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국산 고성능 전기차 시대 열었다
기아 EV6 GT 디자인·성능에 주목
우수한 상품성 확보, 향후 고성능 전기차 관심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고성능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가속력과 빠른 조향/가속 반응, 낮은 무게중심에 따른 안정성, 정숙성 등 여러 장점이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고성능 전기차라 부를만한 모델은 몇 안된다. 폴스타 라인업, BMW i 시리즈 내 고성능 라인업, 벤츠 EQ 브랜드 내 AMG, 테슬라 라인업 내 퍼포먼스, 포르쉐 타이칸, 허머 EV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브랜드에서 출시한 고성능 전기차는 듀얼모터나 트라이모터를 장착해 슈퍼카 급 성능을 발휘한다.
한편 기아도 이에 못지 않은 고성능 전기차 EV6 GT를 내놓아 주목받았다. 정식 출시 전 프로토 타입에 탑승한 외신들은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독특한 디자인,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어느 것 하나 뒤쳐지지 않는다는 극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EV6 첫 공개 당시 선보인 슈퍼카와 대결한 드래그 레이스 광고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그동안 국산차는 글로벌 수준의 전기차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깬 기념비적인 영상이기도 했다.
EV6 GT의 가격은 2023년 1월을 기준으로 7200만원이다.(개소세 3.5% 및 세제혜택 적용 시) EV6 라인업 전체는 국고보조금 700만원을 온전히 받는다. 하지만 EV6 GT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0만원으로 책정되었다. 기존 차 가격이 5500만원 이상 이기 때문이다. 또, 성능을 위해 희생한 전비 등을 고려하면 보조금 산정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차는 퍼포먼스 중심의 차량이기 때문에 서킷이나 펀 드라이빙을 즐기는 마니아를 중심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국고 보조금 310만원에 2022년 기준 지자체 보조금 200~1100만원을 더할 경우 510~1410만원 할인이 가능하다. 이 차의 가격이 72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5790~669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한편 경쟁모델인 모델 Y 퍼포먼스의 가격은 약 9천 4백만원 으로,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대 3600만원에 달하는 가격차가 발생한다. 조금만 더 보태면 신형 그랜저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차다.
이 차의 성능은 슈퍼카 급이다. 듀얼 모터 시스템을 사용해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가 들어간다. 이를 통해 584 PS / 75.5 kgf·m이라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 타임은 3.5초로, 포르쉐 타이칸 4S의 제로백 4초보다 빠르다. 이 밖에 최고속도는 260km/h다. 배터리 용량은 롱레인지와 동일한 77.4kWh 급이다.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최대 423km 주행이 가능하며 국내 환경부 기준으로는 최대 342km로 짧은 주행거리가 아쉬운 점으로 다가온다. 충전 스펙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여 10% – 80%충전까지 18분이 소요된다. 이를 지원하는 곳은 고속도로나 주요 도로에 마련된 E-Pit을 방문해야한다.
EV6 GT에는 주행을 위한 각종 고급기술과 탑승객을 위한 실내 파츠, 그리고 고성능 모델임을 나타내는 여러 디자인 파츠가 추가되었다. 주행 관련 부분을 살펴보면 ▶전자제어 서스펜션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 ▶대용량 브레이크 ▶21인치 전용 휠,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 등 주행에 특화된 사양이 다수 탑재되었다. 특히 순간적으로 최대 출력을 끌어올리는 부스트 모드가 포함되어 극한의 주행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이를 먼저 경험한 외신에선 고출력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퍼포먼스를 온전히 낼 수 있도록 각종 파츠가 잘 세팅되어 있다는 평을 보이기도 했다.
EV6 GT의 외관 디자인은 극적인 변화를 이루기보다 일부 디테일 변경으로 차별화를 도모했다. 프론트 범퍼 디자인 패턴이 바뀌었고, 전면 하단부 에어인테이크가 추가되었다. 측면은 하단에 블랙하이그로시 가니시를 적용했고, 그 아래는 차체 바디색을 사용해 일체감을 높였다. 또, 바퀴에 사용된 5 스포크 휠은 형광색을 입힌 브레이크 캘리퍼와 함께 고성능을 상징한다. 후면부는 리어 범퍼 디자인 변경을 비롯해, 리어 디퓨터 등을 주행에 최적화된 형태로 변경했다.
인테리어 역시 GT만의 핵심요소들이 가미되었다. 전체적으로 EV6의 인테리어와 동일하지만 컬러포인트로 형광색을 사용해 곳곳에 적용했다. 그밖에 주행중 안정감을 위해 스웨이드 소재가 들어간 버킷시트가 장착되었고,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D컷 스티어링휠, GT가 새겨진 부스트 버튼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V6 GT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전계약자의 5%에 불과하다. 라인업 내 기본 모델과 비교했을 때 비싸고 폭발적인 성능에 불안감을 느끼느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 롱레인지모델 대비 주행거리가 짧아, 패밀리카로 운영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조는 BMW의 M, 벤츠의 AMG, 폭스바겐의 R, 현대차의 N 등 거의 모든 브랜드의 고성능 라인업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들이다. 한 가지 중요한건 슈퍼카급 성능을 테슬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야 포르쉐는 타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