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영종대교나 인천대교를 다니다 보면, 외형은 스타렉스 같은데 더 크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녀석들이 종종 보인다.
작년 4월, 서울 모터쇼에서 임시 셔틀버스로 운영되기도 했던 벤츠 스프린터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보면, 현대차 엠블럼이 붙어있어 그제서야 “아, 쏠라티구나.”하고 알게 된다.
쏠라티는 국내 15인승 승합차 부활의 신호탄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15인승 승합차는 대표적으로 현대 그레이스와 쌍용 이스타나가 있지만, 각각 2003년, 2004년 단종 돼 10년 동안 그 계보가 끊긴 상태였다. 이후 쏠라티가 등장하면서 다시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이 모델은 3년 동안 유럽 기술연구소, 유럽 디자인센터, 남양연구소가 함께 개발했다. 2015년 말 정식 출시됐으며, 라틴어로 ‘편안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프리미엄 경상용차(LCV) 쏠라티는 국내 보다 유럽 판매에 초점을 둔 차량으로, 벤츠 스프린터 등과 경쟁하고 있다.
사이즈는 전장 6,195mm, 전고 2,665mm, 전폭 2,038mm로 덩치가 큰 편이며, 이로 인해 무게만 4톤에 이른다.
생산은 전주 공장과 터키에서 생산 중이고 해외 한정 H350이라는 모델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쏠라티의 외관은 전체적으로 보면 벤츠 스프린터와 비슷한 밴 형식이다. 앞부분은 서유럽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미보닛 형태이며 현대차 패밀리룩인 헥사고날 그릴이 적용돼 있고 디자인 요소들이 굵직해 강인함과 더불어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정식 출시되기 전인 2014년, 독일 상용차 박람회에 첫 선을 보였을 때, 외관 디자인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쏠라티 67%로 조사돼 벤츠 스프린터 55%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제조사들의 세미보닛 모델들도 이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쏠라티 개발진에 따르면, 부식 방지를 위해 차체의 98% 이상을 방청강판을 적용했고 캐비티 왁스를 사용해 보디의 폐 단면 구간 내부 수분 침투 방지 처리까지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속주행 및 급커브 구간 높은 전고로 인한 전복사고를 고려해 차량자세 제어장치 (VDC), 차선이탈 경보장치 등이 적용돼 있다고.
내부의 경우 차 문을 열 때부터 탑승객들이 편의성에 중점을 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동 전동 스텝이 기본 장착돼 있어 승하차하기에 용이하며 여객기 실내 같은 인테리어,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이 포인트다.
특히 실내 높이가 1,928mm이기 때문에 허리를 굽힐 일이 없다는 강점이 있다.
그리고 운전석 밑에 ‘코일 서스펜션’이 장착돼 있는데, 일반 시내버스 운전석의 고급 버전쯤 되는 편의장비다. 이 장비와 크루즈 컨트롤을 통해 장거리 운전 시 운전자들의 피로를 덜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밖에 트렁크 부분이 180도 젖힐 수 있는 양문형 후방 도어로 돼 있어, 짐을 적재하기에 용이하고 우체국에서 판매 중인 박스 중 가장 큰 6호를 기준으로 9개 정도가 들어가는 넓이를 자랑한다.
쏠라티 제원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장 6,195mm, 전고 2,665mm, 전폭 2,038mm에 무게만 4톤에 이른다.
때문에 최소한 모하비 등에 사용되고 있는 디젤엔진인 3.0L S 엔진을 채택했을 것 같지만, 현실은 스타렉스에 사용되고 있는 A2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해외 언론에서 측정한 데이터에 따르면, 제로백은 12초이며 최고속도는 156km/h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2 엔진(D4CB)은 2.5L 직렬 4기통(I4) 디젤엔진으로, 170마력에 43kg.m 토크 성능을 갖추고 있다. 스타렉스의 경우 공차중량이 약 2.2톤이기에 A2 엔진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쏠라티는 약 두 배인 4톤이기 때문에 덩치에 비해 출력이 약한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다.
쏠라티 개발팀은 “기존 A2 엔진보다 연료 분사 압력을 높였고, 시스템 하드웨어 개선을 통해 연비까지 잡았습니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위의 답변에 대해 두 가지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한 쪽은 “15인승에 전부 태우면 못해도 5톤 가까이 된다. 엔진이 버티겠는가?”하는 의견이며 다른 쪽은 “속도제한 때문에 110km/h 이상 못 내는데 저 정도 출력이면 충분하다.”라는 반론이 있다.
쏠라티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 2015년 판매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세미보닛 시장 후발주자로 나선 점을 고려한다면 나름 선방하고 있는 모양새다.
쏠라티는 현재 글로벌 판매량 5,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 연이은 대량 수주 체결에 성공해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만 살펴보면 조지아에 앰뷸런스, 페루에 VIP 의전차량으로 판매된 바 있다. 그리고 모로코 경찰청과 경찰 병력 수송용으로 70대 계약이 이루어졌으며 알제리 소재 물류 회사에서 50대가 있고, 작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ASEAN)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각국 정상 및 고위급 관계자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투어용, 리무진, 캠핑카, 어린이 버스, 휠체어 리프트카, 3인승 밴, 앰뷸런스, 택시 등 다양한 컨버전 모델이 준비돼 있어 활용도가 높다.”라고 언급해 해외에서의 빠른 성장 원인을 유추해볼 수 있다.
여기에 해외 한정 쏠라티 트럭 모델도 판매 중이다. 외관만 보면 리베로의 후속 차종으로 볼 수 있으며 1.2톤 급 상용트럭에 해당한다.
해외와 대조적으로 국내 실적은 참담했는데, 그랜드 스타렉스의 2배 이상에 육박하는 가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쏠라티 가격을 보면, 15인승 기본형이 6천82만 원이다. 미니 버스인 카운티 25인승이 6천77만 원이기 때문에 쏠라티를 건너뛰고 카운티를 구매하거나 스타렉스 상위 트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를 지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승합차=사람 많이 태우는 자동차로 보는 시각이 많고 특히 학원 등 셔틀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카운티 가격과 비슷한 쏠라티는 구매리스트에서 자연스럽게 빠지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쏠라티는 상용 라인업의 아슬란으로 표현해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애당초 벤츠 스프린터 급들과 경쟁할 유럽 시장 공략 모델인 만큼 판매량이 저조한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2015년 이후 우리나라에도 세미보닛 형태 15인승 승합차가 등장했다. 라틴어로 ‘편안함’을 의미하는 쏠라티는 이름 그대로 탑승객들을 편안함을 책임지고 있다. 비록 국내에서는 실적이 저조하지만, 해외에서는 점차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중이다.
특히 주행 테스트와 품질 평가를 거쳐 필리핀의 카 어워드 그룹이 선정한 미니버스 부문 2017년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모델이다.
게다가 유럽 내 벤츠 스프린터 연간 판매량이 6~7천 대 수준임을 고려한다면 쏠라티 글로벌 판매량 5천 대는 생각보다 선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쏠라티 특유의 장점들을 더욱 부각시켜 유럽 내 점유율을 높여 유럽을 대표하는 상용차로 거듭났으면 한다.
15인승 승합차 부활의 신호탄, 팔방미인 쏠라티
글 / 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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