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수출 효자 상품, XM3
근 운반선 못 구해 최대 위기 빠져
상황 지속되면 본사가 결단 내릴 수도
차는 있는 데 팔 수가 없다? 지난 12일, 르노코리아가 수출 확대에 나섰지만 수출용 자동차 운반과 관련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에 운임료가 3배가량 급등하면서, 한국에서 차를 만들어도 수출용 자동차 운반선을 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르노코리아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 오늘은 이와 관련해 조금 더 살펴보려 한다.
[글] 배영대 에디터
르노코리아와 협력업체들은 걱정은 깊어져만 갔다. 이들은 최근 르노코리아가 2년 연속 적자 경영에 물류 문제가 더해지고 있는 만큼,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에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르노코리아의 주력 수출품인 XM3과 더불어 신규 차종을 유럽 공장으로 전환배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이렇게 될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우선 고용을 유지될 수 없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르노코리아 1차 협력업체 몇 곳이 최근 생산 감소로 1~2년 새 폐업, 구조조정을 진행한 상태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협의회)가 나섰다. 이 협의회는 르노코리아자동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 12일 자동차 수출 위기에 따른 지원 방안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반도체 부품 부족, 원부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 많은 이슈를 극복해 왔으나, 최근 2배 이상 높아진 수출 물류비로 인해 어렵게 버텨온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의회 측은 정부에 전용 선사가 없는 국내 자동차 완성차 및 부품 협력업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수출 물류 지원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원 대첵의 핵심에는 크게 수출용 자동차 운반 전용선 확보, 항만이용료 감액 등 물류비 지원책 요청이 있다.
3배 이상 올랐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전용 운반선 용선료(선사 임차료)는 척 당 6500대를 실을 수 있는 카캐리어의 경우 지난 2021년 12월만 해도 하루 3만5000달러였으나 최근엔 11만 달러로 올랐다. 이 때문에 내는 운반비는 차량당 80~90만원(유럽향)에서 현재는 200만원이 넘는다.
그런데 르노코리아는 운임료도 부담은 둘째치고, 당장 선박을 배정받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이유를 찾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선박 배정이 더 큰 문제라 하는 이유는 고운임료로 인해 제 때 유럽으로 실어나르지 못하면, 유럽 딜러들과의 신뢰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이미 르노 스페인 공장에서 XM3와 유사 모델인 아르카나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 여파 때문인지 당장 12월 국내 생산 물량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이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본사에서 한국에 배정하는 향후 물량을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공장을 기반으로 한 르노코리아는 부산 경남 지역 수출경제의 15~20%를 차지하며 지역경제와 국내 완성차 시장에 활력을 제공해 왔다.
최근 내수시장은 판매 위축으로 현대차·기아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다만, XM3가 유럽 시장에 본격 수출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수출(전년대비 63.3%증가, 11만 7020대)을 중심으로 영업적자 반등에 주력하고 있던 터였다.
참고로 르노코리아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협력업체는 약 260곳이다. 여기에 2·3차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400여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협력업체 측은 “그나마 버티게 해준 수출 물량이 급감해 최소 생산 물량 확보가 어려울 경우, 경영악화와 함께 일자리도 잃을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이 상황에 대한 정부 쪽 움직임은 어떨까? 우선 관계 부처에 윤석열 대통령이 자동차 전용 수출 선박 확보와 수출 물류비 개선, 항만 시설 이용 비용 개선 등을 지시한 상황이다. 자칫 지역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잇는 르노코리아 위기에 대해, 정부가 신속하고 실질적인 후속 지원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