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24분기만에 흑자 전환
토레스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
토레스 전기차 출시 예고해 흥행 이어가겠다는 의지
쌍용차가 24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6년 만의 일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3만3502대를 판매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잠정실적 기준으로 매출 1조339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4분기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한 이후 첫 흑자다.
다만 이날 발표한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결과로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제공된 자료다.
[글] 박재희 에디터
쌍용차는 뉴 렉스턴 스포츠&칸 등 제품 개선 모델과 토레스 판매 상승에 힘입어 4분기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토레스의 공이 컸다. 토레스는 기존 SUV와 차별화된 각진 디자인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2만4천대가 판매됐다.
작년 7월 출시 후 2개 분기만에 2만대를 넘는 속도로 쌍용차의 흑자 전환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쌍용차에 의하면 토레스는 현재 3만∼4만대의 주문이 밀려있다. 이는 3∼4개월에 걸쳐 판매할 수 있는 물량에 해당한다. 자연스레 쌍용차의 올 상반기 실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는 올 하반기 전기차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모델명은 ‘토레스 EVX(Torres EVX)’로 알려졌다. 토레스 EVX는 내년 출시될 전기 픽업트럭의 기반이 되는 차량으로 쌍용차 전동화 비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티볼리 신화를 이어갈 토레스에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토레스와 최근 출시된 하이브리드 LPG 모델에 이어 전기차까지 라인업에 가세하면 쌍용차가 다양한 고객 취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에는 결함 이슈가 터지기도 했다. 겨울철 눈이 오면 전면 토레스 전조등에 눈이 쌓인다는 것이었다. 토레스 전면 램프는 별도의 커버 없이 움푹 들어간 디자인이다. 따라서 눈이 그 안에 쌓이고 그대로 얼면 헤드램프의 빛을 가릴 위험이 있다는 게 요지였다.
특히 야간 운전 중에 헤드라이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큰 사고로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이 같은 결함에 대해 뾰족한 대응을 내놓지 못했었다.
쌍용차는 2020년 12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긴 매각 과정 끝에 지난해 8월 케이지(KG)그룹에 매각됐다.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도 ‘케이지모빌리티’로 변경할 계획이다. 새롭게 태어나는 쌍용차는 베트남 등 해외 진출도 가속화할 포부를 밝혔다. 쌍용차의 미래를 조심스레 기대해 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