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에 밀리는 K8, 지난달 실적 공개돼
K7이 겪은 카니벌라이제이션은 피한 듯
예상과 전혀 다른 K8, 비결은 ‘가성비’?

기아 K8 1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 화제다.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가 판매 중인 가운데, K8 실적이 되려 좋아졌다니 대체 무슨 일일까? 혹시 신형 그랜저의 신차 효과가 벌써 식어버린 것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글] 배영대 에디터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K8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345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달(5072대)과 비교하면 32% 감소한 수치이지만, 지난해 같은 달(2566대)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1월 판매량은 지난해 K8의 내수 시장 월 평균 판매량(3804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4분기가 완성차 업계 판매 성수기로 꼽히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완성차 업계에선 고급 편의사양을 기본으로 장착해 상품성을 높인 데다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경쟁 차종인 그랜저보다 3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작인 K7에서 이름을 바꿔 돌아온 K8이 그룹 내 형제 모델인 그랜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실제 판매 실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K8 판매량과 관련해 업계는 그랜저의 7세대 완전 변경 출시 모델 출시 이후에 더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작인 K7에서 정반대의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K7는 매번 그랜저에 밀려 ‘카니벌라이제이션(탁월한 후속 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제품 판매가 감소하는 현상)’에 시달렸다. 지난 2021년 기아가  K7 3세대 완전 변경을 단행하면서 차량명을  ‘K8’로 바꾼 것도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자구책이었다.

뼈 아픈 기억 탓일까? 지난해 11월 현대차 그랜저가 기록적인 사전 계약을 보인 것에 기아는 마냥 웃을 순 없었다. 일각에선 신형 그랜저가 ‘사전계약 11만대’라는 전무한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하자, “이번에는 K8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판매량 보전에 성공하며 K8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 이어졌다. 

결국엔 가성비였다. 그랜저 출시 이후엔 이점이  K8의 강점이 됐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모델 그랜저 가격은 3700만 원대로 시작한다. 반면 K8은 3300만원 초반부터 가격이 시작해 동급 모델이지만 400만 원 수준의 가격 차를 보인다.

최근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준으로 하게 되면 가격차가 더 벌어진다. 그랜저 7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장 낮은 트림인 프리미엄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세제혜택 후 가격이 4200만 원대에서 시작한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모델의 최하위 트림인 노블레스 라이트는 3700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어 500만원가량 가격 차가 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강력한 라이벌인 그랜저 출시에도 불구, K8이 전년 대비 늘어난 판매량을 보였다는 것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전작에 비해 K8은 상품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5m가 넘는 전장 길이는 플래그십 세단에 맞게 웅장한 느낌을 주고, 실내 인테리어를 더 고급화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실현했다.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를 위해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를 적용했고, 지난해 5월 연식변경 모델 ‘더 2023 K8’을 내놓으며 옵션이었던 일부 사양을 기본으로 바꿨다. ‘더 2023 K8’를 좀 더 살펴보면, 먼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의 선택률이 50%를 웃돌 만큼 고급 사양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판단해 기존 프리미엄 옵션 패키지를 노블레스와 시그니처 트림에 각각 기본 적용했다.

노블레스 트림에는 ▲전동식 파워 트렁크 ▲뒷좌석 이중접합 차음글라스 ▲후면 전동 선커튼 ▲뒷좌석 다기능 암레스트가, 시그니처 트림에는 ▲스웨이드 내장재를 기본 사양으로 편성했다.

가솔린 모델 역시 ▲전동식 파워 트렁크 ▲뒷좌석 이중접합 차음글라스를 주력 트림인 노블레스에 기본으로 포함해 사용 편의성과 승차 품질을 강화하고, 시그니처 트림에는 ▲스웨이드 내장재를 기본 사양으로 운영해 고급감을 더했다.

또한 컴포트 옵션을 적용해야만 선택 가능했던 프리미엄 옵션 패키지를 단독으로 운영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판매량이 올랐다고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여전히 신형 그랜저는 흥행 중에 있고, 여기에 쟁쟁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흐름으로는 뭐하나 도움 되는게 없는 가운데, 과연 이번 달 K8은 지난해 12월 실적에 근접한 실적을 낼 지 아니면 지난달 실적보다 낮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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