단 변속기가 적용되었으며, 2.5L VGT 디젤엔진을 얹어 ▣175PS ▣46.0kg.m출력을 낼 수 있다. 큰 덩치로 인해 높은 토크를 가지고 있음에도 역동적인 주행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무난하게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 뉴 카니발의 크기는 9인승 모델 기준 ▣전장 5,115mm ▣전폭 1,985mm ▣전고 1,755mm ▣축거 3,060mm ▣공차중량 2,160kg이다. 제원상 스타렉스가 더 크고 무거운 것을 알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자동 8단 변속기가 적용되었으며, R 2.2 E-VGT 디젤엔진을 얹어 ▣202PS ▣45.0kg.m출력을 낼 수 있다. 성능상 여러 사람을 태우고 곳곳을 누비기에 부족함 없는 출력이다.
변화의 물결이 잔잔하게 퍼지는 미니밴 시장, 소비자들은 고민한다. “이것저것 생각하면 스타렉스지.” “그래도 카니발이지”와 같이 말이다. 과거와 다르게 캠핑 및 레저 혹은 영업까지 고려하는 차량 소비패턴이 생기고 있다. 이번 스타렉스 어반의 등장은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스타렉스 어반은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미니밴’ 타이틀을 걸고 등장했지만 출생신고는 ‘승합차’다. 카니발과 진검승부를 펼치려면 낮은 가격에, 카니발과 비슷한 편의사양을 마련하거나 최소한 카니발과 동등한 수준의 변속기, 내부 인테리어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차는 스타렉스의 승합차 이미지를 벗겨내기 위해 어반모델을 출시했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소비자들은 ‘미니밴’보다 업무를 위해 필요한 승합차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표면상 미니밴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카니발의 독주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앞으로 위에서 언급한 보안점들이 하나하나 추가되어야 비로소 ‘미니밴 어반’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스타렉스 어반 살까? 더 뉴 카니발 살까?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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