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기술 확보에 뛰어든 완성차 업계
계열사 혹은 자회사로 성과 내는 업체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상황은 어느 정도?
대부분의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를 넘어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GM, 도요타, 스텔란티스그룹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율 주행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회사를 계열사 혹은 자회사로 갖고 있다는 점이다. 각 기업들의 자율 주행과 관련련된 회사들은 어떤 곳일까? 함께 살펴보자.
[글] 배영대 에디터
먼저 현대차다. 작년 8월 자율 주행 기술과 관련해 스타트업 회사인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2019년 설립된 이곳은 2021년 11월 서울시 유상 운송 1호 면허를 발급받아서 자율주행을 서비스해왔다. 포티투닷을 세운 송창현 대표의 네이버랩스 대표이사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이력만 봐도, 이곳이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걸 보여준다.
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을 인수하는 데 들인 비용은 4772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송 대표가 보유한 지분 36.19%와 소액주주들이 가지고 있던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계열사로 인수한 이후 그룹의 ‘TaaS본부 및 차량 SW’(Taas·서비스로서의 이동수단)의 총괄 사장 자리에 송 대표를 임명했다.
자율 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스타트업을 인수한 점도 업계를 놀라게 했지만, 이후 보인 행보가 더 놀라웠다. 대표적인 행보가 바로 지난 4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애서 있었던 신년회 자리다. 당시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다음 목표로 제시했던 SDV(software-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보다 업계에선 신년회 자리에 오른 인물에 더 관심을 가졌다.
당시 신년회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박정국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외에 앞서 언급한 송창현 사장이 무대에 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입사한 지 2년도 안 된 송 사장을 무대 위에 올렸다는 건 현대차그룹에 있엇어 자율주행의 중요성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GM은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 중 한 곳이다. 전기차 전환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유로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4000여명을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북미 지역 공장 5곳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7개 공장을 폐쇄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였는데, 2018년 군산공장이 매각됐다.
그러면서 GM은 기술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2016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 회사인 ‘크루즈’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었다. 이후 크루즈는 2020년 1월 자율주행 레벨 최고 단계인 레벨5(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로보택시 ‘오리진’을 공개했다.
추가로 지난해 GM은 ‘커넥티드 카’(인터넷에 연결된 차)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는 영국 스타트업 위조에 투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에선 “GM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를 해온 회사”라며 “올해부터 가장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보여줄 계획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술 확보에 완성차 업체들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 다른 업체들은 어떨까? 폭스바겐은 2020년 설립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카리아드’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카리아드가 개발하는 차량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VW.OS’를 폭스바겐은 모든 차에 적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밖에도 폭스바겐은 지난해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체 트레이스트로닉과 합작해 ‘네오크스’도 설립했다. 네오크스는 차량전자제어장치와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해 성능을 테스트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역시 소프트웨어에 의 방향성을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기차 시장의 후발 주자로 평가 받는 토요타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분야는 착실히 준비해왔다. 2018년 소프트웨어 부문 자회사인 ‘우븐플래닛홀딩스’를 설립했다. 토요타는 우븐플래닛홀딩스를 통해 2025년 실용화를 목표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아린’을 독자 개발 중이다.
아린을 자동차의 ‘뇌’로 표현한 도요타는 아린에 대해 스티어링휠(운전대), 브레이크 제어, 가속 등을 제어할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아린을 도요타 자동차뿐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제작사의 차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스마트폰의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 같은 운영체제 같은 기능을 자동차에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한편 스텔란티스그룹은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인 ‘AI모티브’를 인수했다. 2015년 헝가리에 설립된 업체로 알려진 AI모티브는 자율주행 부문 선두주자로 꼽힌다. 스텔란티스는 AI모티브를 통해 스프트웨어 플랫폼인 오토드라이브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전히 자율주행 기술을 두고 의견은 엇갈린다. 자율주행 단계(0~5레벨) 중에서 ‘완전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4~5레벨 도달은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많다. 반면 레벨3 수준에서도 충분히 기술적 가치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과연 상용화에 접어들기 시작한 완성차 업체들의 실제 자율 주행 기술은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