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과연 친환경 차가 맞을까?
전기차 배터리 교체할 바엔 폐차시킨다, 동시에 늘어나는 탄소 배출량
전기차 확대와 더불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성장세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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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재희 에디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가 내연기관 생산할 때보다 더 많다는 경고는 전동화 초창기부터 이어져 오는 지적이다. 여기서 나아가 최근 들어 전기차의 친환경 수식어를 의심케 하는 지적이 더욱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전기차 폐차에 관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손상이 가거나 작은 고장만 나도 수리가 불가능해 폐차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기차 생산 시 발생한 탄소를 상쇄할 겨를도 없이 차량을 폐차하면서 추가적인 탄소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가 경미한 손상으로 폐차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배터리가 차량과 일체형 등으로 설계돼있어 경미한 손상에도 배터리를 수리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가 아니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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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를 전기차에 부착해 일체형으로 만들면서 생산 비용은 줄었지만, 손상에 취약하고 교체해야 한다면 그 비용까지 부담이  커 차라리 폐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테슬라 모델 3는 차량 가격이 4만3천 달러(약 5천600만원)이지만, 배터리 교체 비용은 2만 달러(약 2천600만원)에 육박한다. 

특히 모델Y 차량에 탑재되는 대형 4680 배터리셀은 차량 구조와 일체화돼 쉽게 제거되거나 교체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관련 업계 전문가는 “차량을 조기 폐차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의 모든 이점을 잃게 된다”며 “앞으로 (전기차) 사고 건수가 늘어날 것이므로 배터리 처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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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론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의 가파른 성장세로 인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355개 수준인 국내 폐배터리는 2025년 8300여개로 증가하고 2029년에는 8만개 수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거나 전력저장장치(ESS)등으로 재조립(재사용)하는 사업이다. 니켈이나 리튬 등 희소금속 해외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천연광물 상태보다 정제비용이 절감되는 특징을 갖는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40년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030년 535억6900만 달러(약 68조 원), 2040년 1741억2000만 달러(20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도 2040년까지 2025년 대비 약 48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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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서 조르조 코르베타 유럽배터리제조연합(EUROBAT) 사무국장은 향후 원자재 재활용 비중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기술력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폐배터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만족할 만한 기술력은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폐배터리의 경우 전구체 개발이 핵심인데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를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 중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가격 상승 효과와 더불어 폐배터리 기술 내재화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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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과연 친환경 차가 맞을까? 배터리 생산 시 배출되는 막대한 탄소, 늘어나는 폐차 비율과 소비되는 비용, 하지만 그와 동시에 폐배터리 시장의 활성화 등 지속가능성과 복잡하게 얽힌 전기차의 존재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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