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이 현대차그룹 독주로 끝난 지난해
‘더는 못 두고 봐’, ‘르쌍(케)쉐’의 전략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업계의 시각은?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도 역시나 현대차그룹의 독주체제로 흘러갔다. 그런데 더는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것일까? ‘르쌍(케)쉐’라 불리는 KG 모빌리티, 르노 코리아, GM 한국 사업장 3사가 ‘가성비 전략’을 필승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각 제조사 별로 간단히 살펴보려 한다.
[글] 배영대 에디터
르노 코리아는 올해 ‘르쌍(케)쉐’ 중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만한 마땅한 신차가 없다. 때문에 국내에서 르노는 기존 모델에 상품 구성을 다르게 해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지난(3월) 20일 출시된 QM6의 부분변경 모델은 중형 SUV임에도 가격이 2860만 원부터 시작한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르노 코리아는 연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가솔린 모델 외에 추가로 LPG 모델을 내놓았다. 함께 출시된 2열 좌석을 비운 형태의 QM6 퀘스트는 취·등록세가 저렴한 화물차로 분류된다. 만약 기존 경유 차량을 폐지한 뒤 퀘스트를 구입하면 최대 900만 원의 정부 보조금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한편 SM6 ‘필 트림’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양들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재구성해 지난해 9월 무렵 출시한 중형 세단이다. 필 트림 덕분에 SM6는 가격이 2744만 원으로 기존 LE 트림 대비 94만 원 저렴해졌다.
지난 주, ‘KG 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쌍용차는 토레스로 실적 반등을 맛봤다. 큰 실적 저하 없이 꾸준히 실적을 쌓던 KG 모빌리티는 결국 지난 2월, 현대차·기아에 이어 전년 동월 대비 49.4% 급증한 6785대의 실적으로 판매량 3위를 했다
토레스의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정통 SUV를 추구한 디자인도 한몫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그보다 중형급 크기에 준중형급의 저렴한 가격이 주된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토레스는 2월 판매 순위에 4813대로 6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KG 모빌리티는 기존에 쌍용차가 준비하던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EVX‘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차는 중국 업체인 BYD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또한 ‘EVX‘는 BYD의 저렴한 LFP 배터리를 사용한 덕분에 토레스 타 사의 경쟁 전기차 대비 저렴한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GM 한국사업장은 ‘르쌍(케)쉐’ 중 가장 먼저 가성비 전략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2일 시작 가격이 ‘2052만 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2052만 원’은 경쟁 모델로 꼽히는 셀토스(기아)와 코나(현대차)보다 저렴했으며, 경차인 캐스퍼의 가격 보다 소폭 싸다.
이 밖에도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가격은 미국 가격보다도 저렴해 GM 한국사업장의 이 차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먼저 공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 미국 물량의 가격을 살펴보면, 최하위 L S트림은 2만 1495달러(약 2760만 원), 최상위 RS 트림은 2만 4995달러(약 3210만 원)이다. 국내 가격과 비교했을 때 미국 가격이 적게는 470만 원, 크게는 710만 원 가까이 비싸다.
‘르쌍(케)쉐’ 3사의 가성비 전략에 대해 업계는 긍정적인 입장과 부정적인 입장 두 가지를 동시에 내비쳤다. 먼저 긍정적인 입장은 이들의 전략이 시장 점유율은 충분히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3사에도 영향력이 있지만 때마침 최근 경기 침체·고금리 등을 이유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입장은 가성비 모델은 차량 1대당 수익은 떨어지는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낮춘 가격만큼 판매량이 따라붙지 않는다면 손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가 차량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도 언급했다. 이는 우선에 내놓은 저가 챠량으로 ‘저가 브랜드’라는 낙인이 찍혀버린다면, 이후 수익률 향상을 위해 고급 차종을 내더라도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사실 중소형급 모델에서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라면 ‘수익률 하락’은 어쩔 수 없이 붙게 되는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싸움 일지라도, 현대기아차와 견주어보려면 점유율을 올려놔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과연 ‘르쌍(케)쉐’의 저가형 전략이 브랜드 이미 저하 없이 올해는 얼마나 영향을 미치기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