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네? 누.. 누구냐고요? 농담도 참~ 저 i40이에요 기억하시죠?
아…모르시는구나…아니, 잊으셨구나. 예전엔 먼저 와서 아는 척해주셨으면서… 그렇다고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요즘 도로에서 저 잘 안 보이잖아요. 잊을 수도 있죠. 뭐.
예전에는 “어, i30이 끝이 아니었어? i40은 뭐지? 신찬가?”라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요 뭘 하하…
이 얘길 듣고 꽤나 충격받고 일주일 내내 앓아누웠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회복되었지만, 당시에는 심리상담을 받는 등 고생 좀 했죠.
그런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스스로를 홍보할 겸 대강당을 빌려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아, 비용이요? 걱정 마세요 요즘 집에서 저를 위한 홍보를 잘 안 해서 돈이 좀 쌓여있어요.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나름 유명해서 모아둔 돈도 있죠.
돈 걱정은 하지 마세요 대신 제 삶을 기억해 주셨으면 하네요. 처음 등장했을 땐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한순간 유령처럼 존재감이 없어지니 너무 허전합니다. 가슴 한 쪽이 구멍 난 거 같아요.
휴… 아무튼 많이들 오셨는데, 제 인생을 이야기해 볼게요.
전 2011년부터 사회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는 곳은 현대 울산공장이고, 유럽에 일이 많아 자주 출장을 가죠.
제가 사회로 나오기 전까지 4년 6개월 교육과정을 거쳤고, 교육 비용으로 2,300억 원이 들어갔다고 하네요. 엄청나죠?
가족으로 i10, i20, ix20, ix25, i30, ix35, ix55 그리고 YF 쏘나타가 있습니다. YF 쏘나타는 사촌 관계라 i45로 불리기도 했고, 나머지는 i자 돌림을 쓰는 가족이죠.
저와 나머지 i 패밀리는 현대차 패밀리의 분파입니다. i 패밀리 외모와 몸매는 대부분 독일 러셀하임에 있는 성형외과(R&D센터)에서 1:1 맞춤 관리로 만들어졌습니다.
저를 포함해 가족들 전부 해외 출장이 잦은 편입니다. i10, i20, ix25, ix35는 유럽, 인도, 중국, 호주 등 해외로 자주 나가 만나기 힘들죠.
그리고 ix55는 유럽 버전 베라크루즈인데, 아시다시피 가족묘지에서 안식을 취하며 흙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언젠가 후속 모델로 부활한다고 약속했는데 소식이 없네요. 역시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i30은 말 안 해도 아시죠? 원래 잘 나가던 녀석이고 요즘은 알버트 비어만 관장님 전매특허인 지옥훈련을 수료해, N 배지를 달고 괴물이 되어버렸죠. 네, 달리는 괴물이죠.
가족 소개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제 첫 직장은 유럽입니다. 2011년 1월, 위장막을 걸치고 눈이 수북이 쌓인 북유럽 도로를 오가며 인턴생활을 했죠. 원래는 정식 공개 전에 외모나 내부 인테리어를 천천히 공개하려 했는데, 스파이샷 때문에 들키게 되었죠.
저를 본 사람들은 “쟤는 정체가 뭘까?”라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쏘나타 왜건”과 “i40w”라는 이름이 제 정식 이름이 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죠.
집에서는 “아직 쟤 이름 결정 안 했는데요?”라는 말로 얼버무렸지만, 다들 아시잖아요? 출시 몇 개월 전부터 하나씩 떡밥을 뿌린다는 것을…
정식 소개는 2011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진행됐습니다. 다들 i30에 이은 유럽 전략 차량이 될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왜건 스타일로 소개되었고, 몇 개월 후 세단 스타일을 추가했습니다. 세단 스타일은 일부 국가에서 쏘나타를 대신해 판매될 예정이었죠.
제 뼈대는 YF 쏘나타와 관련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안팎으로 달랐습니다. 독일 러셀하임에 있는 성형외과(R&D센터)에서 얼굴과 체형을 전담했기 때문이죠.
그곳에서 일하는 의사들(디자이너)은 제 모습을 만들기 위해 아이 플로(i-Flow) – 제니스(Genus) – 익쏘닉(ix-onic) 세 가지 콘셉트카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집안 내력인 플루이딕 스컬프처와 육각형 코(헥사고날 그릴)를 추가해 제 얼굴을 완성했습니다.
수술 자국이 아물고 거울을 보니, 얼굴은 세단이지만 옆태를 보면 “어? 해치백… 아니, SUV 인가?”싶은 흥미로운 체형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매끈한 외모를 자랑하기 보다 굵은 캐릭터 라인을 추가하는 등 다림질로 옷매무새를 정리해 신사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음… 미남형 외모에 캐주얼 정장을 입어 멋과 활동성 둘 다를 잡은 훈훈한 이미지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 정도면 저와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겠죠?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세단의 고급스러운 느낌에 SUV 같은 실용성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우리 같은 유럽인들이 좋아할 거 같은데?”라는 호평이 뒤를 이었죠.
이런 스타일을 왜건이라 부르는데, 세단에 가까운 SUV라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해치백을 좀 더 늘린 듯한 모습이기도 하죠.
왜건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세단에서 체형을 가꾼 형태기 때문에 세단과 비슷한 편안함을 가지고 있고, 무게중심이 낮아 안정적이죠.
또한 등짝(트렁크)은 D 필러를 따로 추가할 만큼 넓혀놨기 때문에 그만큼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트를 접으면 세단 친구들 보다 짐을 3배나 더 실을 수 있죠.
게다가 짐을 올려놓는 높이(지상고)가 낮아서 편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꽤나 실용적이죠?
이런 이유로 유럽인들은 왜건 스타일을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과 패밀리카로 사용할 사람들을 위한 자동차로 여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왜건 스타일 친구들의 광고를 보면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레저를 즐기는 모습이 늘 들어가 있죠.
자, 외모나 기타 특징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이제 제가 얼마나 튼튼하고 체력이 좋은지 알려드릴 시간이네요. 모름지기 자동차는 잘 달리고 안전해야 하니까요.
제 뼈대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하체에 알루미늄 부품을 아낌없이 발랐습니다. 게다가 고장력 강판을 내부와 외부에 골고루 적용해 튼튼합니다.
이를 증명해주는 사례로 2011 유럽 올해의 차체 기술상에서 벤츠, BMW, 아우디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차체 관련 전문가 550명이 살펴볼 만큼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시상식이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크죠. 심사위원들에 따르면, 고장력 강판 적용과 차체 연결 구조를 개선해 튼튼하고 가볍게 만든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또한 사고가 났을 때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차체 신기술, 고속 2중 점용접 시스템 등 하이테크 항목이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이때 제가 받은 상은 참가 첫해에 1위를 차지한 유일한 차량 / 아시아 최초 유럽 차체 기술상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제 몸이 튼튼하다 보니 유로 NCAP에서 만점(별 5개)을 받았습니다. 시험 항목은 얼굴, 뒤통수, 옆구리를 때렸을 때 얼마나 안전한가를 살펴보는 것이었죠.
이때같이 만점 받은 녀석들로, BMW X3 / 아우디 A6 / 폭스바겐 제타, 골프 / 오펠 암페라 / 시트로엥 DS5등이 있었습니다.
승차감은 유럽 전략 차종인 만큼 단단한 느낌이 들도록 하체를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단단한 느낌을 강조하면 차량이 쉽게 기울지 않아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주행 감을 느낄 수 있죠.
반대로 부드러우면 편안한 승차감이 보장되지만 차체 컨트롤이 상대적으로 힘들어지죠.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푹신한 느낌의 하체를 구성했는데, 일부 운전자들이 “그래도 유럽 감성이지!”라고 보채는 바람에 옵션 사항(D-스펙)으로 유럽형 하체를 추가했습니다.
심장은 휘발유를 먹고 달리는 타입과 경유를 먹고 달리는 타입 두 가지를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다들 휘발유 타입 심장을 선호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경유 타입 심장을 더 선호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단지 연비가 좋았기 때문이죠.
경유 타입 심장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경차~중형 덩치의 가족들까지 적용 가능한 1.7L U Ⅱ VGT 디젤 심장을 사용했습니다.
140마력에 33.0kg.m 출력을 낼 수 있었으며 도심 연비 리터당 13.1km, 고속 연비 리터당 18.5km를 주행할 수 있었죠.
U 모델은 Ⅰ~Ⅲ버전까지 나올 정도로 자주 애용하는 심장입니다. 2004년부터 적용돼, 2018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죠. 엄청 뛰어나지는 않지만, 적당한 힘과 안정성 등이 장점입니다.
2018년에는 U Ⅲ 심장이 등장했는데, 처음으로 적용된 녀석은 먼 친척 K3입니다.
스마트스트림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속하는 심장인데, 질소산화물 저감 촉매, 디젤 매연 필터, 선택적 환원촉매를 적용해 오염물질을 확 줄였죠. 여기에 소음을 줄이기 위해 각종 부품과 구조를 변경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친환경, 저소음에 신경 쓴 심장이라는 것이죠.
어쨌든, 기본 뼈대부터 심장까지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고 있다 보니 “현대차가 실수로 잘 만든 녀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랑 비슷한 별명을 가진 가족으로 제네시스(제네 실수)가 대표적이죠.
제가 전체적으로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했습니다. 사실 벤츠, BMW, 폭스바겐 등 유서 깊은 곳은 이 정도는 뚝딱 만들 수 있는 수준이거든요.
절 만든다고 수 천억 들였는데 여기서 멈추면,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불 보듯 뻔했죠. 그래서 우리 집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로 했습니다. 바로 하이테크와 디테일이죠.
국내 최초로 주행 상황에 맞춰 빛을 비추는 패턴을 조절하는 풀 어댑티브 HID 안구를 적용했고, 쉬운 주차를 위해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후방 주차 가이드 시스템,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을 배웠습니다. 여기에 전자 파킹 브레이크, 오토홀드 기능을 넣었죠.
요즘은 흔한 기능들이지만, 당시만 해도 프리미엄 기능이었기 때문에 제 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저는 진정한 프리미엄 왜건이 되어있었습니다. 물론, 세단 스타일로도 활약하기는 했지만 i40 하면 왜건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았죠.
그리고 아반떼 투어링과 크레도스 파크타운 이후 사실상 끊겼던 왜건의 계보를 이어간다는 의무 아닌 의무까지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벤츠, 볼보 같은 외국인들이 제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눈치를 보고 왜건 스타일을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죠.
아니, 특별히 한 게 없는데 뭐가 자꾸 하나씩 붙다 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했습니다.
이때 속으로 (“자동차의 신 님, 그냥 아무도 저를 신경 쓰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빌었습니다.
2012년 초에는 세단 스타일로도 활동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조용히 사라진 PYL 모임에 참여해 젊은 층을 공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뒷좌석 에어백, 운전 성향에 따라 드라이브 모드를 조정할 수 있는 통합 주행모드 시스템, 등이 추가된 2014년형으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찾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아니, 이것저것 좋은 걸 추가해도 관심 밖으로 밀려나다 보니, 점차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상품성이 마음에 안 든 것이 문젠가 싶어 2015년 1월 말 페이스 리프트를 진행하면서 더 뉴 i40으로 이름을 바꾸고 외모와 체력 등을 개선했습니다.
먼저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해 육각형 코를 다듬었습니다. 이를 통해 LF 쏘나타와 비슷한 그릴로 만들었고, 유로 6 기준을 맞출 겸 연비와 성능 향상을 위해 가변 터보차저(VGT), 7단 변속기, 공회전 제한 장치(ISG)까지 추가하는 등 U Ⅱ심장을 손봤습니다.
덕분에 연비가 10% 정도 개선되어, 복합 기준 리터당 16.7km까지 향상되었죠. 체력은 141마력에 34.7kg.m로 조금 올라갔습니다.
여기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심장 박동 수 범위를 1,750~2,500으로 넓혀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죠.
특히 곡선 구간을 급하게 달릴 때 안정적으로 돌 수 있도록 달리는 힘과 멈추는 힘을 조절해주는 ‘선회가속제어장치(ATCC)’를 달았고, 개선된 조향능력을 위해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휠(MDPS)를 추가했습니다.
여기에 7인치 내비게이션 추가 등이 이루어지면서 프리미엄 왜건 타이틀을 이어나갔습니다. 이 정도면 저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의 판매량은 계속 줄어 12년도 1만 명 정도가 저를 찾다가 15년 2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17년에는 더욱 심각해져 327명 만이 저를 선택했죠.
유럽인들은 처음엔 좋아하더니 이내 제 곁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11년 등장 첫해에 해외출장을 가서 2만 8천 명을 만났고, 12년도에는 4만 5천 명이나 저와 함께하겠다고 지갑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 1만 4천 명으로 인기가 크게 줄어 해외에서의 입지조차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일이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 한 번 더 노력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에 도전했죠.
그릴은 가로 바 타입에서 그물(메쉬)타입으로 바꿨고, 새로운 형태의 휠 타이어를 적용해 스포티한 모습의 발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내부 인테리어를 더 고급스럽게 바꾸는 노력이 이어졌죠.
특히 이제는 없으면 허전한 ‘현대 스마트 센스’옵션을 기본적용으로 돌려 전방 충돌 방지 [보조/경고], 차로 이탈 방지 [보조/경고], 하이빔 보조 등을 새로 배우게 되었죠.
대신 심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가솔린 심장 하나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죠.
전체적으로 제 가치는 꾸준히 향상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저를 찾는 사람은 월마다 8~28명 정도입니다. 해외에서도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 5월 146명만이 저와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인기만 보면 저는 더 이상 쓸모없는 녀석이 되었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생각보다 잔혹해서 인기가 없으면 소리 소문 단종(처리) 됩니다.
그래서 “언젠가 단종 되겠지…”라며 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당분간 목숨을 유지하게 되었죠. 집에선 “가길 어딜 가?!”라고 하며 단종시킬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네요. 저는 이 소식을 듣고 무덤덤했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직 쓸모가 있나 보네…그래, 포기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죠.
제가 이렇게 갑자기 추락한 이유는 SUV들이 갑자기 치고 올라온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되겠네요 소형 SUV부터 준중형 SUV, 중형 SUV, 대형 SUV까지 전 세계적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저 같은 왜건들이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죠.
여기에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 가격대여서 “어? 이 가격이면 차라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죠. 즉, 애매한 가격이 문제였죠. 음…뭔가 아슬란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또한 왜건이라는 스타일 자체가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인 점도 있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세단을 선호했던 분위기가 크고, 시야가 넓은 SUV로 점차 넘어가는 추세여서, 어중간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던 제가 낄 자리가 없었던 것이죠.
만약 우리나라 국민들의 성향이 유럽과 비슷했다면 해치백, 왜건 천하였을지도 모르죠.
그밖에 “내 특징은 이겁니다!”라고 내세울 만한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분명 기본기같이 드러나지 않는 부분은 우수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이 이걸 얼마나 알아줄까요… 정말 좋은데, 이걸 표현할 길이 없네요.
덕분에 언젠가 풀 모델 체인지가 될 것을 기대하며 숨죽이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요즘 자주 쓰는 용어로 ‘존버’ 중인 것이죠.
요새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라는 새로운 스타일이 나왔다고 하는데, 혹시 저도 아반떼와 쏘나타의 뒤를 이어 성형 대상자 리스트에 있지 않을까요?
저는 큰 걸 바라지 않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8천 대 정도만 판매되고 유럽을 중심으로 5~6만 대만 판매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 같아요.
아직 목숨이 붙어있으니, 예전처럼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단지 제 이름 석 자만 기억해주세요. 다시 등장했을 때, “오~! 드디어 나왔네? 멋진 걸?” 한마디면 충분할 것 같아요.
휴…계속 이야기하다 보니, 제 손수건이 왜 젖어있을까요?
땀도 안 났는데 말이죠.
안녕하세요 i40입니다. 잊지 말아 주세요!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hyundai, netcarshow, euro ncap, 월드카팬즈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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