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되면서 2009년까지 바닥 없는 추락이 계속되었다. 인수 후 정상적인 운영이 이루어졌다면 큰 문제가 없었겠지만, 기술유출과 실적 악화 등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일각에서는 쌍용차의 공중분해까지 거론하며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다행히 2010년 인도 마힌드라와 쌍용차 간 인수협상이 마무리되면서 SUV를 주력으로 만드는 두 회사가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이때 쌍용차는 모든 생산 라인업을 갈아엎고 RV, SUV 생산에 집중하게 되었다. 체어맨과 같이 나름 역사가 있는 플래그십 세단을 단종시키는데 많은 아쉬운 의견들이 나왔지만, 브랜드의 정상 운영을 위해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이후 마힌드라의 자금 지원이 쌍용차의 노하우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티볼리가 탄생했다.
티볼리는 쌍용차 입장에서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며 만년 적자로 허덕이던 쌍용차에 흑자 실적이라는 선물을 안겼고, 이후 G4 렉스턴을 내놓으며 재도약 하는데 성공했다.
요즘은 쌍용차를 먹여살리는 모델로 렉스턴 스포츠가 새롭게 떠올랐다. 지난 1월 2,585대로 성공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3월 3,002대로 증가세를 보이더니 지난 6월 4,008대 실적을 올리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쌍용의 첫 소년소녀 가장 티볼리는 지난 1월 3,117대 판매된 이후 6월 3,695대 판매되었다. 현재 티볼리는 SUV 열풍과 함께 소형 SUV 시대를 연 모델로 시대 흐름을 잘 타 소형SUV 시장에서 1~2위를 오가는 상황이다.
반면 렉스턴 스포츠는 레저 열풍과 국내 유일 픽업트럭 제조사 타이틀을 앞세워 월 별 판매량에서 티볼리 판매량을 앞지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덕분에 상반기 전체 판매량에서 19,115대로 쌍용차 내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1위는 20,690대로 티볼리가 차지했다.
렉스턴 스포츠가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점을 고려한다면, 하반기 합산 실적에서는 티볼리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는 티볼리와 함께 점유율 합이 77.3%에 이르기 때문에 사실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했다.
이처럼 렉스턴 스포츠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우선 첫인상인 디자인에서 픽업트럭 수요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약간의 변형을 시도해 G4 렉스턴에 비해 좀 더 정돈된 모습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코란도 스포츠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저렴한 인테리어 대신 렉스턴이라는 모델명을 이어받은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큰 덩치에서 오는 위압감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픽업트럭 구매를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그동안 아쉬운 점으로 지목되었던 주행능력 개선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만족을 어느 정도 이끌어 냈다. 2톤이 넘는 무게에도 카니발과 유사한 가속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새로운 쿼드 프레임 바디를 적용해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또한 SUV 전문 기업답게 오프로드 주행에서 만족스러운 능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쿼드 프레임 바디와 2.2디젤 엔진, 그리고 4트로닉 모드의 조합으로 큰 무리 없이 곳곳을 누빈다.
결정적인 이유로, 생각보다 여러 요소가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림 별 가격이 2천 초반에서 3천 초반에 책정되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코란도 스포츠에서 느꼈던 불안감을 단숨에 해소하는 계기가 되어 높은 실적을 기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두 모델의 개별 상반기 순위는 티볼리 12위, 렉스턴 스포츠 15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상반기 실적 20위까지 현대기아차가 싹쓸이하고 있는 상황에, 타 브랜드가 사이를 비집고 버티고 있는 모델로 티볼리, 렉스턴 스포츠, 벤츠 E클래스, G80 4종밖에 없어 쌍용차의 선전은 단순히 판매 수치를 떠나 소비자들의 쌍용차에 대한 인식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겠다.
다만 쌍용차 수출실적은 내수 실적의 20% 수준으로, 실적 보다 나은 실적을 노린다면 수출 길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쌍용차의 SUV 및 픽업트럭 전략은 현 상황에 유효타로 작용해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현재 쌍용차가 판매 중인 모델은 6가지에 불과하다. 그리고 시리즈 별로 묶어보면 3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측면에서 오히려 적절한 선택이 되었다.
하지만 티볼리를 비롯해 렉스턴 스포츠가 영원히 쌍용차를 지탱할지는 미지수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 과거 쌍용차의 ‘사골’은 이제 지양하고 신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할 시기가 아닐까?
쌍용차 1위 쟁탈전, 티볼리 앞지른 렉스턴 스포츠
글 / 다키 포스트
사진 / ssangyong
참조 / KAMA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콘텐츠 관련 문의 : carderra@naver.com
- 다키의 친절한 뉴스 – 볼보 더 뉴 XC40
- 아! 옛날이여! 서민 5호 SM5 인사드립니다!
- 싼타페 살까 쏘렌토 살까?
- 전기차를 위한 자격증? 혹시 아시나요?
- 6월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역시 SUV! 하지만 상반기는 정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