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SUV 모델들의 치열한 싸움으로 활기를 보였다. 그리고 국내외 제조사들이 SUV 라인업에 무게를 두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이쪽으로 몰렸다. 특히 SUV 중에서도 쿠페형 모델들이 잘 빠진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을 뽐내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SUV 라인업 중 ‘쿠페’라는 개념을 확립한 곳은 BMW다. BMW는 X6를 통해 쿠페형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벤츠가 GLE 쿠페를 내놓기 전까지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수 십만 대를 판매하면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이어나갔다.
BMW의 성공은 주변 제조사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벤츠가 GLE 쿠페를 등장시키는데 일조했다. 제조사들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어 예민한 상황이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BMW가 독차지한 쿠페형 SUV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 등장으로 활력이 생겼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반기는 모양새다.
특히 쿠페형 SUV를 대표하는 BMW X6와 벤츠 GLE 쿠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증폭되고 있어 서로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 국내시장에서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두 모델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느 모델이 더 인기가 많은지 잠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X6는 200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신호탄을 쏜 후, 이듬해 정식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분명 SUV지만 파격적인 디자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고, 2014년에는 디자인과 상품성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2세대 X6가 등장했다.
한편 벤츠의 GLE 쿠페는 2014년 작명 법이 바뀐 뒤 2015년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데뷔했다. 국내에서는 2016년 10월 이후 판매되기 시작했다.
디자인 측면에서 X6는 “어 BMW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되는데, 키드니 그릴에 날카로운 헤드램프, SUV 다운 묵직한 범퍼가 BMW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그밖에 BMW의 또 다른 특징인 C 필러 호프마이스터킨크가 X6에도 적용됐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측면 캐릭터 라인을 굵게 가져갔다. 내부 인테리어는 넓은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가로로 쭉 뻗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도전자인 GLE 쿠페의 경우, 커다란 삼각별이 부착된 그릴에 벤츠 특유의 곡선을 강조한 헤드램프가 포인트다. 또한 옆에서 보면 X6와 마찬가지로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날렵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여기에 S클래스 쿠페, C클래스 쿠페와 비슷한 테일램프와 트렁크 디자인을 채택해 쿠페 라인업이라는 것을 뽐낸다. 내부 인테리어는 X6와 달리 센터패시아를 중심으로 긴 구성을 돋보이게 했다.
덩치를 살펴보면 GLE 쿠페가 좀 더 크고 묵직하다.
X6는 공차중량 2,175kg 전장 4,909mm, 전폭 1,989mm, 전고 1,702mm.
GLE 쿠페는 공차중량 2,350kg, 전장 4,880mm, 전폭 2,030mm, 전고 1,725mm이다.
위 수치를 보면, GLE 쿠페가 X6에 비해 무겁고 약간 짧지만 전폭과 전고가 조금씩 길어 좀 더 넓어 보인다. 반면에 휠베이스는 X6가 2,933mm, GLE 쿠페가 2,915mm로 더 길다.
두 모델의 제원과 가격을 살펴보면, X6는(30d기준) 3.0L I6 디젤 엔진을 얹어 258마력, 57.1kg.m토크 성능을 갖추고 있고, 1억 450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있다.
한편 GLE 쿠페(350d 기준)는 3.0L V6 디젤 엔진을 얹어 258마력에 63.2kg.m 토크 성능을 갖추고 있고, 1억 7백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분명 다른 두 모델이지만 전체적으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 항목도 있어 ‘라이벌’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떤 모델이 더 사랑받고 있을까?
GLE 쿠페와 X6가 본격적으로 대결하기 시작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판매 실적을 비교해보면 GLE쿠페(AMG 제외) 2,356대, X6(40d, M 모델 제외) 2,043대로 약 300대가량 GLE 쿠페가 앞서고 있다.
각 모델의 고성능 버전인 AMG와 M 모델 그리고 X6 40d 판매량을 합친다 하더라도 GLE 쿠페 2,521대, X6 2,226대로 위와 비슷하게 약 300대 실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일단은 GLE 쿠페가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SUV 시장에 쿠페 모델이 등장한 후 SUV 시장에도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벤츠의 첫 쿠페형 SUV 모델인 GLE 쿠페의 경우 기존 GLE 모델들보다 국내 기준 두 배 이상 더 판매되고 있어 효자 모델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벤츠 전체 판매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중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SUV 차량이 어떤 것인지 유추해 볼 수 있는 단서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으로 본문에서 언급한 두 회사의 쿠페형 SUV 모델이 국내 제조사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지 기대가 된다.
벤츠와 BMW의 쿠페형 SUV 대결, 식을 줄 모르는 쿠페의 인기!
글 / 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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