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인-휠 시스템 중요성 대두
우수한 공간성·이동성에 무인차 적용 관심
인-휠 시스템 적용 시 주차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차를 개발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볼까? 모든 부분이 중요하겠지만, 공간성과 효율성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넓게 만들고 같은 성능으로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요소들이 상품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의미다. 전기차 분야는 이런 경쟁이 더 심한 편이다. 배터리 성능은 현존하는 기술로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전고체 배터리가 등장하지 않는 한 작은 변화에 불과하다. 한편 디자인도 미래지향적으로 만들다보니 서로 비슷한점이 많다.

이런 와중에 주목받는 기술이 있으니, 바로 인-휠 시스템이다. 인-휠 시스템은 ‘공간‘과 ‘효율성’을 극한으로 구현하는데 완벽한 해답을 제시한다. 제원에 따라 성능 역시 지금보다 더 높게 구현할 수 있다. 이번 내용에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의 최종 목적지라고 믿는 인-휠 시스템이 무엇인지 간단히 알아보자.

[글] 이안 에디터

요즘 자주 보이는 전동 킥보드, 전동 스쿠터에도 인-휠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겉 보기에 잘 모를 수 있는데, 바퀴 안에 내장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인-휠 시스템이란 바퀴 안에다가 모터와 브레이크 변속기를 모두 포함한 고난도 기술이다. 소형화를 하면서 무게와 출력을 감당할 만큼의 내구성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기술이 처음 소개된 것은 100여년 전이다. 미국의 웰링턴 애덤스라는 인물이 기본 개념을 특허로 등록했고, 얼마 후 포르쉐의 창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실제 차량에 구현했다.

처음 소개 된 시점은 무려 19세기 말인데, 엔진이나 모터로 생성된 동력이 최대한 손실되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축이 덜 복잡하고 짧을 수록 적은 손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인휠 모터의 개념과 비슷하다. 포르쉐 박사가 개발한 인-휠 시스템이 들어간 차는 믹스테 하이브리드다. 가솔린 엔진으로 전기를 만들고 배터리를 충전해서 모터를 돌리는 형태다. 실제 양산까지 성공했지만 가격이 비싸고 제조 난이도가 높아 300대만 만들고 단종 됐다.

이후 2010년대로 접어들며 전기차 및 관련 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했고 최근에 이르러서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휠 시스템은 장점이 확실하다. 우선 동력 효율이 높다. 같은 출력을 냈을 때 동력전달 효과가 좋다는 의미인데, 내연기관차나 일반 전기차보다도 더 높다.
차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는 19%에서 30%의 동력효율을 보인다. 전기차는 80% 이상으로 높은편에 속한다. 한편 인-휠 시스템이 달린 전기차는 95%로 훨씬 높다. 엔진과 달리 부품 간 마찰이나 열로 손실되는 에너지가 굉장히 적기 때문이다. 또, 바퀴 안에 동력계가 장착되어 있어 즉각적인 동력 전달이 가능하다는 이유도 있다.

다른 장점으로, 경량화에 도움이 된다. 여러 부품이 바퀴 안에 들어갈 정도로 소형화 되면서 차 무게가 가벼워 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래서 동일 용량의  배터리를 달아도 전비가 높아서 더 멀리 갈수 있다.

장점은 또 있다. 네 바퀴에 독립적인 동력계가 들어가기 때문에 각각 따로 움직일 수 있다. 덕분에 제자리 회전이 가능하고 이론상 90도 직각 이동 같은 말도 안 되는 움직임도 가능하다. 심지어 바퀴마다 모터가 달려 있다 보니 주행성능과 주행 안정성이 우수하다. 네 바퀴 모두 모터가 들어가 있어서 합산 토크와 마력이 높다. 특히 눈길, 빙판길, 진흙탕 등 험로 주행 시에도 바퀴마다 동력전달을 달리 해 기존 차량들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주행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공간을 최대한으로 구현할 수 있다. 엔진룸 개념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바퀴마다 동력계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면부 모터 탑재 공간 마저 탑승 공간으로 활용가능하다. 또는 적재공간을 극대화 할 수도 있다. 덕분에 기존 차량에서 기대할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디자인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인-휠 시스템은 주목할 만한 장점이 많지만 여전히 소형 이동 수단 외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조 자체는 단순하지만 15~20인치 정도의 타이어에 모터와 브레이크, 감속기, 회생제동 장치를 모두 넣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작은 부품이 전기차의 무게를 견뎌야 하며,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이를 해결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컨셉카나 실험용 차량에 머물러 있었다. 그나마 현대차는 전기버스에 잠깐 적용한 적이 있었으나, 역시 내구성 문제로 일반 전기차 시스템으로 변경한 적이 있다. 한편 일부 해외 기업에서는 승용차에 적용할 만큼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량 양산 시스템을 갖춘 사례는 없다.

현재 기술로는 인-휠 시스템을 폭넓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주차 시스템에는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중심으로 무인 자동주차 로봇에 인휠 모터를 달아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챙긴 사례가 있다. 주차를 할 땐 후진이나 전진으로 주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은 길가에 세우려면 평행 주차를 해야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주차 시 여유공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주차공간에 넣기 어려운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만약 인-휠 시스템이 들어간 주차로봇을 이용하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중국 무인 주차장을 예로 들면 차를 지정된 장소에 세우면 무인 주차로봇이 차를 들고 빈 공간으로 이동한다. 이 때 직각 이동이나 제자리 회전 등 일반 차로 할 수 없는 이동이 가능하다. 덕분에 주차공간은 최대한으로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사람보다 더 정확해서 주차 실패율은 이론상 0.01%에 불과하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완벽하게 주차한다는 의미다.

국토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로봇 주차장을 도입하면 원래 주차장보다 30% 더 많은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기계식 주차장과 비교했을 때, 복잡한 설비가 필요없고 운반 로봇과 주차 공간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의외로 도입하기 좋다. 덕분에 주차상 설치 비용을 20%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국내에도 로봇 주차장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부천시 소재 노외주차장에서 2020년 10월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또,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전국적으로 로봇 주차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휠 시스템은 승용차나 화물차에 적용된 사례가 거의 없다. 하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무인 차량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휠 시스템이 들어간 차들이 점차 많아질 것이다. 과연 이 기술이 앞서 소개한 것 처럼 모든 상황에 도움이 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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