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200만 대를 돌파했다. 그동안 다양한 자동차들이 국내 자동차 역사에 타이어 자국(발자취)을 남겼다. 과거 등장했다 단종된 차량들은 단순히 잊혔을 뿐, 오늘날까지 어딘가에서 운전자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20~30년 이상 나이 먹은 고령(?)의 차량들이 아직까지 노익장을 뽐내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오랜 세월 온갖 풍파를 견뎌온 차량도 대단하지만 이를 꾸준히 유지 보수한 운전자들 또한 존경 받을 만하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떠오른다. “운전자와 함께 추억을 쌓고 있는 올드카는 얼마나 있을까?” 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정말?”하고 무릎을 탁 칠만한 소소한 흥미로움을 느껴보자.
1960년대 말, 현대차가 최초로 선보인 모델이다. 포드의 영국 지사에서 판매했던 ‘포드 코티나’를 국내로 들여오면서 여러 기술 및 판매 관련 계약을 맺었다. 코티나는 1980년대 초반까지 생산되었고, 후속 차량으로 스텔라가 있다. ▣현재 1,264대가 등록되어있다.
1975년 현대차가 선보인 국내 최초 고유 모델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자립을 상징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이탈디자인’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승용 6,467대 ▣ 픽업 2,001대가 등록되어있다.
1978년 말 선보인 현대차의 준대형 고급 승용차다. 독일 포드의 ‘포드 그라나다’를 들여와 조립생산했다. 출시 당시 아파트 가격에 맞먹는 가격이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현재 307대가 등록되어있다.
1983년 현대차에서 출시한 후륜구동 준중형 승용차다. 코티나의 후속 모델이며 현대차 독자 개발 모델이다. 디자인은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담당했다. 2008년 1세대 제네시스가 출시되기 전까지 후륜구동 모델이 없었기에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현재 6,472대가 등록되어있다.
1974년 등장한 기아차 최초의 후륜구동 승용차이며, 소하리 생산 공장의 첫 양산 모델이다. 픽업트럭 모델이 먼저 등장했으며 이듬해 세단이 출시되었다. 마쓰다 3세대 패밀리아를 베이스로 제작되기는 했지만, 국산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현대차 포니가 등장하면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현재 570대가 등록되어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탈리아 피아트에서 출시한 차량이다. 아시아자동차는 피아트와 기술제휴를 맺고 1979년 ‘아시아 피아트 132’를 출시한다. 피아트 본사의 까다로운 품질관리로 인해 생산 물량은 적었지만 성능과 내구성만큼은 인정받았다. ▣현재 251대가 등록되어있다.
전두환 정부의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내놓은 모델이다. 마쓰다 4세대 카펠라를 기반으로 생산되었으며, 차분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선호했다. 1995년 이후 후속 모델 크레도스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현재 8,072대가 등록되어있다.
국내에서는 1991년 말 쌍용차를 통해 생산된 레트로 로드스터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1982년 영국 팬더 웨스트윈드의 주력 모델이었다. 1990년대 초 이 회사가 쌍용차에 인수되면서 국내 판매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로드스터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판매 부진에 시달리다 1994년 단종되었다. ▣현재 34대가 등록되어있다.
대우자동차의 전신 세한자동차에서 1977년 출시한 소형차다. 제미니는 오펠 카데트를 기반으로 생산되었으며, 페이스리프트 모델 맵시가 뒤를 이었다. ▣현재 238대가 등록되어있다.
제미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세한자동차가 대우자동차로 사명 변경이 이루어진 뒤 등장했다. 맵시는 다른 차량과 다르게 가, 나 한글 순으로 세대 구분을 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후속 모델로 르망이 있다. ▣현재 1,402대가 등록되어있다.
독일 오펠 설계, 한국 대우 생산, 미국 GM 판매 3분류로 담당한 월드 카 모델이다. 맵시-나의 후속 차량이며, 세단, 해치백 등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었다. 특히 르망GSI의 튜닝 버전인 이름셔는 고성능 고가의 차량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현재 17,135대가 등록되어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자료를 참고하여 국내 올드카 등록 현황을 살펴봤다. 포니가 8천 대 이상 등록되어 있는 등 국내 올드카 등록대수가 생각보다 많은 점은 다소 의아스럽기도 하다. 물론, 집집마다 방문하여 확인한 것이 아닌 서류상 등록이기 때문에 오차가 있는 것은 아닐지.
올드카는 성능만 본다면 마티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물론, 당시 기술력으로는 적당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올드카를 보유한 운전자들은 과거의 향수를 만끽하며 올드카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을 선호할지도 모르겠다. 또한 오래전 단종된 차량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한몫할지도.
전 세계 유명 제조사들은 과거 모델을 재해석해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올드카를 살펴보면, 시대 트렌드에 맞게 다시 내놓아도 될 만한 차량들이 있을 것이다. ‘미래, 새로움, 혁신’ 등을 외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자동차 시장에 복고풍을 소개하는 것도 좋은 실험이 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만약 국내 제조사들이 올드카 하나를 다시 내놓는다면, 어떤 모델이 좋을까?
코티나, 포니, 브리사. 국내 올드카 몇 대 남아있을까?
글 / 다키 편집팀
참고 /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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