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혼다 모빌리티의 프로토타입 전기차 최초 공개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구현
여태껏 없던 독창적인 주행 경험 제공
소니와 혼다가 합작해서 설립한 ‘소니 혼다 모빌리티’가 2023 CES에서 ‘아필라(Afeela)’라는 프로토타입 전기차를 공개했다. 아필라는 향후 소니 혼다 모빌리티의 전기차 브랜드 역할도 맡게 될 예정이다.
소니는 지난해 3월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혼다와 손잡았다. 소니는 이번 프로토타입 공개를 통해 미래 비전을 구체화했는데, 오는 2026년 미국에서 판매를 목표로 자사의 첫 전기차 모델을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글] 박재희 에디터
새롭게 공개된 아필라는 앞서 소니가 자체적으로 공개했던 콘셉트카 비전-S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혼다의 정통성을 계승하면서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단정한 인상이다. 전기차답게 전면 그릴을 과감하게 막았고 전면 헤드라이트 사이에는 ‘미디어 바’를 배치해 차량과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게끔 했다. 운전자는 디스플레이에 직접 다양한 정보나 그림, 색상 등을 집어넣을 수 있다.
외관 대부분의 요소에서 이음새는 최소화되었고 매끄럽게 다듬어졌다. 특히 클램쉘 타입 후드부터 시작해 루프를 거쳐 리어 엔드까지 유려하게 이어지는 라인이 현대차의 전기 세단 아이오닉6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여기에 블랙 투톤 루프를 더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량의 후면 역시 전면과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테일램프 영역을 잇는 수평형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 동영상, 텍스트를 표시할 수 있다.
실내도 외관의 심플한 디자인 흐름을 이어간다. 편안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부드럽고 둥근 톤을 가미했고, 요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과 디스플레이로 꽉 채워진 디스플레이가 특징이다. 실내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의 비중을 살펴보면 과연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답다.
무엇보다 아필라는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분야 노하우가 듬뿍 담겼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차량 소개를 맡은 미즈노 야시히데 소니 혼다 모빌리티 회장은 자동차 사업 전략을 자율주행(autonomy), 증강(augmentation), 친밀감(affinity) 3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이른바 ‘3A’로 요약되는 가치를 담아 자동차를 하나의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게임 ‘포트나이트’를 제작한 에픽 게임즈의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을 도입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다. 추후 차량 좌석에 앉아 있는 게이머들을 위해 플레이스테이션5의 ‘햅틱 피드백'(진동·촉감을 전달하는 기술) 관련 기술들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도 알려졌다.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CES에서 플레이스테이션5와 관련한 기능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해야 하므로 소니의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제한돼 있으나, 향후 수년 내에 완전 자율주행이 보편화되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니는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퀄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필라에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적용했다.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의 구성 요소로는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라이드 및 첨단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오토 커넥티비티와 클라우드를 통해 보안 기능과 무선 업데이트 기능 등을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카 투 클라우드(Car-to-cloud),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스냅드래곤 콕핏 등이 있다.
아울러 레벨3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 외관 곳곳에 45개의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도 장착했다. 소니의 목표대로 차량 운행 중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즐길 수 있으려면 자율 주행이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아필라는 오는 2025년 1·4분기부터 선주문을 받고 2026년 봄, 북미에서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생산은 미국에 위치한 혼다의 현지 생산시설이 담당한다. 움직이는 게임기, 움직이는 영화관이 멀지 않았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아필라는 많은 소비자들이 탐낼만한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