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어느 날, 운전자 A 씨는 차량 수리 가능 여부 확인을 위해 카센터 번호를 눌렀다. 그리곤 “C브랜드의 XXX사용자인데요.”라고 첫마디가 나왔다. 오너, 혹은 차주 중 무엇을 쓰면 좋을까 하고 찰나의 시간 동안 고민을 하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나온 말이다.

“같은 의미인데 이런 경우가 왜 생기나?” 싶겠지만”~~오너입니다.” “~~차주입니다.” 둘 중 하나를 두고 뭐라 부르는 것이 좋을까 순간 멈칫하는 경우가 있다.

차주와 오너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차주는 한문으로 ‘車主’이며 문자 그대로 자동차의 주인이다. 자동차 자체가 구매한 사람의 것이기 때문에 소유주(所有主)로 대신할 수 있다.

오너는 영어로 Owner이며 주인, 소유주(자)로 풀이 가능하다. 사전적 의미로 봤을 때 차량 소유주는 Owner of an automobile 혹은 Owner of a motor vehicle로 표현한다. 일상에서는 Car owner로도 사용된다.

결국 車主(所有主) 와 Owner (Owner of an automobile/Owner of a motor vehicle)는 같은 의미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 차량에 오너가 웬 말이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매사에 적용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오너라는 단어를 차주보다 고급스러운 단어로 여겨, 고급 세단이나 수입차에 어울린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왜 생겨났는지에 다음과 같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오너라는 단어의 뉘앙스가 차주에 비해 고급스럽다는 인식이 있어, “나는 특별해!”를 나타내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품위를 위해 ‘오너’라는 용어를 선호하다 보니 널리 퍼지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내 차와 운전자 스스로를 좀 더 높일 목적으로 이 단어를 꺼냈다고 볼 수 있다.

양파 썰어놓은 것과 슬라이스드 어니언의 차이는 무엇인가!

마치 ‘양파 썰어놓은 것.’이 2천 원에 판매되는데 ‘슬라이스드 어니언’이라고 하면 1만 원에 판매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짧게 요약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있어, 오너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가끔가다 높임말로 ‘오나-사마(오너님)’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밖에 운전자가 스스로 운전한다는 의미의 ‘오너드리븐’ 영향으로, 차주는 단순히 ‘자동차 주인’, 오너는 ‘운전을 하는 주인’이라는 인식이 널리퍼져 오너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여담으로, 유저(User)는 이용자라는 뜻이 있어 간혹 렌터카와 연결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허례허식이 만연한 사회의 분위기가 차주와 오너를 구분 지으려는 상황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오너라는 단어가 좀 더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굳이 차주라는 표현과 구분 지어야 할까? 차주로 부르는 것이 편한 운전자들은 차주를, 오너라 부르는 것이 편한 운전자들은 오너라 부르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반떼 오너입니다.” “BMW 차주입니다.” “그랜저 오너입니다.” “G80 차주입니다.”처럼 말이다.

요즘같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 따지고 드는 피곤한 세상에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갑론을박을 펼치는 것은 의미 없는 소모전을 펼치는 것이다. 특별히 의미 차이도 없는, 모호한 두 단어를 가지고 말이다.

영화 킹스맨을 보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유명한 대사가 있다. 굳이 따지자면 차량의 격을 높이는 것은 차주, 오너와 같은 단어들이 아니라 운전자의 행동일 것이다.


오너와 차주 그 모호한 차이에 대해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Fairchild Air Force Base, pxhere, pexels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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