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추웠던 올겨울, 입춘, 경칩이 지났지만, 아직도 동장군의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열선 시트와 핸들, 그리고 히터로 추위를 피할 수 있지만, 그 밖에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기다리는 동안 정류장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남극을 다녀온 한 연구원은 “남극보다 우리나라가 더 춥다. 진짜로. 남극 보내줘.”라는 의견을 보인 바 있으며 “한국의 추위는 ‘아프다’ ”라는 외국인 의견이 있을 정도로 매서운 우리나라 겨울 날씨다. 때문에 칼 바람 몰아치는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고난의 시간으로 표현하기에 적당하다.
이런 이유로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바람막이가 설치된 버스정류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기다리는 동안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버스정류장 바람막이는 2007년 대선 인수 위원회에 시민들의 제안으로 처음 등장했다. 비록 실제 설치가 아닌 제안이지만, 추운 겨울바람 부는 버스정류장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모두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실제 설치는 언론에 소개된 것을 기준으로 2010년 순천시에서 처음 도입했다. 개방형 버스정류장에 비닐 칸막이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당시 순천시 교통과 관계자는 “예산 사정상 모두 설치하지 못했지만, 승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30곳을 선정해 비닐 천막을 설치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설치 이후 “덕분에 칼 바람을 피할 수 있어 추위를 견딜 수 있었다.”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호평 일색이었다. 반응이 좋자 서울시, 인천시 등 큰 도시들을 중심으로 버스정류장 바람막이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겉 보기에 단순한 투명 비닐을 버스 정류장에 두르거나 따로 천막을 설치할 뿐이지만 겨울철 바람 유무에 따라 사람들이 느끼는 차이는 상당하다. 일반적으로 바람 1m/s 증가할 때 체감온도는 1~2도가량 낮아진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한기를 머금은 대륙성 고기압이 더해져 더욱 떨어진다.
때문에 온도계가 영하 5도를 기록하고 있다 하더라도 잔 가지가 흔들릴 정도의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체감온도가 영하 17도로 떨어지며, 큰 가지가 흔들릴 정도가 되면 체감온도는 영하 28도가 된다. 즉, 바람을 피할 칸막이만 설치해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추위로 고통받지 않는다.
겨울철 영하 10도 밑 체감온도를 고려한다면, 버스정류장 바람막이 천막 설치는 필수다. 하지만 설치 이후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부 지역이 있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바람막이 천막 관리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이로 인해 바람막이 천막이 찢어져 있거나 아예 철거된 경우도 있어 허술한 관리 실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일부 지자체 관계자들은 “천막 구매 예산만 책정하고 유지 보수를 생각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유지 보수 비용을 책정하고 싶어도 지자체 예산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예산과 시민들의 복지 둘 다를 만족시킬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점차 따뜻한 기운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말에는 모든 버스 정류장에 바람막이가 설치되고 지자체의 꾸준한 관리를 통해 기다리는 동안 추위 걱정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너무 추운 버스정류장, 비닐 천막 하나로 훈훈한 기다림?
글 / 다키 편집팀
사진 / 다키 영상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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