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 • 버스 요금 300원 인상
서울시가 추진했던 거리비례요금제는 적용 안될 것으로 보여
지난달 택시 기본요금 인상에 이어 대중교통 요금까지 인상돼 서민들 울상
서울시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하반기에 각각 300원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가 서울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요금 조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시의회는 10일 열린 제316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대중교통 요금 조정 계획안에 대한 의견 청취안’에 대해 ‘조건부 동의’ 의견으로 가결했다. 해당 안건은 재석의원 91명 중 찬성 64명, 반대 26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제시한 요금 조정안 중 인상 폭을 300원으로 하는 제1안을 기본으로 한다는 방침을 보였다. 또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반영해 요금 인상을 하반기에 추진하도록 했다.
[글] 박재희 에디터
지난달 서울시가 제출한 ‘대중교통 요금 조정 계획안에 대한 의견청취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중교통 적자 해소를 위해 지하철과 간·지선버스 기본요금을 300~400원 인상하겠다는 게 요지다. 광역버스 요금은 700원, 마을버스 요금은 300원, 심야버스 요금은 350원 인상하겠다고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의회가 장거리 이동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지하철 거리비례요금제와 수도권 통합환승할인 요금제의 추가 거리요금은 동결하라는 의견을 냈다는 점이다.
서울시의 조정안에는 요금제 인상과 더불어 지하철의 경우 거리비례제에 따른 추가 요금을 10∼50㎞는 5㎞마다 100원에서 150원, 50㎞ 초과 시에는 8㎞마다 100원에서 150원으로 50원씩 올리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었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은 기본거리 초과 시 5㎞ 당 현행 100원이 아닌 150원을 부과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의회의 동결 의견에 따라 이 조정안은 적용되지 않고 기존 추가 요금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앞서 지난달에는 서울 중형 택시 기본요금이 오른 바 있다.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됐다.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는 거리도 2km에서 1.6km로 줄었다. 거리당 요금과 시간 요금이 소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거리요금 기준은 132m 당 100원에서 131m 당 100원으로 1m 축소됐다. 시간 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여파로 택시 승객이 급감한 데다 요금 동결로 택시업계가 받은 타격이 커 이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택시 기사들이 보다 수입이 좋은 배달업계로 빠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특히 심야 시간대 승차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요금 인상을 통해 택시 공급을 늘리면서 시민들의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각종 물가 상승 여파로 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물론 서울시의 적자 상황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무임승차 부담이 가중되면서 연간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서울시의 적자를 고려하면 “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히면서도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교통약자의 교통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요금 조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