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많고 주차공간은 부족한 우리나라, 일본처럼 차고지 증명제를 통해 최소한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중주차 시 중립 기어(N)로 놓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특히 퇴근 시간 이후 아파트 주차장이나 단독주택 그리고 회사 주차장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겹겹이 세워놓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독일 수입 자동차들은 이중주차를 할 수 없어, 주차공간을 찾아 배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수입차 일부가 중립 주차를 할 수 없도록 설정되어 있다. ‘일부’라고 표현을 했지만 사실상 전부로 봐도 무방하다. 이는 안전기준과 더불어 중립 주차로 인한 밀림 사고 등 인적, 물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이런 차량들의 특징은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P 단으로 변경되고 심지어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잠긴다. 그리고 버튼식이 아닌 키 타입의 경우에는 중립으로 놓을 경우 키가 아예 빠지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다. 만약 중립으로 놓여있을 경우 시동이 꺼지지 않기도 한다.

물론 중립으로 놓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시동을 끈 후 스마트키에서 비상키를 분리해 몸통은 차량 내에 두고 비상키로 문을 잠그는 방법과 기어노브 주변 커버를 벗기고 쉬프트락 기능을 이용하는 해결법이 있다. 하지만 보다시피 매번 사용하기에는 복잡하다.

반면에 국산차들은 기어노브 근처에 잘 보이는 곳에 쉬프트락 버튼이 있어 중립 주차를 해야 할 경우 이 버튼을 누르면 되므로 간편하다.

이중주차에 대한 어려움을 독일 수입 자동차로 국한했지만, 다른 수입 자동차 일부도 독일과 비슷하다. 대체적으로 미국과 독일차가 중립 주차를 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고, 한국, 일본, 그리고 비 독일 유럽 차량은 미국과 독일 차량에 비해 중립 주차를 할 수 있는 차종이 많다.

브랜드로 구분해보자면,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캐딜락 등이 중립 주차를 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그리고 현대, 기아,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 도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볼보, 푸조, 시트로앵 등은 상대적으로 중립 주차를 하기 쉽다.

위와 같이 브랜드 별로 중립 주차 여부가 다른 이유는 국가별 특성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나 일본 등은 협소한 곳이 많아 운전자 편의에 중점을 둔 반면, 미국이나 독일은 국토가 넓어 이중주차할 일이 없고 안전에 대한 규정에 무게를 더 두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중립 주차가 안 되는 상황에서 이중주차를 해야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메시지를 남기는 대안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볼 수 있겠다. “제 차량은 중립 이중주차를 할 수 없습니다.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같은 메시지를 남겨놓는 것이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메시지만 남겨놓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전화를 받고 대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회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업무를 보다 연락을 받고 바로 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메시지를 보고 연락했는데 감감무소식이거나 “지금 못 갑니다.”라는 대답을 할 상황이 오게 된다면 상당히 민폐가 될 것이다.

실제로 위와 같은 이유로 차를 빼주지 않아 화를 못 이기고 차량을 부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러지는 않겠지만 나가야 하는 차량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어떻게 봐도 정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사정상 이중주차를 ‘해야만’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때문에 “위험하니까 이중주차하지 마세요.”라고 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중립 주차를 할 수 없는 차량 소유주들은 강제로 중립으로 설정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큰 문제가 없다면 중립으로 놓고 이중주차를 하면 된다. 하지만 중립 이중주차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과실비율이 높게 나올 위험성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참고로, 일부 차량들은 중립으로 놓고 시동을 끄더라도 내부 전원이 완벽히 차단되지 않아 배터리가 방전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하니 이점 또한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일부 수입차들의 중립 설정 방법은 주차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나 고장으로 견인이 필요할 때 중립으로 놓을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임시 기능’이다.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제대로 된 주차공간에 세울 필요가 있다.

혹은 위의 사진과 같이 층마다 2층 형식의 주차장을 설치해 놓는다면 동일 면적에 주차공간이 두 배가 되기 때문에 주차난을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되지 않을까?

중립 주차가 안 되는 독일차, 왜 그럴까?

글 / 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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