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 특보까지 내렸던 상황,
쌓이고 녹고 얼기를 반복하던 도로 결국,
도심 대부분이 스케이트장 돼버려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쌓인 눈이 결국 얼어버려 도로 위 차선은 분간이 어려웠다. 도로 위 차들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몇몇 운전자들은 비상 깜빡이를 켜고 운전을 시도해 보지만, 이내 빙판길이 되어 버린 도로에 바퀴가 헛돌았다.
시내버스는 더 심각했다. 오르막길에는 염화칼슘이 제대로 살포되지 않아 운전자를 비롯해 시민들이 몇 시간째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등 불편을 겪었다. 전주 시민 최 모 씨(57)는 “평소 30분 걸리던 시내 거리를 이동하는 데 3시간이 걸렸다. 많은 눈이 예보됐는데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이날(17일) 오후 5시 20분 즈음에는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의 한 도로에서 시내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신호등을 들이받을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곧바로 차를 손으로 막아섰고 다행히 버스는 추돌 없이 지나갔다. 이 밖에도 빙판길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수십 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에 대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도로 노면에 결빙이 생긴 경우 교통사고 치사율은 마른 노면 대비 약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치사율은 교통사고 100건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뜻한다. 건조한 노면 상태의 치사율은 1.6%, 결빙 상태에서 치사율은 2.9%로 빙판길 주행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고 있을 때, 순간 당황해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거나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는 경우가 있다. 이 행동은 오히려 더욱 빠른 회전을 만들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미끄러지고 있다면 같은 방향으로 핸들을 천천히 돌리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이후 차량의 자세가 잡혔다면 핸들을 다시 돌려 원상 복구 시켜줘야 하는데, 이때 풋브레이크를 무리하게 밟지는 않고 부드럽게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누구든 예외란 없다. 빙판길 운전은 자칫 잘못하면 대형 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어, 운전 기술과 경력에 상관없이 더욱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때 필요한 운전 요령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적절한 차선 거리를 유지하자.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40km/h로 주행하는 중형 승용차의 경우 제동거리가 건조한 노면에서 보다 2배~3배 길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눈이 왔을 때에나 비가 오고 난 뒤 도로 위를 운전해야 한다면 꼭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안전하다. 앞 차와의 권장 거리는 최소 200m~300m가량이다.
참고로 차량 간격 유지할 때 서행도 함께 하자. 눈길일 경우는 육안으로 도로가 확인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방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도로 위 빙판길은 눈에 뜨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전 거리를 유지하면서 속도까지 줄이면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평소보다 여유를 좀 더 가지고 운전을 하자. 빙판길에선 운전 기술 못지않게 ‘여유’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급’이 들어가는 3종 세트인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등 급작스러운 조작을 하게 되면, 차량이 빙판 위에서 미끄러져 사고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세 번째로 바큇자국을 찾아다니자. 빙판길 두께가 두껍다면 소용없겠지만, 빙판길이 아주 옅을 경우에는 유용한 방법이다. 그 이유는 차량이 계속해서 지나다니면서 도로 위의 눈이나 빙판을 녹여주기 때문이다. 바퀴가 지속적으로 지나간 자리는 눈이나 얼음이 확연하게 녹아있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운전을 할 때 내 차 바퀴도 다른 차들의 바퀴가 지나간 자리를 그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운전해 보자.
이번에 전주시가 폭설에 대한 대처는 한동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겨울 관련 대비책을 세웠다며 홍보까지 했던 만큼, 시민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운전을 자주 하는 운전자는 이번 기회에 겨울철 빙판길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꼭 주의해서 운전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