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도로 위를 지나는 자동차들을 보고 있으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레인지로버 계열 차량이 자주 보인다. 물론 그랜저나 싼타페만큼 자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생각보다 많이 눈에 띈다는 의미다. 즉, 소비자들에게 많이 판매되었기 때문에 자주 보인다는 것인데 그동안 얼마나 판매되었기에 생소했던 차량이 점차 익숙해진것일까?
레인지로버(Range Rover)는 1970년대 대형 럭셔리 SUV로 등장해 랜드로버의 기함이자 럭셔리 SUV로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레인지로버는 실 내외 디자인이 묵직하고 직선 느낌이 강하며, 내부 인테리어에 고급 소재를 사용해 럭셔리함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제원을 살펴보면 크기는 ▣전장 4,999mm ▣전폭 2,200mm ▣전고 1,835mm ▣축거 2,922mm이며 ▣공차중량 2,490kg이다. 성능은 5.0L SCV8 가솔린 모델 기준 ▣510PS(6,000~6,500rpm) ▣63.8kg.m(2,500~5,500rpm)를 갖춰 큰 덩치에 알맞은 강력한 주행능력을 보여준다.
레인지로버는 해마다 930대~1000여 대 판매되었으며 월평균 70대 판매되었다. 수치만 보면 생각보다 적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대형 프리미엄 SUV 시장이 소형 및 중형 시장보다 규모가 작고, 1억 7천 이상을 호가하는 상당한 가격 때문에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가격대에 비해 해마다 950대 이상 판매되었다는 점은 나름 주목할 만하다. 이때문인지 강남을 중심으로 과거에 비해 레인지로버가 자주 보이면서 ‘강남 싼타페’로 불리기도 한다.
2018년 1분기에는 평소에 비해 절반 수준의 월별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레인지로버 등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잠시 구매를 뒤로 미룬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 레인지로버는 기존 모델이 갖추고 있던 디자인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프런트 그릴, 헤드램프 일부 디자인을 변경하고, 내부 인테리어 일부도 탑승자 편의를 위한 변경이 진행되었다. 여기에 출력이 510PS에서 525PS로 오르는 등 상품성이 전체적으로 개선되었다.
랜드로버는 맏형 레인지로버 외에도 소형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Range Rover Evoque)와 중형 SUV 레인지로버 벨라(Range Rover velar), 중형 SUV 레인지로버 스포츠 (Range Rover Sport)를 라인업으로 두고 있다. 이들의 판매량도 가격에 비해 점차 많이 판매되고 있는 추세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먼저 살펴보자. 이 모델은 레인지로버의 축소형 느낌이 강하며 오프로드보다는 도심형 SUV에 가깝다. 제원은 5도어 2.0디젤 모델 기준 ▣전장 4,370mm ▣전폭 1,900mm ▣전고 1,635mm ▣축거 2,660mm이며 ▣공차중량 1,920kg이다. 성능은 2.0L TD4 디젤을 얹어 ▣180PS(4,000rpm) ▣43.9kg.m(1,750rpm)를 갖추고 있다.
실적은 레인지로버 4형제 중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연간 1600~2,000 여대 판매되었으며 월 평균 180대 판매되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것은 역시 가격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다. 가격대는 7천~ 8천 대 후반으로 레인지로버보다 1억 원가량 저렴하다.
레인지로버 벨라
세 모델 중 가장 최근에 출시한 레인지로버 벨라는 이보크보다 한 체급 위인 온 로드 특화 중형 SUV다.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기도 하며, 다른 모델에 비해 디자인에 힘을 준 것이 특징이다. 측면에서 보면 완만하게 내려오는 직선형 루프라인과 쭉 뻗은 벨트라인 부분이 레인지로버의 느낌을 잘 간직하고 있다.
제원은 2.0디젤 모델 기준 ▣전장 4,803mm ▣전폭 2,145mm ▣전고 1,665mm ▣축거 2,874mm이며 ▣공차중량 2,035kg이다. 성능은 2.0L 인제니움 트윈터보 디젤을 얹어 ▣240PS(4,000rpm) ▣51.0kg.m(1,500rpm)를 갖추고 있다.
출시 이후 941대 판매되었으며, 월 평균 134대 실적으로 이보크보다 적고 레인지로버보다 많이 판매되었다. 가격대는 9천 대 후반~ 1억 2천 중반 대 사이로 역시 적지 않은 금액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마지막으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오프로드 성능과 스포티한 감성 둘 다를 접목시킨, 레인지로버의 한 체급 아래 모델이다. 레인지로버에 비해 좀 더 날렵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제원은 5.0가솔린 모델 기준 ▣전장 4,870mm ▣전폭 1,985mm ▣전고 1,780mm ▣축거 2,925mm이며 ▣공차중량 2,445kg이다. 성능은 5.0L SCV8 가솔린을 얹어 ▣550PS(6,000rpm) ▣69.4kg.m(3,500rp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판매량은 연평균 1,400여 대 판매되었으며 월평균 119대 판매되었다. 2018년 들어서는 판매량이 급감했는데, 레인지로버와 함께 4월 페이스리프트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뉴 레인지로버와 유사한 전면부 디자인 변경이 진행되었으며, 후면 범퍼와 머플러 팁을 통합형으로 구현해 벨라와 유사한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 밖에 HUD,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강화 등 사용자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랜드로버는 고가의 SUV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2017년 1만 대 이상 판매량을 유지하며 가격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일각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독일 제조사들의 차량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있으며, 억대 가격을 내세운 고급화 전략이 유효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 밖에 2010년 폭설로 서울 교통이 마비되었을 때 랜드로버 차량이 미끄러운 도로 상황에 아랑곳 않고 자유롭게 주행하는 모습에 강남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안전한 귀가를 명목으로 찾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때 나온 별명이 ‘강남 학부모 SUV’다.
요약하면,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가격에 알맞은 럭셔리함과 우수한 주행능력에 꾸준히 찾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볼 수 있다. 4월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페이스 리프트가 진행되어 판매량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연 2017년에 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보일지 주목할만하다.
강남 싼타페 레인지로버, 그동안 얼마나 판매되었나?
글 / 다키 편집팀
사진 / daki, netcarshow, wikimedia,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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