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반기 쉐보레와 쌍용 중 웃을 수 있는 곳은 없다. 느긋하게 있을 수도 없다.

오래전 집주인이 두 번이나 바뀐 쌍용은 해마다 적자를 면치 못해 울상이었고, 쉐보레는 스파크, 말리부, 크루즈 등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무난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집주인이 인도로 바뀐 쌍용은 티볼리를 시작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되더니, 한때 흑자로 전환하는 등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을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한편 쉐보레는 작년 말부터 집 주인인 GM과의 갈등으로 인해 철수 설이 퍼지면서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협상을 통해 완전 철수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 한편에는 철수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리 잡게 되었다.

표면상 쌍용이 그나마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승자는 쌍용이라 볼 수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두 제조사 모두 안심할 수 없다.

올해 4월까지 쌍용차를 지탱한 차량은 티볼리-렉스턴스포츠-G4렉스턴이다. ▣티볼리는 4개월 동안 판매대수 13,335대를 기록했으며, ▣렉스턴 스포츠는 11,163대, ▣G4렉스턴은 5,378대가 판매되었다. 이 세 모델의 쌍용차 내 점유율은 ▣티볼리 41.5%, ▣렉스턴스포츠 34.8%, ▣G4렉스턴 16.7%다.

한편 쉐보레는 스파크-말리부-트랙스를 주축으로 운영 중이다. ▣스파크는 4개월간 판매대수 10,472대가 판매되었으며, ▣말리부는 4,122대, ▣트랙스는 2,912대다. 이 세 모델은 각각 ▣41.4%, ▣16.3%, ▣11.5%를 기록해 스파크에 다소 치우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국산 경차 중 모닝과 레이가 경쟁 차종이며 그 외 이렇다 할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나름 높은 판매대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GM사태 이후 판매량이 절반가량 감소해 모닝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스파크는 이제 레이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밖에 말리부와 트랙스 등은 현대기아차의 동급 경쟁 모델에 밀려 희미한 존재감만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롱바디 모델 출시와 코란도C 풀모델 체인지가 예정되어있다. 코란도C는 내년 초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렉스턴스포츠 롱바디 모델은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된다.

SIV-2 콘셉트카
SIV-2 콘셉트카
SIV-2 콘셉트카

특히 코란도C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SIV-2 콘셉트카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가져올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 상태다. 기존 2.2디젤과 새로 개발한 2.0 가솔린 터보가 적용될 예정이며, 해당 엔진은 코란도 외에 렉스턴에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렉스턴스포츠

렉스턴스포츠 롱바디모델의 경우, 적재공간을 늘려 기존 픽업트럭 수요층을 늘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출시 이후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면서 티볼리에 이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쉐보레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한국GM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15종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15종 중 첫 번째로 스파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다. 전면 디자인 변경과 첨단 안전 기능을 대거 추가해 상품성을 높였다.

이어서 두 번째 주자는 6월 부산 모터쇼에 등장 예정인 SUV 이쿼녹스다. 현재 딜러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곧 정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에 대형SUV 서버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

쌍용차는 1년에 신차를 하나씩 늘려나가 판매량을 점차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몇 차례 위기를 겪었던 터라 실적과 리스크 관리를 해나가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반면에 쉐보레의 15종 신차 러시는 GM사태로 악화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과 신차 혹은 개선 모델의 국내 시장 경쟁력 강화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쌍용차 입장에서 주변 분위기를 보며 안정적인 운영을 꾀한다는 의도로 풀이되며, 쉐보레는 무너질 대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소 모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올 하반기, 쌍용차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국내 제조사 3위를 유지하며 조용히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며 쉐보레는 스파크, 이쿼녹스를 주축으로 신뢰 회복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쌍용차에 대해 ‘사골국’이라는 비판적인 시선이 있으며 신차를 내놓는 시기를 앞당기라는 요구가 있기도 하다. 또한 쉐보레는 신차 2종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반응이 시큰둥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그나마 장거리 여행, 캠핑, DIY 등으로 픽업트럭 수요가 늘어 렉스턴스포츠 판매량에 청신호가 켜진 점이 위안이 되겠다.


쌍용과 쉐보레, 하반기 웃을 수 없는 이유?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쌍용, 쉐보레, netcar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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