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차가 등장했다는 광고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수소차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수소로 굴러가는 자동차인가 보네.”와 같은 반응만이 있을 뿐, 수소를 가솔린이나 디젤 연료처럼 폭발력을 이용하는 차량인지, 혹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물자동차”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수소차란, 수소연료전지차가 정식 명칭이며 수소를 사용하여 발생시킨 전기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본문에서는 편의상 수소차로 언급한다는 점 참고하자.

수소차는 분류상 전기차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기차와 같지는 않다. 과연 수소차는 어떤 방식을 통해 작동하는지 상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수소차의 힘의 근원은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란, 화학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장치로, 이 개념이 처음 발견된 시기는 1801년이며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가 처음 발견했다.

이후 1842년 영국의 화학자 겸 물리학자인 윌리엄 로버트 그로브 (William Robert Grove)가 오늘날 사용되는 연료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의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백금 촉매에 접촉시켜 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치는데, 현재도 이 원리가 적용되어 수소차 연료전지에 사용되고 있다.

우주왕복선에 사용된 연료전지

시간이 흘러 냉전시대, 미 항공우주국 NASA가 달 탐사 및 우주 왕복선 전력을 위해 연료전지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소련은 잠수함, 전투기 등 군사용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자동차 용도로 상용화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이후로, GM, 포드, 벤츠, 혼다, 도요타, 현대 등 여러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자동차에 적용시키려 연구 비용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8년 오늘날, 현대, 도요타, 혼다를 필두로 수소차 상용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현재 수소차에 사용되는 연료전지는 수 백 개의 얇은 연료전지가 하나의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스택(Stack)이라 부른다. 스택 내부에 산소와 수소를 보내 촉매를 지나게 하고, 여기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즉, 자동차가 수소 연료를 먹고, 공기를 빨아들여 숨 쉬면 연료전지에서 에너지가 발생해 힘을 낸다고 표현해볼 수 있겠다.

연료전지는 일반 내연기관에 비해 고효율이다. 내연기관은 잘 해야 30% 수준이지만, 연료전지는 최대 70~80%에 달한다. 게다가 내연기관처럼 질소산화물(NOx)나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지 않고 오직 물(H2O)이 배출될 뿐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전기차이기 때문에 정숙성이 우수하고 전기모터 특성상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기록해 경쾌한 도심주행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근미래 친환경 차량의 완성판이라 불리기도 한다.

다만 연료전지 촉매로 사용되는 물질이 백금류(백금, 로듐, 팔라듐)로 매우 비싸 수소차량 전체 가격의 30~50%를 차지할 만큼 비싸다. 현재 넥쏘를 기준으로 7천만 원 대임을 감안하면 2,100~3,500만 원 정도가 연료전지 가격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백금 촉매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며 연료전지 효율을 유지하는 방안 및 아예 새로운 촉매로 대체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소차가 에너지를 얻으려면 연료전지 외에 수소와 산소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두 기체를 연료전지로 적절히 순환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수소차의 출력을 조절하고 과도한 연료 공급으로 차량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우선 수소 연료 순환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자. 상세 설명에 앞서 간단한 흐름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수소 고압 저장탱크 수소공급 드라이브(FPD)수소차단/공급 밸브 수소이젝터 연료전지(스택) – 수소 재순환 블로어 워터트랩 / 퍼지밸브 가습기 물 배출

수소차의 연료탱크는 대기압의 약 690배에 해당하는 700bar(바)의 압력으로 수소기체를 가두고 있다.

이 때 운전자가 수소차 시동을 켠 이후 가속페달을 밟는 동안 내연기관의 ECU에 해당하는 FCU가 이를 감지한다.

FCU는 주행 상황에 맞게 수소 차단/공급 밸브 등을 조절해 연료전지로 수소를 내보낸다. 이때 수소탱크가 고압이므로, 수소 연료를 공급 밸브를 통해 연료전지로 보낼 만큼의 낮은 압력으로 만든다. 이때 평균적으로 수소 연료의 압력은 9.5bar다.

연료전지로 들어간 수소는 각종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반응 과정에서 생성된 물은 워터트랩 장치로 들어가 배출된다. 그리고 반응에 불필요한 순도가 낮은 수소는 퍼지 밸브를 이용해 따로 빨아들여 물과 함께 배출한다.

또한 수소재순환 블로어는 연료전지 반응 후 남은 순도 높은 수소 기체를 다시 돌려보내 재순환 시키는 장치로, 차량 출력 강도에 따라 작동 세기가 달라진다.

다음으로 공기 순환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자. 상세 설명에 앞서 간단한 흐름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외부공기 에어필터(화학필터)흡기 차단 밸브 레조네이터 공기블로어(슈퍼차저)가습기 연료전지

2. 가습기 배기라인 소음기 , 잔여공기 배출

연료전지로부터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선 수소와 함께 공기(산소)가 필요하다. 때문에 수소연료 순환 시스템과 함께 공기 순환 시스템이 함께 존재한다.

우선, 수소차에 시동이 걸리면, 공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이때 연료전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깨끗한 공기가 필수인데, 미세먼지와 일부 유해가스를 걸러내는 고성능 에어필터(화학필터)를 이용한다.

깨끗이 걸러진 공기는 흡기 차단 밸브와 공기 흡입에 따른 공명음(소음)을 없애는 레조네이터를 거치고 공기블로어로 이동한다.

공기블로어가 필요한 이유는 고농도로 압축한 공기를 연료전지에 보내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서 공기블로어가 고속회전을 하게 되는데, 수소차의 출력의 10%를 사용할 만큼 에너지 소모량이 높다.

다음으로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 필수인 습기를 위해 가습기로 공기 습도를 조절 하고, 연료전지로 보낸다.

연료전지에서 에너지 생성 후 발생한 물과 남은 산소(공기)는 배기라인을 따라 배출된다.

수소차의 공기 및 수소연료 순환 시스템만 살펴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외에 열을 식힐 열 순환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부분은 내연기관, 전기차 등 자동차라면 모두 갖추고 있는 시스템이지만 수소차에서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수소차내 연료전지는 내연기관 발열량보다 2배 많다. 이 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출력이 감소하고 연료전지 수명이 줄어든다. 즉, 수소차량 내 열 관리 수준에 따라 출력 차이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차량 내 각종 전자 장치의 열을 식힐 필요가 있기 때문에 열 순환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열 순환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저온 냉각수 연료전지 스택 아웃렛 매니폴드 라디에이터 – 3way 밸브 냉각수 펌프 – COD 히터 연료전지 (반복)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열은 냉각수를 이용해 적정 온도까지 낮춘다. 연료전지를 식히느라 뜨거워진 냉각수는 스택 아웃렛 매니폴드를 통해 라디에이터를 통과해 온도를 낮춘 후 3way 밸브와 냉각수 펌프로 이동한다.

여기서 스택 아웃렛 매니폴드는 쉽게 말해 연료전지에서 나온 냉각수가 흐르는 통로로 보면 된다. 보통 뜨거워진 냉각수를 라디에이터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하지만 냉각수가 뜨겁지 않을 경우 라디에이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3way 밸브로 보내 냉각수 온도를 조절한다.

차가워진 냉각수는 여러 펌프를 지나 고전압 전기 히터인 COD 히터에 도달하고 다시 연료전지로 흐르게 된다.

COD 히터는 수소차 시동을 갓 켰을 때 연료전지 내부에 남아있는 산소와 수소를 없애는 역할을 하며, 냉각수 온도를 조절해 시동이 잘 걸리도록 한다. 특히 실내 히터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차량 내구성을 높이고 실내 쾌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까지 수소차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내부에서 진행되는 과정들이다. 위의 내용이 어려운 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하면

수소차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연료전지에 산소와 수소를 통과시킨다. 이때 수소는 매우 고압이므로, 압력을 조절해 연료전지로 보낸다.

동시에 산소는 연료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어필터로 깨끗이 걸러내고 공기블로어로 압축한 뒤, 습기를 첨가해 연료전지로 보낸다. 여기서 생긴 순도 낮은 수소기체, 물, 잔여 산소는 배기라인을 통해 배출된다.

그리고 연료전지의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열은, 라디에이터와 히터 등 냉각 및 가열 장치를 적절히 조절해 수소차가 온전한 출력을 낼 수 있도록 보조한다.

이처럼 여러 부분에 있어 섬세한 과정을 거치는 수소차는, 대중들에게 이름만 알려졌을 뿐 상세한 궁금증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괜한 오해를 사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은 역시 수소탱크에 대한 안전성이다.

일부 사람들에게 ‘수소=폭탄’ 이라는 인식이 있어 매우 위험한 차량으로 본다. 실제로 수소는 불이 잘 붙는 기체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소차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은 당연히 이러한 점을 모를 리 없다.

우선 수소연료 저장탱크는 690기압(700bar)를 견딜 수 있는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사용해 매우 튼튼하다. 현대차의 경우, 수소차가 교통사고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충격실험까지 거쳤다.

만약 수소기체가 유출된다면, 폭발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매우 고압의 수소기체가 하늘을 향해 분출되기 때문에 분출압력으로 불이 붙기 어려운 수준이다.

요컨대, 수소차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 일부 사람들이 제기하는 수소차의 위험성은 내연기관에 적용해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불이 잘 붙는 휘발유 및 경유를 액체 상태로 담아 도로 위를 활보하니 말이다.

결국 내연기관 및 배터리가 아닌 새로운 차량이 등장함에 따라 막연한 두려움이 문제 제기로 발전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 수소차 시장 전망은 밝다. 공해 제로, 공기 정화라는 특징으로 친환경 차량 트렌드에 매우 적합하다.

특히 수소차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수소 특화 단지 지정,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 제한 완화, 수소 산업 관련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및 캠페인 기획 등 ‘수소 경제법’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쉽게 말해 근미래 수소차 대중화를 위한 밑 작업들이 정부 및 국회의원 주도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하면 몇 년 뒤처져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이라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수소충전소 한곳을 건설하는데 수십억이 들어, 민간사업자가 세우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정부 지원 혹은 국영사업으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이제 기술 측면을 봤을 때 현재 대량 양산체제를 갖춘 제조사는 현대차와 도요타 정도이며, 여기에 수소차 관련 부품 국산화 및 대량생산이 가능한 곳으로 현대모비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물론, 국내 수소차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여러 기업들 또한 수소차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수소차 기술력 및 상용화 측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는 유명 제조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아우디가 수소차 개발 협력을 맺은 것도 이러한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또한 수소차 생산 범위가 승용차에 국한되지 않고 버스, 트럭까지 확장 중이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걸쳐 수소차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수소차는 이제 시작이다. 연구 자체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실제 소비자들에게 인도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나, 친환경 차량이 당연시되는 시대가 되었을 때는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차가 길거리를 누비고 있을 지도 모른다.


수소차 전격 해부! 어떻게 움직이나?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다키포스트, hyu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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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관련 문의 : carder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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