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폭설 대비 제설제 대량 살포
염화칼슘, 장점 뚜렷하지만 차량, 도로 파손 주의
친환경 제설제 보급 확대 필요
최근 전국 지자체에서는 폭설 및 빙판길에 대비해 제설차량과 제설인력, 제설제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등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이어나갔다. 물론, 첫 폭설이 내릴 당시 일부 지역에서는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가 빙판길이 되는 등 잡음이 많았다. 이후 부족한 점을 점차 보완해 나가며 지금은 기상 상황에 맞춰 눈리 내리기 전 미리 제설작업을 진행하는 곳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넓은 도로에서만 제대로 된 대비가 이루어질 뿐 골목길이나 한적한 곳은 제설작업 후순위로 밀려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 주장한다. 실제로 보행자 낙상사고를 비롯해 빙판길 미끄럼 교통사고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설 음역지역에 대해서는 대형 제설차 대신 소규모 제설차량 혹은 제설 인력을 통한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인적이 드물어 현실적으로 제설작업이 어려운 곳은 제설함을 설치해 제설제나 모래를 넣어두는 등 여러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두 차례 이상 폭설이 내렸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2023년 봄 이전까지 계속 해서 눈이 내릴 예정이기 때문에 전국의 운전자들은 폭설을 가정한 안전운전에 좀 더 신경쓸 필요가 있겠다.
[글] 이안 에디터
한편 제설작업을 진행한 도로를 보면 아무리 추워도 노면이 젖어있을 뿐 얼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설제가 눈을 녹인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그러나 눈이 녹으면 물이 되고, 노면이 식을 경우 빙판길이 되기 쉬운데 실제론 얼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지 않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설제 때문이다. 정확히는 제설에 효과적인 염화칼슘 때문이다.
염화칼슘은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제설제 중 하나다. 이 물질은 염소(Cl)와 칼슘(Ca)이 반응해 만들어진 화합물이다. 과거에는 염화나트륨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요즘은 염화칼슘이 주류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염화칼슘을 제설제로 쓰기 시작한 것은 1969년 12월 서울 삼각지와 청계천 고가도로 입구다.
염화칼슘으로 눈을 녹일 수 있는 건 ‘어는점 내림’ 효과 덕분이다. 물은 0도에서 얼지만 불순물을 첨가할 경우 물 분자가 얼음으로 변하는 것을 방해해, 어는점을 내릴 수 있다. 염화칼슘은 습기를 빨아들이는 특징이 있다. 1g당 14g의 물을 빨아들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열을 방출하며 염화칼슘이 녹아 물과 섞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빙판길이나 눈길에 염화칼슘을 뿌리면 녹기 시작한다.
특히 염화칼슘이 섞인 물은 어는점이 영하 54.9도 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어는일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염화칼슘의 농도가 30% 이상이어야 한다.
이처럼 장점이 뚜렷한 염화칼슘이지만 부식과 오염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염화칼슘과 같은 염화물계 제설제는 염소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염소는 살충제나 표백제, 식기세척기 세제, 독가스에 사용되는 유독한 성분이다. 문제는 염화칼슘이 노면에 스며들면 도로를 쉽게 파손시켜 포트홀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차 하부에 염화칼슘 녹은 물이 튀면 차량 사이드 패널, 휀더 패널, 하부 등 염화칼슘이 닿는 부분에 부식이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겨울이 끝날 무렵 차량 하부를 세차하는 것이 차량 손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편 염화칼슘 녹은 물이 주변에 스며들면 식물을 죽이기도 한다. 염화칼슘의 구성성분인 염소는 소량일 경우 광합성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으면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말려죽인다. 또, 칼슘도 원래는 식물 속 유해 물질을 중화시키는 데 중요한 성분이다. 그러나 너무 과하면 엽록소 생성을 방해해 잎을 누렇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과거 이천시에서는 도로면 가로수들이 말라죽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심지어 염화칼슘으로 인해 100년 이상 고목의 75.2%가 고사했거나 고사 위기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2004년 이후 부터는 관통 도로에선 염화칼슘 사용이 금지 됐다.
염화칼슘의 제설 효과가 뛰어나지만 환경 및 시설물 손상 위험이라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토양오염이나 차량 부식등을 일으키지 않지만 제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소금이 함유된 제설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금은 영하 20도 가량까지 얼지 않으며, 염화칼슘의 단점이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물질을 활용해 제설제를 만드는 곳도 있다. 염화칼슘 대비 비싸기는 하지만 부식 억제율은 염화나트륨 대비 0.8%, 콘크리트 파손 24%, 융빙 성능 166%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눈이 내릴 땐 특유의 고요함과 따스한 감성이 있다. 누군가는 뽀득뽀득 눈 밟는 소리를, 다른 사람들은 눈사람이나 눈오리를 만들며 추억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운전자나 보행자 입장에서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지자체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적으로 제설제를 뿌리며 많은 노력을 이어나고 있다. 다만 모든 지역을 케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소외 되는 지역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일각에서는 노면 열선 매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폭설이 예상될 때 센서를 통해 무인으로 알아서 도로 열신이 작동되도록 해, 제설에 대한 걱정을 줄이하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